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아가 슬쩍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지설 쌤, 하민 아버님이랑 무슨 사이예요? 단톡방에 소문이 쫙 퍼졌던데. 직접 봐요.”곧바로 은아가 캡처 화면을 보내왔다.지설은 핸드폰을 보는 순간,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누가 올린 거예요?”은아는 턱으로 희영 쪽을 가리켰다.지설은 숨을 고르며 핸드폰을 움켜쥔 채 희영에게 다가갔다.커피를 마시던 희영은 지설이 성난 얼굴로 다가오는 걸 보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지설 쌤, 무슨 일이에요?”지설은 캡처 화면을 들이밀며 물었다.“이거, 희영 쌤이 올린 거예요?”희영은 힐끗 보더니 비웃음을 흘렸다.“제가 올렸으면 어쩔 건데? 남의 남자랑 엮이면 욕 좀 먹을 수도 있는 거죠.”‘역시... 당신 짓이었구나.’지설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곤 차갑게 말했다.“잠깐 나와요. 얘기 좀 해야겠네요.”희영은 기죽을 이유가 없다는 듯, 비죽 웃으며 따라 나왔다.둘은 곧장 사각지대인 복도로 향했다.그 순간, 지설은 희영의 머리채를 단단히 움켜쥐고 그대로 뒤로 젖혔다.따귀 소리가 연이어 두 번 울렸다.“악!”희영이 반격하려 했지만, 지설이 팔을 꺾어 제압해 버렸다.희영은 통증에 얼굴을 찡그리며 이를 갈았다.지설은 어린 시절 잠깐 배운 태권도가 떠올랐다.형식뿐인 기술이었지만, 희영을 제압하기에는 충분했다.머리채를 움켜쥔 채, 지설이 날카롭게 쏘아붙였다.“다시는 헛소리하지 마요. 또 입 잘못 놀리면, 당신의 입부터 찢어버릴 거예요. 강희영 선생님, 오늘 제가 어떤 사람인지 똑똑히 기억하세요!”그 살벌한 눈빛에, 희영은 결국 기가 죽어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지설은 손을 놓고 돌아섰다.복도로 들어서는 길에 은화가 마주쳤다.은화는 지설의 어깨를 툭 치며 미소 지었다.“내가 나설 필요도 없었네? 잘했다, 지설아.”엄지를 치켜올리는 은화에게 지설은 짧게 웃고 말없이 지나쳤다.잠시 후, 희영이 사무실로 돌아왔다.두 볼에 선명한 손자국이 남아 있었고, 사람들은 하나같이 복잡한 눈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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