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좀 보지 말고 조심해요. 이영 씨가 또 금방 더위 먹을 것 같으니까요.”그녀는 유이영을 향해 눈을 깜박이며 말했다.“이영 씨, 제 말 맞죠?”유이영의 얼굴은 붉으락푸르락해지기 시작했다.그야말로 장관이었다.돌아가는 길, 서현주는 역시나 장미연이 보낸 자료를 받았다.그녀는 재빨리 자료를 작성한 후에 다시 장미연에게 보냈다.강혜인이 옆에서 궁금해하며 물었다.“대회가 언제야?”서현주가 대답했다.“다음 달.”강혜인이 의아해하며 말했다.“그렇게나 빨리? 연습할 시간은 충분해?”서현주는 멈칫하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충분해.”전생에 그 힘들던 시절, 그녀에겐 피아노조차 없었다. 피아노 살 돈도 없었고, 딸을 학원에 보낼 돈도 없었다. 그래서 결국 낡은 휴대폰으로 피아노곡을 틀어놓고 바닥에 피아노 건반을 그렸다.그 뒤로는 휴대폰에서 나오는 피아노곡에 맞춰 딸 앞에서 정말로 피아노를 치는 것처럼 연기했다.순수하고 귀여운 딸은 아무리 힘든 환경에서도 까르르 웃으며 열심히 손뼉을 쳐 주었다.그 시절, 땅바닥에 그려놓은 피아노 건반으로 연습하고 딸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는 게 그녀의 유일한 행복이었다.서현주는 정말 오랫동안 연습했다. 자주 연습하다 보니 땅바닥에 작은 구멍이 생기기도 했다.오늘날까지도 그녀는 자기 손가락이 땅에 닳아 굳은살이 두껍게 생겼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지금의 부드러운 손과는 완전히 달랐다.강혜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학교에 피아노가 한 대 있는데 아마 빌릴 수 있을 거야. 그거로 연습해.”서현주가 웃으며 말했다.“너는 참 생각이 깊어.”그녀는 고개를 돌렸다가 자기가 타고 있는 버스가 마침 서점 앞을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그녀의 눈빛은 갑자기 반짝이더니 머릿속에 전에 떠올랐던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서현주는 바로 강혜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다음 역에서 내리자.”강혜인이 의아해하며 말했다.“왜? 집에 도착하려면 아직 30분이나 남았잖아. 무슨 일이라도 있어?”서현주가 신비롭게 말했다.“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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