“와, 다들 밖에 나와 있었네요. 이렇게 더운데 왜 안에 안 있고 다들 마당에 있어요?”“네 할머니가 에어컨 켜 둔 방에 애들이 너무 오래 있으면 안 좋을까 봐 그러셨어. 해도 거의 졌고 해서 잠깐 바람 쐬러 나온 거야.”아빠를 발견한 주주와 연이는 동시에 장난감을 내려놓고 통통한 두 팔을 활짝 벌렸다.그건 하도진더러 안아 달라는 뜻이었다.하도진은 마음이 금세 풀려 한 아이씩 품에 안아 들고 번갈아 볼에 입을 맞췄다.김옥자가 부채를 살랑살랑 흔들며 말했다.“오늘 저녁은 하윤이랑 여기서 먹고 같이 가. 내일 애들은 기사 시켜서 다시 데려오면 되잖아. 여기 애 봐줄 사람 많으니까 집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김옥자는 두 사람이 크게 다퉜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그저 집 안에 웃음이 끊이지 않게 해 주는 두 증손주를 흐뭇한 얼굴로 바라볼 뿐이었다.반면 채선화는 어젯밤 일을 대충 알고 있었다.채선화는 하도진을 한번 흘겨보더니 손주의 입가를 닦아 주는 척 가까이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타박했다.“애들은 봐줄 사람 있으니까 얼른 올라가서 네 아내부터 달래.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아내랑 툭하면 싸우고 삐지는 거야? 네가 잘한 게 뭐가 있다고 그래? 네 아버지한테 한 소리 제대로 들어야 정신 차리겠어?”그 순간, 하도진의 입가에 있던 웃음이 굳었다.“또 어디서 무슨 얘기를 들으셨어요?”“그런 눈으로 보지 마. 하윤이가 나한테 일러바친 게 아니야.”채선화가 못마땅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어젯밤에 애들이 계속 울더라. 하윤이가 이 애를 안았다가 저 애를 안았다가 번갈아 달래느라 한밤중까지 고생했어. 그런데 넌 어디 있었는데? 무슨 일이냐고 물어도 하윤이는 아무 말도 안 하더라.”하도진은 눈을 내리깔고 짧게 대답했다.“알겠어요.”이번에는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않고 품 안의 두 아들만 가볍게 달랬다.두 아이가 팔 안에서 신나게 몸을 움직이던 그때, 하도진의 시선이 갑자기 멈췄다.주주와 연이의 목과 팔 여기저기에 작은 붉은 자국이 몇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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