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거의 모든 사람이 파티장에 모여 있었기에 휴게실을 지나칠 리가 없었다.즉 다시 담장으로 도망칠 충분한 시간과 공간이 있다는 뜻이었다.서현주는 더 이상 이곳에 머무르지 않고 떠나기로 했다.이때 연채린이 뒤에서 소리쳤다.“서현주! 이런 젠장.”서현주는 신경 쓰지도 않고 문을 열려 했다.그런데 문손잡이에 손이 닿기 직전, 누군가 갑자기 문을 열었다.서현주는 멍한 표정으로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문밖에는 팔짱을 끼고 있는 연지훈과 유이영, 그리고 파티장에 있어야 할 사람들이 서 있었다.그녀는 결국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유이영은 멈칫도 잠시, 마치 그녀를 배려하는 듯 목소리를 낮춰서 말했다.“현주 씨, 이미 간 줄 알았는데 아직도 여기 있었던 거예요?”목소리를 낮추긴 했지만 뒤에 있던 사람들은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절대 그녀를 파티에 참석하지 못하게 했던 연동욱도 말이다.연동욱이 미간을 찌푸리며 진지하게 물었다.“현주야, 넌 왜 여기 있어.”“그러게요. 초대장을 보내지도 않은 것 같은데 어떻게 들어왔을까요.”“연 대표님을 좋아하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인데 당연히 연 대표님한테 달라붙었겠죠.”“이영 씨도 있어서 다행이에요. 아니면 기회를 노렸을지도 모르잖아요.”연동욱이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서현주, 무슨 옷차림이야. 당장 나가. 여기서 창피 떨지 말고.”서현주는 연채린을 놀라게 하려고 일부러 흰 원피스를 입었는데 옷장 깊숙한 곳에서 꺼낸 거라 주름투성이였다.게다가 아까 머리를 헝클어놔서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단정하게 차려입은 상류 인사들 앞에 서 있으니 광대가 된 기분이었다.유이영이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할아버지, 그렇게 말씀하지 마세요. 현주 씨도 요즘 방과 후에 포장마차에서 일하느라고 얼마나 힘든데요. 옷차림 같은 건 그렇게 따질 필요도 없잖아요.”그녀는 서현주를 몹시 걱정하는 듯했으며 눈빛조차 걱정으로 가득했다.유이영의 뒤에서 갑자기 의논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포장마차? 서현주가 포장마차에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