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주는 소지욱이 간 쪽과 반대 방향으로 달렸다.여기는 SVIP 전용 구역이라 사람도 거의 없고 분위기도 조용했다. 오직 몇몇 노출이 심한 차림의 여종업원들만이 룸 사이를 오가고 있었다.헝클어진 몰골의 서현주는 자연스레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밖에 없었다.아무리 다급해도 오는 발소리가 들릴 때는 늘 구석에 몸을 숨겼다.연지훈은 엘리시움의 공동 창립자 중 한 명이었다. 다만 업무가 워낙 많아 대부분의 운영은 다른 창립자들에게 맡긴 상태였다.결국 엘리시움 안의 사람들은 거의 다 연지훈 쪽 사람이라는 것이다.만약 종업원들에게 들킨다면 자신을 다시 잡아다 바칠지도 몰랐다.종업원 몇 명이 지나가길 기다렸다가 서현주는 조심스레 구석에서 나왔다.손님들이 드나드는 큰길 대신, 계단 쪽의 좁은 통로를 골랐다.계단 손잡이에 손을 얹는 순간, 등 뒤에서 여자의 머뭇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누구야?”서현주는 어깨에 걸친 얇은 담요를 꼭 움켜쥐고 심호흡을 한 뒤 문 손잡이를 확 틀어 열었다.곧장 나가려던 찰나, 담요가 뒤에서 낚아채듯 벗겨졌다.“너 서현주지?”여자의 목소리는 점점 더 확신에 찼다.“돌아가. 연 대표님이 아직 널 보내주지 않으셨어.”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서현주는 담요를 돌려받을 겨를도 없이 달아났다.뒤에서 갑자기 여러 사람의 급박한 발소리가 몰려왔고 중년 여자의 호통이 뒤따랐다.“붙잡아! 연 대표님이 아직 보내주지 않았어!”사람들에게 짓눌려 무릎 꿇린 순간, 서현주의 머릿속은 하얗게 비었다.또각, 또각, 또각...눈앞에 반짝이는 검은 구두 한 켤레와 높은 굽의 하이힐이 멈춰 섰다.얼굴을 들자 서현주는 연지훈의 깊게 가라앉은 눈빛과, 유이영의 웃는 듯 아닌 듯한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했다.유이영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눈살을 찌푸렸다.“현주 씨, 왜 이래요... 소 대표님이 현주 씨 힘들게 한 건 아니죠?”서현주는 헐떡이며 연지훈을 노려봤다.“소 대표님은 이미 갔어요. 또 나한테 뭘 하고 싶은 건데요?”연지훈의 눈빛은 차갑게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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