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민이 비수를 손에 들고 돌리면서 말했다.“연지훈이 널 건드리지 말라고 하더라고. 그런데 신고한 것 때문에 내가 화가 아직 풀리지 않았거든. 화풀이할 상대가 필요한데 그 상대가 바로 연지훈이야.”서현주의 표정이 흔들리더니 황태민이 들고 있는 비수를 빤히 쳐다봤다.“미쳤어? 저 사람 연지훈이야. 감히 연지훈을 건드려?”황태민이 혀를 차더니 목을 주물렀다가 빙빙 돌렸다.“그 말 참 거슬리네. 연지훈인데 뭐? 결국에는 내 손 안에 들어왔잖아.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데 무슨 상관이야?”그러고는 어두운 눈으로 그녀를 쏘아보았다.“서현주, 지금이 때가 어느 때인데 네 처지나 좀 걱정하지 그래?”연지훈이 서현주를 돌아보면서 미소를 지었다.“괜찮아, 현주야. 하나도 안 아파. 정말 하나도 안 아프니까 걱정하지 마.”서현주의 눈빛이 복잡해졌다. 혐오인가 싶다가도 경멸과 분노가 섞인 듯한 복합적인 감정이었다.황태민이 혀를 찼다.“내 앞에서 애정행각 좀 하지 마. 역겨우니까.”그가 비수를 들고 다가가는 걸 본 순간 서현주가 이를 악물었다.속이 타들어 가는 그녀와 달리 태연하기만 한 연지훈의 모습에 당장이라도 달려가 한 대 치고 싶었다.황태민이 손을 들자 서현주가 소리를 질렀다.“이건 나 때문에 벌어진 일이잖아. 왜 애먼 사람을 끌어들여?”그가 경멸 섞인 눈빛으로 서현주를 쳐다봤다.“연지훈은 애먼 사람이 아니야. 잘못한 게 있는데 어떻게 그냥 놔둬?”연지훈은 황태민의 행동 같은 건 눈에 보이지 않는 듯 서현주만 바라보면서 그녀의 다급한 표정을 감상했다.서현주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이를 악물고 연지훈을 쏘아보았다.“미친놈.”말이 끝나기 무섭게 황태민이 망설임 없이 칼을 휘둘렀다. 연지훈의 팔이 찢어지면서 피가 솟구쳤다.서현주가 본능적으로 눈을 감으며 고개를 돌렸다.연지훈이 짧은 신음을 흘렸다가 고개를 떨구고 팔에서 줄줄 흘러나오는 피를 내려다보았다. 아무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 듯 표정이 지나치게 무덤덤했다.다행히 황태민은 한 번만 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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