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아이를 잃은 날, 남편은 다른 여자 촛불 앞에: Chapter 271 - Chapter 275

275 Chapters

제271화

강루인이 부들부들 떨고 있던 그때 주영도가 나타났다. 그는 그녀의 머리를 잡고 품에 끌어안으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가려주었다.“내가 있으니까 무서워하지 마.”강루인은 머리를 주영도의 어깨에 기댄 채 저도 모르게 그를 꽉 잡았다. 귀가 먹기라도 한 것처럼 윙윙거리는 소리만 가득했다.주영도가 사람들을 둘러보며 차갑고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이 AI 사진들 제가 철저히 조사할 겁니다. 이 자리에 계신 분이 한 짓이거나 이런 가짜 사진들이 밖에 떠돌아다닌다면 연루된 사람들한테 전부 책임을 물을 거예요.”현장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들이었기에 이런 협박에 표정이 좋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상대가 주씨 가문이라 아무도 뭐라 하지 못했다.이 소동으로 인해 김옥순의 팔순 잔치는 성급하게 마무리되었다.주씨 가문 사람들만 남았을 때도 강루인은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사람들의 시선에 희롱과 조롱이 가득 차 있는 것 같았다.양연희가 불난 집에 부채질했다.“형님의 며느리 때문에 오늘 어머님께서 큰 망신을 당하셨어요. 저런 망측한 사진이 만천하에 공개됐는데 앞으로 우리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녀요?”양연희의 시선이 멍하니 있는 강루인에게 향했다.“정말 창피해 죽겠어. 앞으로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다 웃을 텐데. 이제 어떻게 살아?”주영도가 차갑게 말했다.“살기 싫으면 죽으면 되죠. 아무도 막지 않아요.”그러자 양연희가 발끈했다.“어른한테 무슨 말버릇이야?”박정금 역시 강루인 때문에 창피했지만 이 상황에서는 일단 아들 편을 들었다.“영도가 말했잖아. AI로 만든 가짜 사진이라고. 가족이 곤경에 처했는데 작은어머니라는 사람은 방법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고소해하고 있다니. 혹시 동서네 집에서 우리 망신 주려고 이런 짓 벌인 거 아니야? 부부는 결국 한 몸이라고 했어. 영도를 건드리지 못하니까 우리 며느리한테 화살을 돌려 영도까지 망신당하게 하려는 거지.”양연희의 표정이 급변했다.“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아요. 당신들이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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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화

선샤인 빌리지.주영도는 몸이 뻣뻣하게 굳은 데다가 상태가 불안정한 강루인을 안고 차에서 내렸다.침실로 들어와 그녀를 침대에 내려놓았다. 그가 몸을 일으키려던 그때 강루인이 옷자락을 잡았다.“가지 마.”그녀의 목소리가 심하게 갈라져 있었다. 긴장한 나머지 그에게 무척이나 의지하는 모습이었다.주영도가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연약한 손을 감쌌다.“안 가.”그는 강루인의 옆에 누워 품에 끌어안은 다음 등을 가볍게 토닥이며 안심시켰다.“아무 데도 안 가고 옆에 있을 테니까 무서워하지 마.”강루인은 몸을 웅크리고 머리를 그의 가슴에 기댄 채 기억 속의 안정감을 찾으려 했다.눈을 감자 그녀가 애써 지웠던 기억들이 다시 뇌리에 떠올랐다. 그 기억들은 끈질기게 그녀를 쫓아다녔고 기억 깊숙한 곳에 숨겨두었던 두려움을 다시 파헤쳤다.강루인은 이 모든 것을 마주할 용기가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그 수치스러운 일들이 다시 사람들 앞에 드러났을 때 여전히 나약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는 과거를 다시 들여다볼 용기가 없었다.강루인이 부들부들 떨고 있는 것만 봐도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알 수 있었다. 주영도의 눈빛이 칠흑처럼 어두워지더니 그녀에 대한 안타까움이 스쳐 지나갔다.주영도는 강루인의 상태가 극도로 불안정하다는 걸 알아차린 후에야 가정의를 불렀다. 그녀가 잠시라도 편히 잘 수 있도록 가정의에게 진정제를 놓아주라고 했다.그는 강루인의 미간에 잡힌 주름을 부드럽게 펴주고는 진경자에게 잘 살피라고 신신당부한 다음 서재로 향했다.이미 서재에서 기다리고 있던 노윤환이 조사 결과를 보고했다.“사진을 공개한 사람은 여승현이라는 남자입니다...”여승현이 연회장의 스태프를 매수하고 트로트 무대의 배경을 바꾼 것이었다.‘여승현?’주영도는 이 이름이 왠지 낯설지 않았다. 잠시 후 잊고 있었던 기억을 끄집어내 이름과 얼굴을 대조했다.노윤환이 말을 이었다.“여승현이 해외로 출국할 준비를 하고 있어서 공항에서 막도록 조치했습니다.”주영도의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차갑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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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화

강루인에게는 잘못이 없었다. 하여 남의 잘못 때문에 대가를 치를 필요도 없었다.다시 눈을 떴을 땐 다음 날 아침이었다.“깼어? 좀 어때?”몽롱했던 의식이 점차 맑아졌고 주영도의 목소리가 강루인을 현실로 끌어당겼다.그녀는 침대 앞에 있는 주영도를 돌아보면서 눈을 깜빡였다.“많이 좋아졌어.”“다행이네.”주영도가 강루인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해줬다.“어제 일 내가 다 조사했어. 여승현이라는 사람의 짓이더라고. 두 사람 사이에 그런 원한이 있었다는 걸 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어?”자신의 상처를 다시 들추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강루인은 대답 대신 질문을 건넸다.“여승현 지금 어디 있어?”주영도는 그녀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그 자식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너한테 했던 그 일들 내가 배로 갚아줄 거고 평생 네 앞에 나타나지 못하게 할게.”“누가 여승현한테 시킨 건지는 알아냈어?”주영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가 이내 답했다.“아니.”강루인이 그를 빤히 쳐다봤다.“여승현 좀 만나야겠어.”“그런 더러운 놈을 만나서 뭐 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마.”강루인이 이불을 걷고 침대에서 내려왔다.“그럼 원효정을 찾아가는 수밖에.”원효정이 데려왔기에 여승현이 무엇을 하려 했는지 그녀가 모를 리 없었다.주영도가 말했다.“여승현이 뭘 하려 했는지 효정이도 전혀 몰랐더라고. 걔도 속은 거였어. 내가 효정이 아버지를 찾아가서 딸 단속 잘하라고 일러뒀어. 지금쯤 아마 만항시로 보내졌을 거야.”강루인이 발걸음을 멈추고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갑자기 숨이 멎는 것만 같았다.어제 팔순 잔치에서 주영도가 보여줬던 구원이 이 순간 완전히 무너져버렸다.역시 헛된 기대는 하지 말았어야 했다. 강루인은 솟구치는 모든 감정을 덮어버리려고 눈을 감았다.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의 두 눈에 서려 있던 나약함이 모두 사라졌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 눈도 깜빡이지 않고 주영도를 쳐다보면서 날 선 말로 몰아붙였다.“내가 여승현을 만나는 게 싫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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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화

강루인은 주영도의 말 속에 담긴 의미를 알아들었다. 그의 관대함이 오히려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다.그녀는 그의 손을 쳐내고 그렁그렁한 두 눈으로 비꼬았다.“그럼 날 너그럽게 이해해줘서 고맙다고 해야 하나? 그리고 나의 추한 모습까지 받아주고 계속 아내로 거둬준 것에 대해서도 고맙다고 할까?”“진정해.”주영도가 다가와 달래려 하자 강루인이 뒤로 물러서며 거리를 두었다.“난 절대 영도 씨한테 고마워하지 않을 거야. 그건 내 잘못이 아니니까. 영도 씨가 신경 쓰든 안 쓰든 나랑 상관없고 나도 신경 안 써. 그리고 그 위선적인 마음 좀 거둬둬. 내 눈에 영도 씨는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있는 것뿐이니까.”주씨 가문 안주인 자리는 오래전부터 버리고 싶었다. 주영도가 억지로 앉혔으면서 이렇게 너그럽게 관대한 척하는 모습이 너무나 역겨웠다.주영도의 안색이 어둡기 그지없었다. 강루인의 마음속에 분노가 많아 일단 표출하게 내버려 둘 생각이었다.강루인이 옷장으로 들어가더니 캐리어를 들고 나왔다. 그 모습을 본 주영도가 얼굴을 미세하게 찌푸린 채 다가와 가방을 잡았다.“뭐 하는 거야?”그녀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흘겨보았다.“내가 지금 구아정을 찾아가길 바란다면 계속 막아봐.”주영도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캐리어를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데려다줄게.”그의 손을 곁눈질하던 강루인은 비웃는 것도 귀찮아 캐리어를 끌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 나갔다.그러자 주영도도 뒤따라 나섰다.캐리어를 끌고 떠나는 강루인을 본 진경자의 얼굴에 걱정이 가득했다.‘또 무슨 일이야?’주영도가 말했다.“타.”강루인이 타지 않으려 하자 그는 그녀의 캐리어를 낚아채 트렁크에 집어넣고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내가 데려다줄 때까지 가만히 있거나 어디에도 가지 않거나 둘 중 하나 선택해.”그의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보잘것없는 존재인지 강루인은 잘 알고 있었다. 주영도는 잠시 구아정 때문에 물러서는 것일 뿐 정말 앞뒤 가리지 않는다면 그녀를 집안에 가둬버릴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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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5화

강루인은 속을 다 비워내고서야 바닥에 주저앉아 무릎을 끌어안고 몸을 웅크렸다. 창백해진 얼굴 위로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져 내렸다....강루인네 집에서 나온 후 주영도는 노윤환에게 전용기를 준비하라고 했다.그가 구아정을 만나러 가려 한다는 걸 노윤환은 바로 알아챘다.강루인의 추문이 터지자마자 구아정은 소식을 접했다. 그때 그녀는 샴페인까지 따서 축배를 들었고 강루인이 버림받기를 기다렸다.주영도가 도착했다는 소식에 구아정은 신난 얼굴로 그를 맞이했다.“영도 오빠...”그런데 손이 옷깃에 닿기도 전에 주영도가 몸을 틀어 피해버렸다.그 순간 구아정의 얼굴에 나타났던 미소가 확 굳어졌다.“오빠, 왜 그래?”주영도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곧장 안으로 들어갔다. 구아정은 그 뒤를 따라 들어갔다.집에 있던 도우미들이 주영도에게 일제히 인사를 건넸지만 그는 손을 휘저으며 이만 물러가라고 했다.그러고는 소파에 앉아 무표정한 얼굴로 구아정을 쳐다봤다. 그 시선에 구아정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오빠, 왜 그렇게 봐? 혹시 기분이 안 좋아? 안 좋으면 나한테 말해. 내가 도와줄게.”“네 언니가 나한테 그랬어. 넌 착하고 마음이 여려서 개미 한 마리도 밟지 못하는 애라고.”주영도의 목소리가 너무 덤덤해서 기분이 좋은 건지 화가 난 건지 가늠하기 어려웠다.구아정의 두 눈에 순간 짜증이 스쳤으나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 순진한 표정을 유지했다.“오빠, 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너한테 루인이 건드리지 말라고, 멀리 떨어지라고 분명히 말했지? 그런데 왜 여승현한테 그런 짓을 시켰어?”“오빠,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 무슨 일이 있었어? 난 섬에만 있어서 아무것도 몰라.”“구아정, 너의 계획이 완벽해서 내가 증거를 못 찾을 거라 생각한 거야?”말하는 동시에 휴대폰을 꺼내 녹음을 재생했다. 여승현과 구아정이 거래하는 대화 내용이 흘러나왔다. 그뿐만이 아니라 원효정의 목소리도 담겨 있었다.구아정의 두 눈에 어두운 그림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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