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연승재의 얼굴이 굳어졌다.“너 지금 뭐라고 했냐?”서현주는 더 이상 그들과 얽히고 싶지 않아 몸을 돌렸다.“늦었어요. 이제 잘래요.”그녀는 엄진경까지 밀어내며 문을 닫았다. 문이 닫히는 순간, 연승재의 목소리가 들렸다...“형, 이영 누나가 계속 기다리고 있어요. 얼른 누나한테 가봐요. 서현주 쟤 방해하지 못하게 내가 지킬게요.”연지훈이 대답했다.“그래, 알았어.”침대에 누운 서현주는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은행 계좌 잔액을 확인했다.아버지의 유산과 연씨 가문에서 그동안 생활비로 보내준 돈, 비록 많지는 않지만 몇 년 동안 공부하고 방 하나 구하기엔 충분했다.서현주는 실행력이 강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즉시 집 구하는 앱을 검색했고 잠들기 전 부동산에 연락해 내일 하교 후 집을 직접 보러 가겠다고 약속했다.개학 이틀째, 서현주의 하루는 평온했다. 아마도 연채린이 아직 병원에 입원 중이어서 몇몇 따까리들도 감히 서현주에게 도발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듯싶었다.다만 하교 시간에 따까리 중 한 명이 갑자기 그녀의 어깨를 툭 치고 음흉한 목소리로 말했다.“서현주, 너무 잘난 척하지 마.”서현주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늘 집을 두 곳이나 더 보러 가야 하니까.고3은 밤 10시까지 야간 자율 학습을 해야 한다. 서현주가 학교를 나섰을 때는 이미 밤이 깊었다.그녀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학교를 나섰다. 한길 내내 아무런 이상도 없었지만 좁은 골목길로 접어드는 순간, 뒤에서 성급한 발소리가 들려왔다.서현주는 불길한 예감이 들어서 재빨리 도망쳤다. 이윽고 뒤따르던 사람들이 더는 숨지 않고 대놓고 소리쳤다.“당장 쫓아가.”“저년이 생각보다 빨리 뛰네.”찰싹.별안간 누군가가 서현주에게 귀싸대기를 날렸다. 순간 그녀는 귀가 다 멍해졌다.서현주는 두 손으로 옷깃을 꽉 움켜쥐었다. 여러 손이 자신의 몸을 더듬으며 돌파구를 찾으려는 듯했다.“이 년, 진짜 어리네. 아직 남자랑 안 해봤나 봐?”“오늘 한번 짜릿하게 해줄게.”서현주는 온몸이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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