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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Chapter 1211 - Chapter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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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1화

황태민이 비수를 손에 들고 돌리면서 말했다.“연지훈이 널 건드리지 말라고 하더라고. 그런데 신고한 것 때문에 내가 화가 아직 풀리지 않았거든. 화풀이할 상대가 필요한데 그 상대가 바로 연지훈이야.”서현주의 표정이 흔들리더니 황태민이 들고 있는 비수를 빤히 쳐다봤다.“미쳤어? 저 사람 연지훈이야. 감히 연지훈을 건드려?”황태민이 혀를 차더니 목을 주물렀다가 빙빙 돌렸다.“그 말 참 거슬리네. 연지훈인데 뭐? 결국에는 내 손 안에 들어왔잖아.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데 무슨 상관이야?”그러고는 어두운 눈으로 그녀를 쏘아보았다.“서현주, 지금이 때가 어느 때인데 네 처지나 좀 걱정하지 그래?”연지훈이 서현주를 돌아보면서 미소를 지었다.“괜찮아, 현주야. 하나도 안 아파. 정말 하나도 안 아프니까 걱정하지 마.”서현주의 눈빛이 복잡해졌다. 혐오인가 싶다가도 경멸과 분노가 섞인 듯한 복합적인 감정이었다.황태민이 혀를 찼다.“내 앞에서 애정행각 좀 하지 마. 역겨우니까.”그가 비수를 들고 다가가는 걸 본 순간 서현주가 이를 악물었다.속이 타들어 가는 그녀와 달리 태연하기만 한 연지훈의 모습에 당장이라도 달려가 한 대 치고 싶었다.황태민이 손을 들자 서현주가 소리를 질렀다.“이건 나 때문에 벌어진 일이잖아. 왜 애먼 사람을 끌어들여?”그가 경멸 섞인 눈빛으로 서현주를 쳐다봤다.“연지훈은 애먼 사람이 아니야. 잘못한 게 있는데 어떻게 그냥 놔둬?”연지훈은 황태민의 행동 같은 건 눈에 보이지 않는 듯 서현주만 바라보면서 그녀의 다급한 표정을 감상했다.서현주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이를 악물고 연지훈을 쏘아보았다.“미친놈.”말이 끝나기 무섭게 황태민이 망설임 없이 칼을 휘둘렀다. 연지훈의 팔이 찢어지면서 피가 솟구쳤다.서현주가 본능적으로 눈을 감으며 고개를 돌렸다.연지훈이 짧은 신음을 흘렸다가 고개를 떨구고 팔에서 줄줄 흘러나오는 피를 내려다보았다. 아무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 듯 표정이 지나치게 무덤덤했다.다행히 황태민은 한 번만 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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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2화

황태민이 조롱 섞인 눈빛으로 서현주를 힐끗 쳐다봤다.“내 딸로 날 협박하려고? 그전에 내 딸부터 찾아야지.”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서현주에게 다가가더니 내려다보며 말했다.“내가 바보도 아니고 당연히 안전한 곳에 숨겨뒀지. 절대 너희들한테 기회를 주지 않아. 넌 네 걱정이나 해. 지금 내 손에 잡혀있으면서 다른 사람 걱정할 여유가 있어?”황태민이 살기를 내뿜으며 미간을 찌푸렸다.서현주가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아직 돌아갈 기회가 있다고 귀띔하는 거야. 네 딸 아직 어려. 아빠 없는 아이로 만들어도 괜찮겠어?”황태민이 그녀를 쏘아보더니 갑자기 그녀의 어깨를 걷어찼다. 그 바람에 서현주의 등이 나무 그루터기에 부딪히고 말았다. 밀려온 고통에 안색이 창백해졌고 저도 모르게 낮게 신음했다.연지훈의 어두운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황태민!”그러자 황태민이 피식 웃었다.“네까짓 게 뭔데 날 가르치려 들어? 내가 다른 놈들처럼 시키는 대로만 할 거라고 생각했어? 너무 순진한 거 아니야?”서현주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입술을 깨물었다.황태민이 발을 거두고 느긋하게 뒤로 물러섰다. 그러고는 안색이 좋지 않은 연지훈을 보며 말했다.“그렇게 보지 마. 경찰에 신고한 것만 따지지 않겠다고 했지, 다른 건 네가 간섭할 자격이 없어.”연지훈이 주먹을 꽉 쥐고 서현주를 돌아봤다.“괜찮아?”그의 팔에 흐르는 피를 본 서현주가 잠시 숨을 고르고 나지막하게 대답했다.“괜찮아요.”연지훈이 속으로 시간을 계산했다.벌써 이곳에 최소 5분 정도 머물렀다. 위치 추적 정보가 문은성에게 전달되었을 테니 그들도 이미 알아차렸을 것이다. 이동 시간을 고려하면 약 30분 정도 걸릴 터.이미 문은성에게 들키지 않게 은밀하게 행동하라고 당부했다.하여 그들은 황태민의 부하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차량 대신 소음과 크기가 작고 쉽게 들키지 않는 스쿠터를 택했다. 불도 끈 채로 칠흑 같은 황야를 달리면 황태민의 눈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아까 연지훈이 그들에게 자리를 떠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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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3화

안요한이 접이식 자전거를 펴면서 말했다.“이번엔 달라요. 황태민의 행방을 파악했으니 이제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해요. 게다가 휴대폰으로만 연락하면 황태민이 눈치채지 못할 거예요. 경찰한테 조심해서 움직이라고 하세요. 저도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연락할게요. 상황에 맞춰 대응하도록 하죠.”머리가 좋은 강혜인은 한 번만 듣고 바로 이해했다.“알았어요. 그럼 빨리 가세요. 전 지윤 씨한테 가볼게요. 다들 조심해요.”안요한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나머지 세 남자와 함께 자전거를 길가로 옮겼다. 야간 투시경을 착용하자마자 바로 출발했다.강혜인 역시 지체하지 않고 차를 몰고 자리를 떠났다.세 갈래의 인력이 거의 같은 속도로 한곳으로 모이고 있었다.차 안이 심하게 흔들렸다. 서현주가 눈이 가려지고 손발이 묶인 채 두 남자 사이에 앉아 있었다.그녀는 뒷좌석에, 연지훈은 그녀의 앞쪽에 앉아 있었는데 마찬가지로 두 남자 사이에 갇혀 있었다.황태민이 조수석에 앉아 주변 상황과 서현주, 연지훈의 움직임을 예리하게 살폈다.남자들과 너무 가까이 붙어 있어 서현주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꽤 긴 시간이 흐른 후 차가 마침내 멈춰 섰다.그들은 서현주와 연지훈을 차에서 끌어 내린 다음 눈을 가린 검은 천을 벗겼다. 눈앞에 숲속에 자리한 나무집 한 채가 보였다.황태민이 그들 뒤를 따라가며 말했다.“안으로 들어가. 밖에서 찬 바람 맞지 말고.”서현주는 직감했다. 저 안으로 들어가면 다시는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을.지금이 도망칠 가장 좋은 기회였다.걸어야 했기에 황태민이 그녀의 손만 묶고 발을 묶었던 밧줄을 풀어주었다. 나무집 안으로 들어가면 황태민은 틀림없이 다시 그녀의 발을 꽁꽁 묶어둘 터. 지금이 그녀가 탈출할 수 있는 최적의 상황이었다.아직 한밤중이라 나무집의 조명 외에 주변 어디에도 빛 한 점이 없었다. 숲속으로 도망치기만 하면 찾아내기 어려울 것이다.서현주가 고개를 돌려 연지훈에게 눈짓했다. 그러자 연지훈이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 그녀의 뜻을 알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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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4화

서현주가 이미 오래전에 연지훈에게 유리 조각을 건네주었고 연지훈도 그 유리 조각으로 밧줄을 잘랐다.황태민이 재빨리 반응하고 고개를 돌려봤으나 서현주의 반응이 더 빨랐다. 그녀는 밧줄을 움켜쥐어 황태민의 목에 감고는 힘껏 잡아당겼다.황태민은 숨이 턱 막혔다. 그녀의 움직임에 따라 몸이 뒤로 젖혀졌고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르며 숨쉬기 힘들어했다.서현주가 달려드는 남자들을 향해 소리쳤다.“움직이지 마. 더 움직였다간 죽여버릴 거야!”그 시각 연지훈이 달려들던 남자 중 한 명을 주먹으로 쓰러뜨렸다.서현주가 밧줄을 당기면서 황태민을 끌고 연지훈과 함께 옆으로 걸어갔다.황태민 외에도 건장한 남자 일곱 명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봤지만 황태민이 서현주의 손에 잡혀있어 함부로 경거망동하지 못했다. 상황이 완전히 역전되었다.이때 황태민의 얼굴이 뻘게졌다가 점점 보랏빛으로 변해갔다. 손을 뻗어 서현주의 손을 잡으려 하자 연지훈이 재빨리 그의 손을 뒤로 꺾어 밧줄로 단단히 묶어버렸다.서현주가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움직이지 말고 얌전히 있어.”황태민이 숨을 컥컥 몰아쉬었다. 이마와 목뿐만 아니라 얼굴에도 핏줄이 뚜렷하게 보였다.맞은편 남자들이 초조해하며 두 사람을 무섭게 노려봤다.“대표님, 이제 어떡하죠?”이런 상황에서도 황태민이 웃으면서 힘겹게 말했다.“무서워하지 말고 얼른 제압해. 날 감히 죽이지 못하니까... 어서 움직여.”남자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황태민의 말에 동의했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곧장 덤벼들려 했다.서현주가 밧줄을 잡아당기며 무섭게 외쳤다.“내가 왜 감히 못 죽여? 지금 이 자리에서 죽여도 법적으로는 정당방위야. 아무 죄가 없다고. 한 발짝이라도 더 다가왔다간 바로 죽여버릴 거야.”그 말에 남자들이 걸음을 멈추고 서로를 보면서 망설였다.황태민이 또 뭐라 하려 하자 서현주가 밧줄을 더 세게 당겼다.“넌 말할 자격도 없어.”그가 입을 크게 벌리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서현주가 맞은편 남자들에게 말했다.“지금 당장 저 나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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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5화

뒤에서 쫓아오는 발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연지훈이 한시도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내내 달렸는데도 숨조차 헐떡이지 않았다.그와 달리 서현주는 한계가 왔다. 격렬하게 뒤틀리는 배를 부여잡고 그 자리에 멈춰 서서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잠깐... 잠깐만요. 배가 너무 아파서... 조금만...”연지훈이 돌아서서 서현주의 어깨를 잡더니 얼굴을 찌푸리고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많이 아파?”서현주가 손을 빼내고 배를 감싸 쥔 채 나무에 기대어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가만히 있을 땐 견딜 만했는데 뛰기 시작하자 복부가 너무 아파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뒤에서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서현주가 이를 악물고 몸을 일으켰다.“일단 뛰어요.”밤이라 칠흑같이 어두웠다. 밤눈이 어두운 그녀는 연지훈에게 의지하지 않고서는 방향을 분간할 수 없었다.어둠 속에서 그의 표정도 보이지 않았고 그가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다는 것만 느껴졌다. 서현주가 고통을 참으면서 연지훈을 밀었다.“먼저 가요. 난 앞이 잘 안 보여서...”바로 그때 연지훈이 갑자기 돌아서더니 서현주의 앞에 웅크리고 앉았다.“업혀.”서현주가 눈을 깜빡였다. 눈앞에 드리운 검은 그림자를 보며 잠시 멍해졌다가 이내 정신을 차렸다. 왠지 모를 불편함에 어둠 속에서 연지훈을 밀어냈다.“괜찮아요. 아직 버틸 수 있으니까 일어나요.”하지만 그녀가 뭐라 하든 연지훈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서현주의 팔을 잡아당기더니 강제로 다리를 들어 올려 등에 업었다. 그리고 그녀가 뭐라 하기 전에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덜컹거릴 때마다 몸이 연지훈의 등에 부딪혔다. 게다가 떨어질 것 같은 불안감이 밀려왔다.서현주는 이를 악물고 연지훈의 어깨를 꽉 잡은 다음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연지훈이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꽉 잡아.”“알아요.”그나저나 연지훈이 서현주를 업고 나니 더 빨리 뛰었다. 숨소리 하나 흐트러지지 않았고 다리를 받친 팔도 단단했다. 사람 하나를 업고도 몸놀림이 놀라울 정도로 민첩했다.하지만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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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6화

“어디 갔어?”“계속 찾아. 멀리 못 갔을 거야.”서현주는 더는 버티지 못하고 몸을 낮춰 연지훈의 등과 뒤통수에 기댔다. 그 순간 연지훈의 거친 숨소리가 뚜렷하게 들려왔다.서현주가 얼굴을 찌푸렸다.“한동안은 쫓아오지 못할 테니까 일단 내려줘요.”잠시 휴식을 취한 덕분에 복부의 통증이 많이 나아졌다. 아까처럼 참기 힘든 정도가 아니었다.연지훈이 입술을 적시고 다시 고쳐 업었다.“그냥 업혀 있어.”서현주가 입술을 깨물고 연지훈의 어깨를 잡은 채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런데 그때 연지훈이 발밑의 돌을 보지 못했는지 갑자기 휘청거렸다. 다행히 재빨리 나뭇가지를 잡은 덕에 넘어지지는 않았다.하지만 그 충격에 서현주의 손이 연지훈의 어깨에서 미끄러져 내렸다. 다급해진 그녀가 본능적으로 연지훈의 팔을 붙잡아 몸을 지탱하려 했다.그 순간 연지훈이 신음을 토해냈다.“왜 그래요?”서현주는 뒤늦게 손바닥이 뜨겁고 축축하다는 걸 느꼈다.천천히 고개를 들어 희미한 달빛을 빌려 손바닥을 봤다. 손바닥 색이 주변의 피부색과 달랐다.순간 저도 모르게 움찔했다. 손바닥을 코끝에 가져다 대자 피비린내가 진동했다.그제야 연지훈의 팔에 아직 지혈하지 않은 상처가 있다는 게 떠올랐다. 상처에서 아직도 피가 흐르고 있었다.서현주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조금 전까지 연지훈이 너무나 안정적인 자세로 그녀를 업고 뛰었기에 팔을 다쳤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잊고 있었다. 오는 내내 그는 양손으로 그녀의 몸을 지탱했다. 얼마나 아팠을까?서현주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내려줘요. 나 혼자 걸을 수 있어요.”연지훈이 다시 그녀의 무릎 뒤를 잡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아니야. 그냥 업힌 대로 있어.”그녀가 미간을 찌푸렸다.“대표님 다쳤잖아요. 얼른 내려줘요.”연지훈이 서현주를 업고 걸으면서 웃음을 터뜨렸다.“크게 다치지도 않았어. 걱정하지 마. 아직은 충분히 버틸 수 있어.”서현주가 고집을 부리며 저항하자 달리 방법이 없었던 연지훈은 결국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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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7화

“지금은 이게 최선이니 좀 참아요. 나중에 병원 가서 제대로 치료받아요.”연지훈은 알겠다고 대답하고는 계속 그녀를 빤히 바라봤다.“넌 어때? 아직도 아파?”서현주가 바로 몸을 일으켰다.“난 괜찮으니까 계속 가요. 여기 머물다간 금방 들킬 거예요.”연지훈이 말없이 일어나 그녀의 손을 잡았다.“뭐 하는 거예요?”서현주가 본능적으로 손을 뿌리치자 연지훈의 손이 허공에 멈췄다.그녀는 그제야 행동이 좀 너무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연지훈에게 이렇게까지 날을 세워서는 안 되었다. 게다가 조금 전까지 서현주를 업고 뛰었던 사람을 이렇게 대하는 건 너무 매정해 보였다.연지훈이 천천히 손을 거두며 웃을 듯 말 듯 했다.“아까까지 업혔으면서 이젠 손도 못 잡게 하네.”서현주가 입술을 깨물고 낮게 말했다.“먼저 가요. 이젠 대표님이 보이니까 안 잡아도 돼요.”연지훈이 가볍게 웃었다. 감정을 읽을 수 없는 웃음이었다.“그래. 그럼 가자.”남자들의 발소리가 들리지 않았지만 두 사람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빠르게 달렸다.서현주의 복부 통증이 다시 시작되었고 다친 팔까지 욱신거렸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신음 한 번 내지 않은 채 연지훈의 뒤를 따라갔다.반면 연지훈은 발걸음이 여전히 가벼워 보였다.서현주가 이를 악물고 나뭇가지까지 붙잡아야만 간신히 그의 속도를 맞출 수 있었다. 게다가 거친 숨까지 몰아쉬었다. 멀쩡한 연지훈과 극명하게 대비되었다.연지훈이 갑자기 멈춰서더니 그녀를 돌아보았다.“지금 이 상태로 버틸 수 있겠어?”그녀가 고개를 숙이고 이를 악물었다.“난 괜찮으니까 계속 가요.”연지훈이 그런 그녀를 내려다보며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네 숨소리 좀 들어봐. 얼마나 엉망인지. 계속 이렇게 가다간 버티지 못하고 쓰러져.”그의 말에 발목을 잡는 동료를 질책하는 듯한 뉘앙스가 섞여 있었다. 지금 서현주가 짐밖에 되지 않는 건 사실이었다.말로 형용할 수 없는 수치심과 분노가 치밀어 올라 연지훈을 앞질러 가며 말했다.“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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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8화

서현주가 연지훈의 뒷머리를 내려다보며 생각했다.‘이번에 또 신세를 졌네.’눈을 감고 손가락을 살짝 움츠린 그때 갑자기 앞쪽에서 뚜렷한 움직임이 감지되었다.“거기 서. 드디어 잡았다.”서현주의 두 눈이 급격하게 흔들리더니 재빨리 고개를 들어 앞을 보았다.황태민의 부하로 보이는 남자 셋이 언제 나타났는지 지금 그들 앞에 서서 손에 칼을 들고 위협하고 있었다.그들이 손전등을 켜지 않아 연지훈과 서현주가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이었다. 대체 어떻게 쫓아왔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조금 전까지 분명 멀찌감치 따돌렸었는데.연지훈이 걸음을 멈추고 거친 숨을 내쉬었다. 한 남자가 음침한 목소리로 말했다.“결국 잡힐 건데 도망을 왜 쳐? 지쳤으면 우리랑 돌아가자. 우리가 잘 모셔줄게.”남자가 이어 말했다.“도망칠 생각은 접는 게 좋을 거야. 주변에 우리 사람이 감시하고 있거든. 어디로 도망가든 결국에는 다 우리 손안이야.”그 말에 화들짝 놀란 서현주가 그들의 옷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제야 이 남자들이 입고 있는 옷이 황태민의 옆에 있던 남자들의 옷과 다르다는 걸 발견했다. 다른 무리였던 것이었다.서현주는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황태민이 대체 사람을 얼마나 고용한 거야?’그녀가 생각에 잠긴 그때 연지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꽉 잡아.”서현주가 그의 어깨를 잡자 연지훈이 말없이 방향을 틀어 달리기 시작했다. 뒤에서 남자의 고함이 들려왔다.“쫓아!”연지훈이 이번에는 아주 빠르게 달렸다. 차가운 바람이 서현주의 얼굴을 세차게 스치고 지나갔다.서현주는 그와 거리를 두려 애썼지만 몸이 심하게 흔들려 저도 모르게 그의 어깨와 목을 더욱 꽉 끌어안았다.뒤에서 쫓아오는 발소리를 아무리 떼어내려 해도 떼어낼 수가 없었다. 심지어 점점 가까워졌다.연지훈이 최선을 다해 빨리 달린다고 해도 그녀를 업고 있었기에 뒤쫓는 남자들을 완전히 따돌리기는 역부족이었다.서현주의 심장 박동이 점점 빨라졌고 손바닥에 땀이 배어 나왔다.사방을 둘러보았지만 뒤쫓는 남자들을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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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9화

연지훈은 서현주가 전처럼 또 내려달라고 난리를 피울까 봐 걱정했다. 그가 숨을 몰아쉰 다음 또 말했다.“그냥 가만히 업혀 있어. 고집부리지 말고.”뒤에서 발소리가 가까워지자 서현주는 마음이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그녀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당장 내려줘요. 거의 쫓아온단 말이에요. 먼저 도망치고 나중에 다시 날 구하러 와요.”연지훈의 목소리가 한층 가라앉았다.“그건 절대 안 돼.”초조해진 나머지 서현주가 연지훈의 어깨를 때렸다.“연지훈 씨, 미쳤어요?”연지훈이 서현주의 다리를 어찌나 꽉 잡았는지 뼈가 다 부러질 것 같았다. 그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죽어도 안 내려놔.”서현주의 두 눈에 경악이 스쳤다. 가슴이 옥죄어 오고 숨이 가빠졌다.“대표님...”남자들의 발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졌다.“젠장. 거기 서!”서현주가 고개를 돌려보니 세 남자가 불과 3m 정도 거리까지 쫓아와 있었다. 하나같이 얼굴이 흉악했고 날카로운 칼을 들고 있었다.그녀가 연지훈의 귀에 낮게 속삭였다.“내려줘요. 진심이에요.”“나도 진심이야.”연지훈이 서현주를 꽉 잡고 자세를 고쳐 업었다.“꽉 잡아.”서현주는 그제야 연지훈이 이미 경사가 꽤 가파른 언덕 근처까지 왔고 시선이 계속 그 언덕을 향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그의 생각을 눈치챈 서현주가 그의 목을 더 꽉 껴안았다.“뭐 하려는 거예요?”연지훈이 숨을 몰아쉬었다.“뛰어내릴 거니까 꽉 잡아.”짐작이 확신으로 바뀐 순간 서현주는 긴장감이 밀려온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침착해졌다.연지훈은 서현주를 내려놓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 위험하긴 하지만 이 언덕을 뛰어내리는 게 세 남자와 마주하는 것보다 안전할 것 같았다.서현주가 몸을 낮추고 연지훈의 어깨를 꽉 껴안았다.“준비됐어요.”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연지훈이 팔에 힘을 주더니 등에 업은 서현주를 품 안에 끌어안았다. 동시에 두 손으로 그녀의 몸을 감싸고 언덕 아래로 몸을 던져 구르기 시작했다.구르는 동안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언덕 위쪽에 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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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0화

두 사람이 숲을 벗어나기 전에 연지훈이 서현주를 끌고 돌무더기 뒤로 몸을 숨겼다.서현주는 숨 돌릴 틈도 없이 연지훈을 돌려세워 등을 살폈다.“등 다친 거 맞죠?”그녀가 떨리는 손으로 그의 등을 더듬거렸다. 잠깐 사이에 피를 아주 많이 흘렸다.연지훈이 한숨을 내쉬더니 덤덤하게 말했다.“그런 것 같긴 한데 괜찮아.”서현주가 조심스레 등을 더듬다가 못 같은 것이 박혀 있는 걸 발견했다.그 사실을 깨달은 순간 서현주는 손이 덜덜 떨렸다.곧이어 팔의 상처도 살펴봤다. 싸맨 덕에 출혈량은 줄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서현주가 이를 악물었다.“이 지경이 됐는데도 괜찮다고요? 더는 뛰면 안 돼요. 이러다 몸이 못 버텨요.”연지훈의 등에 박힌 것도 함부로 뽑을 수 없었다. 자칫하다간 출혈이 심해질 수 있으니까. 지금은 연지훈의 부하들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어둠 속에서 연지훈이 서현주를 돌아보았다.그가 또 고집을 부릴까 봐 얼굴을 찌푸리고 당부했다.“내 말 들었어요? 얌전히 있어요.”이토록 급한 상황에서, 그 사람들이 언제 쫓아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연지훈이 웃으며 말했다.“현주야, 지금 불빛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서현주가 입술을 달싹였다.“무슨 뜻이에요?”‘지금 섣불리 불을 켰다간 위치만 노출될 거라고. 바보도 이런 상황에서는 불을 켜지 않을걸? 대표님이 모를 리가 없을 텐데.’서현주가 그의 뜻을 잘못 이해하고 말았다.연지훈이 설명했다.“불빛이 있으면 날 걱정하는 네 표정을 똑똑히 볼 수 있잖아. 지금 이 표정 앞으로 언제 다시 볼지도 모르고. 놓치면 아까울 것 같아.”서현주가 기가 차다는 듯 쏘아붙였다.“이 와중에 그런 말이 나와요?”연지훈이 피식 웃었다.“긴장 풀어.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널 지킬 거야.”서현주의 표정이 잠시 굳었다가 이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지금은 대표님의 부하들이 빨리 오기를 기도하세요. 안 그러면 황태민의 부하들이 언젠가는 여길 찾아낼 거예요.”연지훈이 불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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