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Bab 161 - Bab 170

477 Bab

제161화

계속 누르다 보니 서현주의 손목이 벌써 뻐근해지기 시작했다.서현주가 조용히 말했다.“이제 많이 시원해졌으니까 저 쫓아내지 말아주세요.”연지훈은 한층 부드러워진 목소리로 알겠다고 했다.서현주가 계속해서 말했다.“그리고 이 마사지 기술은 성동에 있는 마사지 가게에서 배운 거예요. 앞으로는 저한테 찾아오지 말고 그 가게에...”똑똑.“지훈아...”문밖에서 노크 소리는 계속 이어졌고, 사람들의 목소리도 들려왔다.서현주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저 사람들 보내고 채린이를 불러주면 안 돼요?”서현주는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입구를 바라보았다.“지훈아, 이영이 거기 있어?”서현주는 너무 집중한 나머지 연지훈이 손 뻗은 걸 눈치채지 못했다.그러더니 갑자기 그녀의 손목을 확 잡아당기는 것이다.서현주는 연지훈의 차가운 손바닥 온도에 살짝 놀라고 말았다.곧바로 연지훈이 세게 잡아당기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앞으로 넘어졌다.서현주는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악.”앞으로 중심이 쏠려 연지훈의 등에 넘어진 서현주는 연지훈과 너무 가까워져서 그의 볼 온도와 숨소리마저 느낄 수 있었다.너무 가까이 붙어 있어서 서현주의 머릿속은 잠시 새하얘졌다.그제야 정신이 든 서현주는 미간을 찌푸리며 낮은 목소리로 꾸짖었다.“지훈 씨, 뭐 하는 거예요?”방금 비명이 너무 커서 밖에 있는 사람들이 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만약 이대로 들켜버린다면 쫓겨날 것이 분명했다.연지훈은 마사지를 받아서 기분이 너무 좋은지 표정이 아주 편안하고 여유로워 보였다. 그는 검지를 입에 갖다 대면서 말했다.“쉿.”서현주는 바로 입을 다물었고, 노크 소리도 잠시 멈췄다.이때 연동욱의 확신 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지훈아, 지금 이영이랑 같이 있는 거 맞지?”서현주는 연동욱이 자기를 유이영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걸 깨닫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연동욱이 말했다.“파티가 곧 시작되는데 그만하고 나와. 많은 사람이 기다리고 있잖아. 그리고 이영이도 몸조심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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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휴게실 안. 서현주는 연지훈과 2미터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양옆에 축 늘어진 손에 연지훈에게 마사지해주던 느낌이 아직 남아있는 것 같아 조금 적응이 안 됐다.문밖에 말소리가 점점 멀어져서야 서현주의 두근거리던 심장이 점차 차분해질 수 있었다.이때 앞에 있던 연지훈은 또 한 번 이마를 문질렀다.서현주가 목을 가다듬으며 물었다.“이제 됐죠?”연지훈이 간결하게 말했다.“계속해.”서현주는 다가가 연지훈의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말했다.“공짜로 해드리는 거 아니에요.”연지훈은 눈을 감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거절하지 않았다는 건 동의하는 거나 다름없었다.서현주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채린이를 불러주세요. 물어볼 게 있어서 그래요.”연지훈이 물었다.“무슨 볼일이라도 있어?”“그럼요.”말하면서 정신이 딴 곳에 팔려 손에 힘이 풀리자 연지훈이 혀를 차며 말했다.“집중해.”서현주는 어이가 없었지만 그의 요구대로 손에 힘을 주었다.“얼른 채린이를 불러주세요.”연지훈은 여전히 눈을 감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똑똑.노크 소리가 갑자기 울리자 서현주는 또다시 마음이 조여오기 시작했다.그녀는 손을 내려놓고 문 쪽을 바라보았다.“지훈 씨, 안에 있어요?”유이영의 목소리였다.서현주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몰라 할 때 문손잡이가 움직였다.“지훈 씨, 들어갈게요.”호흡이 멈춘 서현주는 재빨리 옷장 뒤에 숨었다.유이영은 휴게실에 들어오자마자 소파에 앉아 눈을 감고 있는 연지훈을 발견했다.“지훈 씨, 안에 있었으면서 왜 대답하지 않았던 거예요?”서현주는 옷장 뒤에 숨은 채 조심스럽게 바깥 상황을 살폈다.이 각도에서는 소파만 보였다.연지훈은 눈을 뜨고 똑바로 앉아서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앉아.”유이영의 발걸음은 어딘가 조급해 보였다.그녀는 테이블 위에 있던 와인잔을 보고 부드럽게 물었다.“술 마셨어요?”연지후는 아까보다 훨씬 좋아 보이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유이영은 익숙하게 연지훈 옆에 앉았고, 두 사람의 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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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하지만 유이영이 연지훈 곁으로 돌아온 이후로 파트너를 데리고 참석해야 하는 자리라면 그 파트너는 유이영일 수밖에 없었다.그래서 유이영이 연지훈의 팔짱을 끼고 나오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연지훈이 유이영에게 보여주는 각별한 관심과 사랑을 다른 사람들은 모를 리가 없었다.하지만 그래도 이 둘에게 잘 보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연지훈뿐만 아니라 유이영에게도 말이다.두 사람은 각자 분야에서 뛰어났고, 젊은 나이에 똑똑하기도 했다.몇몇 사람들은 단지 생각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행동하기도 했다.남자든 여자든 다가가서 말을 건넸다가 결국 쓸쓸하게 돌아와야만 했다.누구나 알 수 있듯이 연지훈과 유이영 사이에는 다른 사람이 끼어들 틈이 없었다.더구나 다가와 말을 거는 남자가 있으면 연지훈은 유이영의 가냘픈 허리를 감싸 안고 소유욕 가득한 눈빛으로 상대방에게 압박감을 주었다.어떤 여자가 연지훈이랑 얘기하려고 다가오면 유이영이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연지훈이 알아서 그녀들을 쫓아냈다.연지훈과 유이영은 이 파티의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모든 사람의 시선을 받았다.두 사람이 하는 행동을 눈여겨보던 사람들은 이 둘 사이가 얼마나 단단한지 알 수 있었다.어떤 귀부인이 다가와서 말했다.“유이영 씨, 두 분 관계가 정말 좋아 보이네요. 부러울 정도예요.”유이영은 연지훈의 팔짱을 낀 채 웃으면서 말했다.“사실 그렇게 좋지만은 않아요.”귀부인이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에이. 연지훈 씨가 유이영 씨한테 얼마나 잘하는지 다 지켜보고 있었는데요, 뭐.”얼굴이 살짝 발그레해진 유이영은 부끄러운 눈빛으로 연지훈을 쳐다보았다.연지훈은 표정이 무덤덤했지만 입가에 미소가 번져있었다.주변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모두 눈치 빠른 사람들이라 당연히 연지훈 입가의 미소를 놓칠 리가 없었다.그래서 연지훈 마음에 드는 말을 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연씨 가문은 독보적인 집안으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막강한 위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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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유이영은 디테일을 잘 살려 불쌍하고 가련한 목소리로 말했다.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절대 싫증 내지 않는 그런 말투였다.그녀는 눈물을 그렁그렁하면서 말했다.“지훈 씨, 저한테 말해줄 수 있어요?”연지훈은 따뜻한 손으로 유이영의 손을 감싸고는 마치 별것 아닌 사람 얘기하듯이 말했다.“서현주.”유이영은 멈칫하고 말았다.“현주 씨였구나.”그녀는 한층 부드러워진 목소리로 말했다.“현주 씨도 왔어요?”연지훈은 고개를 끄덕일 뿐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았다.유이영은 겉으로는 차분함을 유지했지만 마음속에는 소용돌이가 치고 있었다.‘또 서현주야? 왜 자꾸 내 일을 그르치냐고.’유이영은 손톱이 손바닥에 박힐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현주 씨한테 초대장으로 보내지 않은 것 같은데 정말 괜찮은 거예요?”연지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신경 쓸 필요 없어.”유이영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잘 숨어야겠네요. 초대장 없이 온 걸 알면 쫓겨날 수 있으니까요.”휴게실 안.서현주는 소파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기다리고 또 기다렸는데 30분이 지났는데도 아무도 오지 않았다.그녀는 연지훈이 자기 말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건 아닐까 의심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연채린을 부르지 않았다는 생각까지 들기 시작했다.서현주는 미간을 찌푸린 채 머리를 두드렸다.‘내가 왜 지훈 씨가 나를 도와줄 거로 생각한 거지? 멍청하긴. 차라리 내가 내가서 찾는 게 낫겠어.’그런데 막 일어나자마자 밖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문 여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누가 날 몰래 찾는 거야. 얼마나 대단한 말 못 할 사정이 있길래.”바로 연채린이었다.연지훈이 정말 그녀를 불러온 것이다.서현주는 조용히 문 쪽으로 걸어가 휴게실 안 불을 모두 꺼버리고는 문 뒤에 숨어서 연채린 눈에 띄지 않으려 했다.딸깍.연채린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뭐야. 왜 불도 안 켜져 있어. 아무도 없는 거야?”그녀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묻어 있었다.연채린이 스위치를 누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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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서현주가 낮고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날 죽였잖아. 너도 목숨 내놔.”어둡고 고요한 방안에 머리를 풀어 헤친 여자 귀신이 이런 소리를 내자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서현주라도 이런 일을 맞닥뜨리면 무서워했을 텐데 연채린 같이 책임질 줄 모르는 사람은 겁에 질려서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덜덜 떨고 있었다.“아, 아니야.”연채린은 울먹거리며 바닥에 웅크린 채 두 손으로 머리를 꼭 감싸고 고개를 들지도 못했다.“아니야. 난 약 탄 적 없어. 난 그냥 누군가에게 시켜서 그 포장마차 음식을 먹고 배가 아픈 척 연기하라고 시켰을 뿐이야. 절대 약 탔을 리 없어. 사람 잘못 본 거 아니야? 나 아니라고. 다른 사람 목숨 가져가.”연채린은 버둥거리며 몸을 뒤로 뺐다.“서현주. 분명 걔네 음식에 문제가 있었던 거야. 걔 때문에 그렇게 된 거라고.”서현주는 가소로운 미소를 지은 채 다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래서 그 여학생은 정말 네 지시를 받은 거야?”연채린이 울면서 외쳤다.“미안해. 앞으로 다시는 안 그럴게. 다른 사람을 찾아가 봐.”딸깍.휴게실 불이 환하게 켜지자 연채린은 굳어버리더니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앞에 늘어진 머리를 귀 뒤로 넘긴 서현주의 얼굴은 유난히 돋보였다. 미소는 온화하고 아름다웠으며 눈빛도 또렷하고 목소리도 청아했다.“연채린, 놀랐지?”연채린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지면서 일그러지더니 원망과 수치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이를 갈았다.“서현주, 너였어? 분명 우리 오빠가 나를 부른 건데 네가 왜 여기 있어.”서현주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너무 뜻밖이었지?”서현주는 쓰레기 취급하듯이 연채린을 내려다보면서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담이 작아서 다행이야. 별로 놀라게 하지도 않았는데 다 솔직히 말했네?”연채린은 표정이 확 변하고 말았다. 머릿속에는 온통 방금 서현주 앞에서 비굴했던 모습과 그녀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했던 기억뿐이었다.‘이렇게 한심할 수가.’연채린은 미친 듯이 화가 나서 일그러진 얼굴로 서현주에게 덮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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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지금은 거의 모든 사람이 파티장에 모여 있었기에 휴게실을 지나칠 리가 없었다.즉 다시 담장으로 도망칠 충분한 시간과 공간이 있다는 뜻이었다.서현주는 더 이상 이곳에 머무르지 않고 떠나기로 했다.이때 연채린이 뒤에서 소리쳤다.“서현주! 이런 젠장.”서현주는 신경 쓰지도 않고 문을 열려 했다.그런데 문손잡이에 손이 닿기 직전, 누군가 갑자기 문을 열었다.서현주는 멍한 표정으로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문밖에는 팔짱을 끼고 있는 연지훈과 유이영, 그리고 파티장에 있어야 할 사람들이 서 있었다.그녀는 결국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유이영은 멈칫도 잠시, 마치 그녀를 배려하는 듯 목소리를 낮춰서 말했다.“현주 씨, 이미 간 줄 알았는데 아직도 여기 있었던 거예요?”목소리를 낮추긴 했지만 뒤에 있던 사람들은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절대 그녀를 파티에 참석하지 못하게 했던 연동욱도 말이다.연동욱이 미간을 찌푸리며 진지하게 물었다.“현주야, 넌 왜 여기 있어.”“그러게요. 초대장을 보내지도 않은 것 같은데 어떻게 들어왔을까요.”“연 대표님을 좋아하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인데 당연히 연 대표님한테 달라붙었겠죠.”“이영 씨도 있어서 다행이에요. 아니면 기회를 노렸을지도 모르잖아요.”연동욱이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서현주, 무슨 옷차림이야. 당장 나가. 여기서 창피 떨지 말고.”서현주는 연채린을 놀라게 하려고 일부러 흰 원피스를 입었는데 옷장 깊숙한 곳에서 꺼낸 거라 주름투성이였다.게다가 아까 머리를 헝클어놔서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단정하게 차려입은 상류 인사들 앞에 서 있으니 광대가 된 기분이었다.유이영이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할아버지, 그렇게 말씀하지 마세요. 현주 씨도 요즘 방과 후에 포장마차에서 일하느라고 얼마나 힘든데요. 옷차림 같은 건 그렇게 따질 필요도 없잖아요.”그녀는 서현주를 몹시 걱정하는 듯했으며 눈빛조차 걱정으로 가득했다.유이영의 뒤에서 갑자기 의논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포장마차? 서현주가 포장마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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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화

연동욱은 나이 들어 약간 탁한 두 눈으로 압박감을 주면서 서현주를 노려보았다.“서현주, 무슨 짓을 한 거야.”서현주는 주먹을 꽉 쥔 채 차분한 얼굴로 연채린을 바라보았다.“연채린, 너 진짜 나한테 뒤집어씌우려는 거야?”연채린은 아직 아까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해 서현주의 목소리만 들으면 본능적으로 움찔했다.이어 그녀는 고개 들어 서현주가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이때 서현주가 모두가 보는 앞에서 녹음기를 꺼내자 그녀는 표정이 확 변하고 말았다.“안 돼.”서현주가 말했다.“이미 늦었어.”말이 떨어지는 순간 서현주는 이미 버튼을 눌렀고, 녹음기에서 두 사람의 대화 소리가 흘러나왔다.연채린은 표정이 확 변하더니 서현주를 향해 손을 뻗었다.“안 돼.”녹음기 속에는 연채린이 어떤 여학생에게 시켜 강혜인의 포장마차를 모함하게 했다는 사실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사람들은 바보가 아닌 이상 서현주가 여기에 왜 왔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서현주가 친구와 포장마차를 열었는데 연채린이 어떤 여학생에게 포장마차 음식을 먹고 복통이 일어난 척 연기하라고 시켰고, 서현주가 이곳에 나타나 귀신인 척 연채린을 놀라게 한 것도 진실을 털어놓게 하려고 했던 거였다.서현주가 높은 목소리로 말했다.“연채린이 저희를 모함했는데 찾아온 게 잘못된 건가요? 뭐라도 해명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요.”연채린은 화가 나 씩씩거리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서현주는 녹음기를 거두고 연동욱과 연지훈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이제는 됐네요. 결백을 되찾았으니까. 앞으로 할아버지랑 지훈 씨가 채린을 잘 가르쳤으면 좋겠네요. 더 이상 다른 사람을 괴롭히지 못하게.”침묵을 지키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서현주는 계속해서 말했다.연지훈을 바라보았는데 여전히 침착하고 태연한 표정이었다.“그리고 저랑 지훈 씨는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그런 관계가 아니에요. 지훈 씨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지훈 씨한테 있어서도 안 될 감정이 전혀 없거든요.”서현주는 주변 사람들을 살펴보며 차분한 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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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화

여학생은 표정이 확 변하더니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서현주는 일시 정지 버튼을 누르고 웃으면서 말했다.“집안 사정이 좋지 않은 걸로 하는데 어떻게 샤넬 가방을 메고 다니는 거야?”여학생은 입술을 깨문 채 눈을 부릅뜨며 그녀를 바라보다가 입만 뻥긋거리더니 말을 잇지 못했다.서현주는 그녀가 손을 떨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채린이가 사준 거야?”“아, 아니.”서현주는 표정이 점점 굳어지더니 차가워진 눈빛으로 쳐다보며 말했다.“이렇게 멍청할 리가. 돈 받고 일하면서 숨길 생각을 전혀 하지 않다니. 아침부터 샤넬 가방을 들고 오고 말이야. 네가 채린이한테 돈 받은 걸 내가 모를 거로 생각했어?”여학생은 얼굴이 창백해졌지만 일부러 침착한 척 말했다.“난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 난 돈 받은 적 없다고.”어두운 눈빛으로 여학생의 얼굴을 바라보던 서현주는 알 수 없는 압박감을 풍기며 천천히 걸어왔다.“어제 내가 가서 봤는데 꼬치 한 입만 베어 물고 먹지도 않고 토해냈더라고. 맞아?”여학생의 눈빛은 확실히 두려움으로 가득했다.“난 몰라. 아무것도 모른다고.”서현주가 아주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모른다고? 그럼 내가 경찰에 신고하면 어떻게 될까? 뇌물을 받고 우리 포장마차에 위생 문제가 있다고 거짓 폭로하고, 또 꼬치를 한 입도 안 먹었다는 게 드러나면 너는 명예훼손과 사기죄로 감옥에 가야 해. 증거를 찾아내는 건 너무 쉬워. 경찰이 너나 너희 부모님 은행 계좌를 뒤졌다가 출처 모를 큰돈이 들어왔다는 게 밝혀지거나, 현장 CCTV를 확인해서 네가 꼬치를 먹지 않았다는 게 밝혀지면 진상이 드러날 거야.”여학생은 순간 새하얗게 질린 표정으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눈빛에는 두려움과 무력감이 가득했다.서현주가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채린이는 네가 어떻게 될지 생각도 하지 않고 너한테 시켰어. 그래도 걔가 시키는 대로 할 거야?”여학생은 잠시 멍때리다가 벌떡 일어나 서현주의 손을 잡으면서 말했다.“내가 잘못했으니까 제발 경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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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강혜인이 손뼉을 치며 말했다.“아, 생각난 거 있어. 그걸 뭐라고 하지? 전혀 그렇지 않은 외모에 젊은 영혼을 가지고 있달까?”서현주는 결국 웃음을 참지 못했다.“뭐라는 거야. 그렇게 진지해도 되는 거야?”강혜인은 더 말하려 했지만 서현주가 그녀를 말렸다.“됐어. 그만해. 곧 수업 시작하니까 그만 좀 떠들어.”비록 진상이 밝혀졌지만 이번 사건은 포장마차에 분명 영향이 있을 거였다.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손님이 많아서 강혜인은 꽤 만족했다.루체 피아노 콩쿠르 주최 측에서는 대회 일주일 전 참가선수 명단을 발표했는데 서현주는 맨 마지막 줄 맨 끝에 있었다.강혜인은 이 대회가 서현주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기에 굳이 포장마차에 와서 돕지 말고 대회 준비에 집중하라고 했다.참가 명단이 발표되자 온라인에 꽤 뜨거운 토론이 벌어졌다.주로 유이영에 관한 이야기였다.유이영이 참가하는 대회는 항상 주목받았다. 피아노계 천재 소녀로 불려서가 아니라 대회에 참가한 이후로 한 번도 3위 밖으로 밀려난 적 없기 때문이다. 3위를 차지한 것도 극히 드문 일이었다.참가선수 명단이 막 발표되자 온라인에는 누가 과연 최종 챔피언이 될지 투표하는 열풍이 일어났다.의심할 여지 없이 유이영은 가장 인기 있는 선수로 득표수가 훨씬 앞섰다.서현주는 투표 결과를 확인하다 제일 마지막 줄에서 자기 이름을 발견했다. 이름 옆에는 10표도 채 안 되는 득표수가 있었고, 수십 표를 받은 다른 선수들과 비교하면 처참할 정도였다.서현주는 차분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내려놓고는 피아노 건반 위에 손을 올려놓았다.이때 익숙한 선율이 피아노에서 퍼져 나왔고, 서현주는 눈을 감고 있었다.이 곡에 대한 익숙함 정도는 깊이 생각할 필요도 없이 눈을 감고 완성할 수 있을 정도였다.음정은 부드럽지만 애처롭고 분노에 차 있었다.이 곡은 유이영의 곡이 아니라 고지현의 ‘갈망’이었다.연주가 끝나고 아직 눈을 뜨지도 않았는데 귓가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혹시 유이영의 ‘사랑의 연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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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기은세가 보지 못하는 각도에서 서현주의 표정은 이미 차가워져 있었다.서현주가 한참 동안 반응하지 않자 기은세는 그녀의 속마음을 맞췄다고 더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내 말 맞지. 그렇지?”기은세는 팔짱을 끼고 거만하게 턱까지 쳐들었다.“서현주, 자만하지 말고 대회를 얼른 포기하는 게 좋을 거야.”이때 서현주가 한쪽 다리를 내밀자 기은세는 예상대로 그녀의 발에 걸리고 말았다.“악.”서현주는 재빨리 다리를 거두고 한쪽으로 물러났다. 기은세가 넘어지면서 피아노 건반을 누른 바람에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기은세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서현주는 마치 자기랑 상관없는 일인 것처럼 가만히 서서 기은세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울부짖는 모습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살짝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담담하게 말했다.“그만 말하고 길이나 잘 봐. 더 이상 넘어지지 않는 게 더 중요한 일이야.”기은세는 바닥에 엎드려 주먹을 땅을 내리치며 이를 악물고 서현주를 노려보았다.“서현주, 두고 봐.”서현주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기다리고 있을게.”그러고선 뒤돌아 이곳을 떠났다.루체 피아노 콩쿠르가 시작되기 전에 학교에서는 또 월간 모의고사가 있었다.의심할 여지 없이 서현주는 다시 한번 압도적인 차이로 1등을 차지했다.그 후로 그녀는 5일간 휴가를 냈는데 마침 루체 피아노 콩쿠르 기간과 딱 맞아떨어졌다.대회는 예선과 본선, 그리고 결승으로 나뉘었다.예선에서 절반이 탈락하고, 본선에서 도 절반이 탈락했으며 남은 사람들은 1, 2, 3등을 다퉈야 했다.루체 피아노 콩쿠르는 시내 중심에 있는 6성급 호텔에서 열릴 예정이었다.이번 대회는 주최 측에서 아주 넉넉하게 지원해서 선수마다 킹 베드룸에서 지낼 수 있었고, 그에 따른 비용을 전혀 부담하지 않아도 되었다.지난 대회와 다른 대접에 선수들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이번 대회는 6성급 호텔뿐만 아니라 정성스러운 과일과 세심한 서비스도 함께 제공했다.사실 서현주는 연지훈이 유이영과 함께 호텔에 왔을 때 전혀 놀랍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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