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훈의 목소리는 머리 위에서 들려오는 듯했고, 정말 가까이 있는 듯했다. 그녀의 주위에는 연지훈의 강한 기운이 가득했고, 코끝에 그의 냄새가 전해지면서 온몸에 거부반응이 일어나기 시작했다.눈을 꼭 감고 이를 악물고 있는 그녀는 온몸의 세포들이 당장이라도 도망치라고 소리치는 것 같았다. 한때는 갖고 싶었던, 하지만 지금은 쳐다보고 싶지도 않은 그의 품에서 멀어지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서현주는 곧 미친 듯이 그를 밀쳐내면서 주먹으로 그의 가슴팍을 때리기 시작했다.“지훈 씨, 이거 놔요.”연지훈은 아무 말 없이 더 세게 그녀를 끌어안았다.서현주는 있는 힘껏 그의 가슴팍을 내리쳤지만 연지훈은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그녀는 힘겹게 고개 들어 연지훈의 날카롭고 각진 턱선과 우뚝 선 콧대를 바라볼 뿐이다.연지훈은 그녀를 보지도 않고 행동으로 자기 허락 없이는 절대 떠날 수 없다고 말해주고 있었다.서현주는 아무리 발버둥 쳐도 연지훈 품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고, 온 힘을 다해 주먹으로 때려도 연지훈은 여전히 아랑곳하지 않았다.“지훈 씨, 미쳤어요? 이거 놔요.”넓고 조용한 공항 안에 서현주의 목소리가 마치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서현주는 굳이 쳐다보지도 않고 공항 안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그녀를 쳐다보고 있다는 걸 눈치챌 수 있었다.엄진경과 강혜인은 고래고래 욕설을 퍼부었고, 그녀들의 말투는 서현주의 말투보다 훨씬 더 험악하고 가차 없었다.늘 온화하기만 하던 강혜인의 할머니조차 나서서 말했다.“젊은이, 그러지 말고 얼른 그 손 놔.”하지만 연지훈은 뻔뻔하게도 계속 그녀를 꽉 붙잡은 채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화가 나서 눈까지 충혈된 서현주는 그가 왜 자신을 놓아주지 않는지 몰랐다.정말 몰랐다.서현주가 이를 꽉 깨물면서 말했다.“지훈 씨, 이거 놔요.”연지훈은 갑자기 고개를 숙이더니 차갑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다 때렸어?”서현주가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도대체 뭘 어쩌려고요.”연지훈은 아무런 대답도 없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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