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주는 서류 가방을 다시 제자리에 놓고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많은 사람이 꿈꾸던 것들을 유이영은 일찍부터 다 가지고 있었다. 집안, 외모, 학력, 직장, 인기까지 다 갖췄고, 연인과 그 가족의 사랑까지도 독차지하고 있었다.인생의 모든 궤적이 완벽하게 사람들 눈에 비친 ‘여자주인공’ 이미지와 맞아떨어졌다.그야말로 신의 총애를 받는 대단한 존재였다.몇몇 사람만 그렇게 말한 게 아니라 친구와 팬을 포함한 많은 사람이 유이영을 여주인공이라 불렀다.보기 드물게 서현주는 마음 한 쪽에 질투심이 생겼다.그녀는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아버지는 연씨 가문의 운전기사였고, 어머니는 연씨 가문의 도우미였기 때문이다.아버지가 아니었다면 평생 연지훈이나 유이영 같은 사람을 절대 만날 수 없었을 것이다.설령 만났다 해도 아버지가 목숨과 맞바꾼 기회였다.아버지가 목숨까지 내바쳤어도 상류사회에 진입하는 건 불가능했다.그녀는 평생 남을 해치려는 마음이 전혀 없었고, 늘 올바르게 살아가면서 나쁜 짓을 한 적도 없었다.그래서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유이영 같이 남을 해치는 사람이 좋은 결말을 맞이할 수 있는지 말이다.그리고 딸의 교통사고도 유이영이 빚어낸 일인데 아무런 벌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가슴이 찌릿해진 서현주는 창백한 얼굴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연지훈이 돌아와 문을 여는 순간, 서현주는 깊게 한숨을 들이마셨다.연지훈이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하게 그녀는 고개를 창밖으로 돌려 천천히 마음을 가라앉혔다.마음을 가다듬은 그녀는 뒷좌석에 있는 과일바구니를 뒤돌아보았다.다 신맛 나는 과일들로 아마 유이영이 입덧을 달래려고 먹으려고 하는 것 같았다.연지훈은 뭔가 급한 일이 있는지 아주 빠르게 운전했다.서현주는 그가 왜 이렇게 서두르는지 알면서도 별말 하지 않았다. 자기도 빨리 돌아가고 싶었기 때문이다.연지훈이 집 밑에 차를 세우자 서현주는 재빨리 차에서 뛰어내렸다.그래서 연지훈이 차를 멈춰 세운 채 전화를 받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비서한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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