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로 서 대표님과 다 얘기했다고 했잖아요. 더 이상 당신들이랑은 말 안 할래요.”여경이 끝까지 고집을 꺾지 않았다. 심지어 강제로 정문을 뚫고 들어가려 하자 몇몇 경비원도 더는 예의를 차리지 않고 곧바로 달려들어 여경을 제지했다.경비원이 화가 나다 못해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아가씨, 이대로 무단 침입하시면 진짜 경찰 부를 겁니다.”경비원이 여경을 멀찍이 끌고 가면서 건물의 한 방향을 가리켰다.“직접 보세요. 저기가 바로 서 대표님 사무실인데 몇 시간 전에 이미 불 끄고 퇴근하셨어요. 대표님 차가 제 앞에서 지나가는 걸 똑똑히 봤어요.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 퇴근하셨다고요. 사무실에 계실 리가 없어요.”여경이 고개를 돌려 동료들을 쳐다봤다.“확실해요? 하지만 저한테 전화 왔을 땐 분명...”경비원이 계속 짜증을 냈다.“그놈의 전화, 전화... 언제까지 전화 타령만 할 거예요? 목소리만 듣고 그게 서 대표님이라고 어떻게 장담해요? 딱 봐도 사기당한 것 같은데... 우리 대표님은 그렇게 쉽게 만날 수 있는 분이 아니에요. 사기당했으면 경찰에 신고하세요. 여기 와서 생떼를 부리지 마시고요.”여경이 실망한 듯 고개를 떨구었다.“정말 저한테 거짓말한 걸까요?”그런 여경의 모습에 경비원은 마음이 약해졌다.“아가씨, 돈은 뜯기지 않았죠?”여경이 고개를 끄덕인 걸 보고서야 경비원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돈 안 뜯겼으면 됐어요. 그것만 해도 얼마나 다행인데요. 얼른 집에 가요. 날도 추운데 밖에서 이러지 말고요.”잠깐 고민하던 여경이 주머니에서 포스트잇과 펜을 꺼내 전화번호를 적어 경비원에게 건넸다.경비원이 놀란 얼굴로 물었다.“지금 뭐 하는 거죠?”여경이 다급하게 말했다.“아저씨, 부탁 좀 드릴게요. 내일 평일이니까 대표님도 출근하시잖아요. 대표님 보시면 저한테 전화나 문자 한 통만 주시면 안 될까요?”그 말에 경비원이 손사래를 치며 포스트잇을 다시 돌려주려 했다.“안 됩니다. 절대 안 돼요. 이건 회사 규정 위반이라 절대 못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