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훈은 시선을 올리고 짙은 눈동자로 연동욱의 흐릿한 두 눈을 바라봤다.이에 연동욱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어쨌거나 현주는 우리 집안 사람이 아니잖니. 넌 늘 우리 집안부터 생각해야지, 외부인이 아니라...”연지훈은 눈을 가늘게 떴다.한편 연동욱은 시선을 거두고 창가 쪽을 바라봤다.“아쉽다면 네가 다시 데려와도 좋아.”그의 예상대로 연지훈은 이 제안을 거절했다.누구나 알다시피 서현주와 연씨 가문이란 마치 서현주와 유이영의 관계와 같았다.연지훈은 오직 유이영만, 그리고 연씨 가문만 선택할 것이다.그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고 또 무엇을 해나가야 하는지 너무 잘 안다.이 또한 연동욱이 그를 신뢰하는 이유였다.유이영의 배경은 서현주보다 훨씬 뛰어났고, 연지훈에게 줄 수 있는 도움도 서현주가 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컸다.감정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유이영은 서현주보다 훨씬 우위에 있었다.연동욱이 손을 내저었다.“가봐 이제. 내 독서에 방해하지 말고.”연지훈은 자리를 물러났다.이때 가정부가 그의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섰다.“어르신, 서현주 씨 방 안의 물건들을 계속 옮길까요?”연동욱은 잠시 침묵했다.“옮겨. 지훈이 의견은 무시해도 돼.”가정부가 대답했다.“네, 알겠습니다.”엄진경이 따뜻한 우유를 들고 안으로 들어왔을 때 서현주는 의외로 연지훈의 전화를 받았다.그녀는 엄진경이 건네준 우유를 받으며 수신 버튼을 눌렀다.서현주의 목소리는 매우 차분했다.“무슨 일이세요?”연지훈이 나직이 물었다.“어디야?”서현주가 대충 얼버무렸다.“밖이요.”연지훈의 목소리가 더욱 낮아졌다.“밖에 어디?”이에 서현주가 피식 웃었다.“설마 나더러 돌아오라고 하는 건 아니죠? 내가 보고 싶어졌어요?”그녀는 일부러 연지훈을 역겹게 만들려 했다. 연지훈은 늘 자신을 향한 그녀의 호감을 혐오했으니까.남녀 관계에 있어서 유이영에게는 넘칠 만큼 애정 표현을 하면서도 서현주에게는 쌀쌀맞기 그지없었다.서현주는 이 남자와의 통화가 너무 싫어서 일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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