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 Chapter 261 - Chapter 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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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화

‘요양하라고 보낸 거 맞아? 섬에 가둔 게 아니고?’원효정이 친구로서 한마디 했다.“아정아, 우리 사촌 오빠 그만 만나는 게 좋지 않을까?”‘아무리 봐도 영도 오빠는 강루인한테 마음이 있어. 당장 이혼할 분위기도 아닌 것 같고. 아정이가 평생 내연녀로 살게 할 수는 없어.’구아정의 목소리가 갑자기 높아졌다.“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영도 오빠가 좋아하는 사람은 나야. 강루인은 그저 아내라는 껍데기만 차지하고 있을 뿐이지, 오빠 마음속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두 사람의 이혼은 그냥 시간문제야.”그녀의 고함에 원효정이 화들짝 놀라더니 안색마저 굳어졌다.‘왜 나한테 소리를 질러?’구아정은 소리를 지르고 나서야 너무 오버했다는 걸 깨달았다. 원효정의 성격을 잘 알기에 그녀가 화났을 거라 짐작하고 급히 화제를 돌렸다.“효정아, 차성열이 영도 오빠한테 맞았대.”원효정의 주의력이 금세 그 말에 쏠렸다.“언제? 넌 어떻게 알았어?”구아정이 답했다.“강루인이 차성열의 인맥을 이용해서 오빠랑 이혼하려다가 오빠한테 걸렸거든. 차성열은 강루인 때문에 그렇게 된 거야.”원효정이 말을 잇지 못했다. 얼마 전 주영도가 차성열의 작업실로 찾아와 주먹질했던 일이 떠올랐다.‘혹시 그때도 강루인 때문이었나?’구아정이 계속 말했다.“차성열 오늘 회사 안 나왔지?” “응.”원효정이 짧게 대답했다.“얼굴에 상처가 가득해서 집에서 요양 중일 거야.”구아정이 사실을 부풀렸다.“강루인이 이혼하려는 이유가 차성열 때문일지도 몰라. 차성열은 집안도 좋고 신랑감으로도 딱이잖아.”그 말에 원효정의 표정이 확 굳어졌다.“그 말은 강루인이 성열 오빠한테 꼬리 치려 한다는 말이야?”“그건 나도 몰라. 그런데 차성열이 주씨 가문에 맞서면서까지 강루인을 도와줬어. 강루인이 아무것도 안 했을 리가 있을까?”원효정이 단호하게 부정했다.“성열 오빠는 유부녀한테 관심이 없어.”구아정에게 하는 말인지, 그녀 자신에게 하는 말인지 알 수 없었다.구아정이 말했다.“차성열의 인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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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화

병원에서 나와서도 강루인은 주영도에게 철저히 통제당하고 있다는 그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네 아버지가 무사히 나왔는데 기쁘지 않아?”좁고 답답한 차 안, 지옥에서 온 악귀와도 같은 주영도의 목소리에 강루인은 온몸이 차갑게 얼어붙었다.그녀는 힘 빠진 모습으로 되물었다.“기뻐해도 되는 거야?”겉으로는 주영도의 아내였지만 사실은 그가 돈으로 사들인 장난감에 불과했다. 스스로의 의지를 가져서는 안 되고 그의 명령에만 따라야 했다. 만약 복종하지 않으면 그녀를 분해하고 재조립하여 새로운 명령을 주입하려 들 것이다.하지만 강루인은 진짜 장난감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인간이었다. 로봇처럼 살 수는 없었다.주영도가 말했다.“당연하지. 내 말만 잘 들으면 예전처럼 지낼 수 있어.”그 말에 강루인이 억지 미소를 쥐어짰다.예전처럼 지낼 수 있다는 건 주영도의 착각일 뿐이었다. 절대 그때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강루인은 잘 알고 있었다.구치소에서 나온 강규덕은 가장 먼저 주영도를 찾아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사위인 주영도가 뒤에서 모든 걸 해결했으니까.강루인은 눈에 띄게 수척해진 강규덕을 쳐다보면서 황당한 나머지 헛웃음을 지었다.그가 이런 고생을 한 게 다 주영도 때문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를 원망하기는커녕 고맙다고 인사까지 했다.이 얼마나 가소롭고 아이러니한가.강루인이 그들을 배웅할 때 강규덕은 훈계까지 했다.“주 서방이랑 잘 살아. 헛짓거리하지 말고. 주 서방 같은 남자가 밖에 여자 몇 명 두는 것쯤은 정상 아니야? 두 사람 원래도 서로 사랑해서 결혼한 건 아니잖아. 그런데 주 서방이 너 하나만 바라보길 바라는 거야? 네가 뭐라고? 빨리 애부터 낳아. 안주인 자리만 안정되면 앞으로 네 아이가 주씨 가문의 후계자가 될 거야. 그러니까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네 자리나 지켜.”구치소에 한 번 다녀오더니 강규덕은 두려운 나머지 전보다 많이 얌전해졌다.주영도가 아내인 강루인을 꽤 만족하고 있고 이혼할 생각이 없음을 확신했다. 그렇다면 주씨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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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한바탕 토해내고 난 강루인은 바닥에 주저앉았다. 몸이 부들부들 떨렸고 사지가 저릿했으며 식은땀이 등줄기를 흥건하게 적셨다.강루인은 눈살을 찌푸린 채 쇠사슬 같은 목걸이를 옆에 벗어 던졌다.거친 숨을 고른 후 세수하고 입을 헹궜다. 그러고는 곧바로 침대에 누워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쓴 다음 몸을 최대한 웅크렸다....저녁, 강루인과 주영도는 같은 계열 색상의 옷을 차려입고 파티장으로 향했다.주영도의 신분과 외모 때문에 어딜 가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파티장에 들어서자마자 사람들이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그는 둘도 없는 다정한 남편인 것처럼 강루인을 사람들에게 소개했다.“이쪽은 저희 집사람 강루인입니다.”그가 소개한 바람에 강루인은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의 아부 섞인 환대를 받아야 했다.“대표님과 사모님 정말 선남선녀시네요. 너무 잘 어울리세요.”칭찬이 끝도 없이 쏟아져 나왔다. 입만 열면 칭찬이라 강루인은 오히려 싸구려처럼 느껴졌다.그녀는 주영도가 왜 갑자기 그녀를 남들에게 소개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예전처럼 지내자고 했던 게 계속 숨어지내라는 말이 아니었어?’이젠 생각하기도 귀찮았다.주영도는 사업 파트너와 상의할 일이 있어 강루인더러 파트너 중 한 명의 아내와 함께 얘기를 나누라고 일러두고는 자리를 떠났다.파트너의 아내인 추나영이 반갑게 말했다.“앞으로 시간 되면 같이 피부 관리받으러 가요.”웃는 얼굴에 침 뱉을 수 없다고 강루인도 상냥하게 웃으며 응했다.“좋아요.”두 사람은 함께 커피를 마신 후 화장실로 향했다. 그러다가 가는 길에 은밀한 밀회를 목격하고 말았다.“대표님, 오늘 나랑 오기로 약속했잖아요. 왜 약속 안 지켰어요?”지적인 스타일의 한 여자가 뱀처럼 남자를 휘감았다. 남자는 여자의 손길을 매우 즐기는 듯했다.“다음에는 꼭 널 데리고 갈게.”“그럼 오늘 약속 어긴 거 보상해줘요.”남자가 여자의 엉덩이를 만지며 능글맞게 물었다.“원하는 게 뭐야?”그러자 여자가 남자의 품에 몸을 비비면서 앙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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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어디 아파?”주영도가 다가와 강루인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얼굴이 창백해.”강루인이 화들짝 놀라더니 뒷걸음질 치면서 그와 거리를 벌렸다. 그 모습에 주영도가 눈썹을 치켜세웠다.“왜 그래?”그녀는 침을 꿀꺽 삼키고 주먹을 꽉 쥐었다.“영도 씨가 이겼어.”강루인은 그제야 깨달았다. 그녀의 모든 반항과 계략이 주영도에게는 그저 유치한 소꿉장난에 불과했다는 것을. 그리고 그녀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주영도는 꿈쩍도 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주영도가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손가락을 하나하나 펴더니 깍지를 꼈다.“부부 사이에 이기고 지고가 어디 있어? 우린 하나야.”그의 손바닥이 분명 따뜻했으나 강루인은 그 어떤 온기도 느껴지지 않았다. 뼛속까지 스며들 듯한 한기만 가득했다.돌아가는 길, 강루인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선샤인 빌리지.씻은 후 강루인은 침대에 누워 이불 속에 몸을 웅크렸다.익숙한 발소리가 침실에 울려 퍼지더니 침대 옆자리가 푹 꺼져 들어갔다. 곧이어 따뜻한 온기가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강루인이 옷 속으로 파고들려는 주영도의 손을 잡았다.“나 몸이 안 좋아.”“생리 중이야?”말하면서 강루인의 몸을 거침없이 어루만졌다. 강루인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하기 싫어.”어둠이 그의 눈빛을 더욱 어둡게 만들었다. 주영도는 강루인의 몸을 돌리고 반박을 허용하지 않는 듯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너한테 준 사흘, 이미 지났어.”그녀에게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주었다. 소란을 피워도 선을 넘어선 안 되었다.강루인은 자신이 심해의 가장 깊은 곳에 사는 미생물처럼 너무나도 보잘것없게 느껴졌다.창밖에 달이 높이 떴고 나뭇잎들이 바람에 흔들렸다. 나무에서 잠을 자던 새들이 바람에 놀라 휙 날아오르면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났다.그렇게 하룻밤이 지나고 다음 날 아침.주영도가 먼저 잠에서 깼다. 강루인이 눈을 떴을 때 그는 이미 운동을 마치고 샤워 중이었다.목욕 가운을 걸치고 나온 주영도가 말했다.“옷장에서 옷 좀 골라줘.”강루인은 무덤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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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화

이홍섭이 툴툴거렸다.“내가 아직 죽지도 않았는데 넌 왜 맨날 그렇게 울상이야?”강루인은 어이가 없었다.“자기 자신을 저주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이홍섭은 한번 욕하기 시작하면 자기 자신까지 끌어들이는 스타일이었다.“나도 그러고 싶지 않아. 그런데 네가 매일 내 앞에서 울상을 짓는 걸 어떡해.”강루인이 반박했다.“제가 언제요.”이홍섭이 그녀를 흘겨봤다.“거울 좀 볼래?”요즘 기분이 가라앉긴 했지만 이홍섭이 말한 그 정도는 아니었다.강루인이 핵심을 피해 둘러댔다.“요즘 잠을 잘 자지 못해서 그래요.”그러자 이홍섭이 독설을 내뱉었다.“매일 쓰레기 더미 속에서 자는데 잘 잘 리가 있겠어? 요즘뿐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그럴 거야.”그녀는 말문이 막혀버렸다.‘이렇게까지 비꼴 필요는 없지 않나?’“집에 가서 공부나 열심히 해. 결혼하더니 애가 힘이 축 처졌어, 아주. 지금 이 실력으로 상 탈 수 있을 것 같아?”스승이 엄해야 제자가 잘된다고는 하지만 이홍섭의 호통에 강루인은 상처를 조금 받은 듯했다.이홍섭을 만난 후 오랜만에 차성열과 마주쳤다. 서로의 눈이 마주친 순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강루인의 시선이 차성열의 얼굴에 고정되었다. 상처가 거의 다 아물어 눈에 띄지 않았다. 그녀는 웃으면서 먼저 다가가 인사했다.“그동안 잘 지냈어요?”차성열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혹시 날 피하고 있어?”“아닌데요.”차성열이 다시 캐물었다.“그럼 일은 왜 그만둔 건데?”“대회 준비에 전념하고 싶어서요.”늘 다정하던 차성열의 눈빛이 어두워졌다.“루인아, 우리 아직 친구 맞지?”“그럼요.”“그럼 다시 출근해.”차성열은 처음으로 강루인에게 강요했다. 강루인이 달리 방법이 없다는 듯 쓴웃음을 지었다.“선배.”그 모습에 차성열은 마음이 약해졌다.“내가 도와주겠다고 했잖아. 포기하지 마.”강루인 역시 솔직하게 털어놓았다.“선배까지 이 일에 휘말리게 할 순 없어요.”유부녀와 얽히면 그에게 좋을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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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루인아, 넌 더 나은 삶을 살아도 돼.”차성열은 강루인이 이미 모든 걸 내려놓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그녀가 떠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떠날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주영도가 그녀의 퇴로를 전부 끊어놓았으니까.바로 그때 길가에 차 한 대가 멈춰 섰다.“사모님, 주 대표님께서 모시고 오라고 하셨습니다.”온 사람은 다름 아닌 노윤환이었다.강루인이 차성열에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먼저 가볼게요, 선배.”차가 출발했다. 길가의 풍경과 차성열의 모습이 강루인의 시야에서 멀어졌고 얼굴의 미소 역시 함께 옅어져 갔다.강루인이 굳은 표정으로 차갑게 물었다.“내가 여기 있는 걸 영도 씨가 어떻게 알았죠?”그 말을 들은 순간 노윤환은 뭔가 이상함을 감지했다.‘사모님 대표님께 어디 간다고 얘기하지 않았던 거야?’강루인이 추궁했다.“영도 씨가 절 미행하라고 시켰어요?”그러자 노윤환이 주영도 대신 설명했다.“아닙니다.”만약 미행시킬 계획이었다면 주영도는 분명 노윤환에게 맡겼을 것이다.문득 뭔가 떠오른 강루인은 황급히 몸을 더듬었다. 한참을 뒤져도 위치 추적기가 발견되지 않자 결국 시선이 휴대폰에 머물렀다.미행당한 게 아니라면 외부 장치를 제외하고 주영도가 그녀의 행적을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 도저히 생각나지 않았다.그때 강루인의 안색이 눈에 띄게 어두워지더니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휴대폰을 던져버렸다.그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던 노윤환도 강루인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속으로 주영도가 무사하기를 바랄 뿐이었다.같은 시각 주선 그룹.주영도가 태블릿 PC를 확인했다. 화면 속의 붉은 점이 갑자기 움직이지 않는 걸 보고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몇 분이 지나도 여전히 그 자리에 있자 결국 휴대폰을 들어 노윤환에게 전화를 걸었다.“두 사람 지금 어디야?”노윤환은 룸미러로 말이 없는 강루인을 힐끗 보고는 솔직하게 대답했다.“선샤인 빌리지로 돌아가는 길입니다.”그 말에 주영도의 눈빛이 번뜩였다. 어떻게 된 건지 알아챈 것이었다.“데려다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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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주씨 가문 사람들은 주세웅과 김옥순의 생신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기에 이번 달 말에 있을 김옥순의 팔순 잔치를 아주 성대하게 준비했다. 어느덧 생신 잔치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한창 식사 중인데 주영도의 휴대폰이 끊임없이 울렸다. 계속 끊어버리다가 마지막에 도착한 메시지 한 통을 본 순간 그의 표정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곧이어 주영도가 말했다.“나 출장 좀 다녀올게. 이틀 정도.”강루인이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자 주영도가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할 얘기 없어?”그녀는 고개를 들고 그의 얼굴을 덤덤하게 보다가 입을 열었다.“아주머니.”진경자가 부엌에서 나왔다.“부르셨어요, 사모님?”“영도 씨 출장 짐 좀 챙겨 드려요.”진경자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아주머니는 가만히 있어요.”그의 시선이 계속 강루인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눈빛에 불쾌감이 잠깐 스쳤다.“넌 내 아내야. 아내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거 명심해.”그녀는 조용히 쳐다보며 그의 말을 들었다.“내 의식주는 네가 책임져.”이건 아내가 아니라 가정부 취급이나 마찬가지였다.강루인이 젓가락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아무 감정 없는 목소리로 무뚝뚝하게 말했다.“출장 어디 가는데? 내가 짐 싸줄게.”원하던 말을 듣긴 했지만 예전과 천지 차이인 반응에 주영도는 여전히 불만이 많은 듯했다.“필요 없어.”이 말을 던지고는 휴대폰을 챙기고 그대로 밖으로 나가버렸다.그가 나간 후 강루인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다시 자리에 앉아 계속 식사했다. 옆에 있던 진경자는 그녀에게 뭐라 말하려다가 결국 말하지 않고 삼켜버렸다.‘어휴. 예전에 두 분 사이가 얼마나 좋았었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됐지?’팔순 잔치 전날까지도 주영도는 돌아오지 않았다. 강루인은 개의치 않고 평소처럼 할 일을 하며 일상을 보냈다.박정금이 달려와 상황을 물었다.“영도는?”“모르겠어요.”그 말에 박정금이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아내가 남편이 어디 갔는지 모르면 어떡해?”그녀는 박정금을 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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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화

강루인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주영도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 앱을 열어보았다.단순히 보는 것만으로는 주영도가 어느 나라로 출장을 갔는지 알 수 없어 함지율더러 탐정 친구에게 부탁하여 정확한 위치를 알아봐달라고 했다.탐정 친구가 조사 결과를 알려줬다.“설파리안의 어느 한 섬이에요. 거기 대부분이 개인 소유의 섬이에요.”강루인은 겉으로는 위성 지도를 무덤덤하게 쳐다봤지만 속으로는 코웃음을 쳤다. 그 섬의 풍경이 구아정이 그녀에게 보내준 사진과 똑같았기 때문이었다.‘영도 씨도 참 힘들겠네. 출장 간다는 핑계까지 대느라 말이야.’함지율은 그녀의 표정을 보자마자 뭔가 있다는 걸 알아채고 바로 물었다.“이 섬에 무슨 문제라도 있어?”강루인은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말했다.“주영도가 구아정을 이 섬에 숨겼어.”그 말에 함지율이 혐오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남들은 아무도 모르는 집에 애인을 숨기던데 주영도는 섬에 숨겨? 아예 레벨이 다르구나.’강루인은 주영도와 구아정에게 관심이 없었던 터라 바로 화제를 돌렸다.“주영도가 전에 상가 몇 채를 양도했는데 그걸 내 개인 재산으로 처리하는 것 좀 도와줘.”주영도가 혼인 중 재산을 돌려받으려 했던 비열한 행동에 강루인은 최대한 많은 재산을 모아 개인 재산으로 돌릴 계획이었다.함지율은 그녀의 생각을 즉시 알아차리고 군말 없이 그러겠다고 했다.‘아주 박박 긁어모아서 마음껏 써야지. 어차피 루인이가 쓰지 않으면 내연녀 좋은 노릇만 하는 거니까.’...김옥순의 팔순 잔칫날.주영도는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고 강루인도 신경 쓰지 않은 채 홀로 잔치에 참석했다.많은 사람들이 오가니 잔치 분위기가 아주 시끌벅적했다.박정금이 강루인의 팔을 잡고 물었다.“왜 혼자 왔어? 영도는? 오늘이 무슨 날인지 몰라?”오늘은 김옥순의 팔순 잔치였다. 장손이 참석하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되었다.강루인이 손을 빼내며 대답했다.“알아요. 할머니 생신이시잖아요. 그런데 영도 씨가 알고 있는지는 직접 본인한테 물어보세요. 할머니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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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사람들이 모두 자리를 비운 후 박정금이 강루인에게 화를 내려던 찰나 강루인은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휙 가버렸다.화가 목구멍까지 차올랐으나 자리가 자리인지라 결국 억지로 참는 수밖에 없었다.강루인은 밖으로 나가 전화를 걸었다. 연결되긴 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그녀가 할 도리는 다했다. 연락이 닿지 않고 주영도가 나타나지 않은 건 그녀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강루인 후배.”휴대폰을 넣자마자 구역질을 유발할 정도의 귀에 거슬리는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여승현이 흠칫 놀란 강루인에게로 태연하게 걸어갔다.그는 역겹기 그지없는 시선으로 그녀의 몸을 훑더니 대놓고 희롱했다.“강요물, 오랜만이야.”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강루인의 눈빛이 흔들리더니 안색이 창백해졌다.‘강요물’이라는 단어는 칭찬이 아니라 성적인 암시가 담긴 모욕이었다.여승현은 강루인의 반응에 만족스러워하며 악의적인 미소를 지었다.“네 운이 이렇게 좋을 줄 몰랐어. 주씨 가문의 며느리가 되었다니. 네가 예전에 우리 앞에서 개처럼 무릎을 꿇었다는 거 주씨 가문 사람들은 알아?”‘내가 누군지 알아챘나?’강루인은 몸이 뻣뻣하게 굳긴 해도 정신은 끝까지 다잡았다.“누구랑 같이 왔어?”그의 신분으로는 이런 중요한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주초원도 아직 중독 재활원에 있는데 대체 누구와 함께 온 것일까?여승현은 그녀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혀를 찼다.“주씨 가문 사람이 됐다고 배짱도 두둑해졌구나.”말하는 동안에도 계속 강루인을 훑었다.‘역시 내가 본 게 맞았어. 예전에는 어린애 같았는데 지금은 많이 성숙해졌어. 나도 모르게 끌린단 말이지.’그의 노골적이고 음흉한 시선에 강루인은 끔찍했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예전에도 그녀를 이런 눈빛으로 쳐다보곤 했었다.“내가 주씨 가문 사람인 걸 알면 당장 꺼져.”여승현이 피식 웃었다.“네 남편이 밖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잖아. 네가 주씨 가문에서 어떤 존재인지 내가 모를 것 같아?”그러고는 한 걸음 앞으로 다가와 강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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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여승현과 원효정이 몇 마디 나누지 않고 바로 헤어졌지만 그래도 결국 들어오던 강루인에게 들키고 말았다.강루인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눈빛에 의심이 가득 서렸다.‘원효정이 데리고 온 거였어? 두 사람이 어떻게 아는 사이지?’문득 하나의 연결고리가 떠올랐다. 바로 구아정이었다.‘구아정 때문에 서로 알게 됐나?’강루인은 여승현이 아무 목적 없이 왔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그녀를 노리고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여승현이 무슨 짓을 하려는지 짐작할 수 없었기에 차라리 근본부터 처리해버리기로 했다.그녀는 경비원을 불러 여승현을 조용히 연회장에서 내쫓으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원효정이 박정금의 팔짱을 끼고 다가와 그녀의 계획을 방해한 것이었다.“왜 내 친구를 내보내려고 해요? 어르신의 팔순 잔치에서 소란을 피우고 싶어서 그래요?”강루인이 입을 열기도 전에 박정금의 분노가 그녀에게 쏟아졌다.“집에서 미친 짓 하는 건 네 자유지만 여긴 네가 함부로 미쳐 날뛸 수 있는 곳이 아니야.”그러고는 경비원들에게 손짓하며 물러가라고 한 다음 강루인을 노려봤다.“손님을 감시할 시간에 영도한테나 연락해.”여승현은 떠나기 전 도발적인 눈빛으로 강루인을 쳐다보면서 몹시 으스대는 표정을 지었다. 기회를 놓친 바람에 더는 대놓고 그를 내쫓을 수 없었다.결국 여승현을 직접 주시하며 무슨 짓을 꾸미려는 건지 알아내고 행동에 옮기기 전에 그를 제지해야겠다고 생각했다.그리고 원효정 쪽은 주가윤까지 불러 함께 감시하게 했다.잔치는 별다른 이상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여승현도 아주 얌전했다.주가윤이 다가와 원효정의 상황을 보고했는데 뜻밖에도 아무 수상한 점이 없었다.강루인이 미간을 찌푸렸다.‘혹시 내가 잘못 생각했나?’한창 생각에 잠겨 있던 그때 주승우가 유령처럼 그녀의 뒤에 나타났다.“형수님, 못생긴 남자를 뭘 그렇게 빤히 보세요?”강루인은 말문이 막혀버렸다.‘주씨 가문 남자들은 원래 이렇게 끈질기게 따라다니는 걸 좋아하나?’주승우는 그녀가 대답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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