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요한이 입꼬리를 올리며 단호하게 말했다.“저는 현주의 남자 친구입니다.”정적이 잠깐 흘렀다가 순식간에 거실 전체가 술렁거렸다.사람들의 눈빛이 변했고 놀람, 호기심, 호감, 오지랖까지 뒤섞인 복잡한 표정들이 서현주와 안요한을 향했다.안요한이 서현주를 위해 앞장서는 모습은 정말 멋있었고 그의 행동에 서현주는 꽤 감동했다.그런데 그녀는 곧바로 안요한을 발로 차버리고 싶었다.사람들의 눈빛이 점점 이상한 기색을 띠기 시작하자 서현주는 잽싸게 안요한을 옆으로 끌어당기고 조미나에게 말했다.“또 물어보고 싶은 거 있어요?”조미나는 숨을 들이쉬고 이를 악물었다.“혹시...”“서현주.”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모두가 그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지금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그게 누구의 목소리인지 절대 모를 리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본능적으로 옆으로 비켜 길을 터주었다.서현주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고 연지훈은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감정이 없는 표정, 꾹 다문 입매, 차갑게 가라앉은 눈빛, 그의 옆에 유이영이 팔짱을 낀 채 나란히 서 있었고 뒤에 다섯 살짜리 남자아이가 연지훈의 다리를 끌어안고 있었다.그 아이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경계하는 눈빛으로 서현주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들이 언제부터 여기 있었고 어디까지 보고 들었는지 알 수 없었다.서현주는 담담하게 인사했다.“연 대표님, 사모님, 안녕하세요.”유이영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현주 씨가 남자 친구까지 데리고 왔다면서요? 혹시 오늘 할아버지께 소개드리려고 데려온 거예요?”저택 거실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다시 서현주에게 쏠렸고 서현주는 미소를 짓고 있는 유이영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유이영이 그렇게 말한 의도는 너무 뻔했다. 그녀는 예전부터 서현주가 연지훈에게 미련이 있을까 봐 경계했다. 그런데 오늘 서현주가 ‘남자 친구’까지 데리고 왔으니, 그녀는 속이 다 놓였을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서현주가 연지훈을 뺏어갈 걱정은 없을 테니.서현주는 눈썹을 살짝 올리고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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