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살, 한창 빛나야 할 나이인데도 그녀의 얼굴은 이미 탄력을 잃은 듯 주름이 가득했고 도저히 24살 여자라 보기 힘들었다.삶은 어디서든 고단했지만 품에 안은 친딸만이 유일한 위안이었다.연하나는 그녀 품에서 곤히 잠들어 있었다. 반쯤 감긴 눈이 사랑스럽고 섬세한 이목구비가 아주 예뻤다.그 광경을 본 서현주의 눈이 순간 크게 휘둥그레졌다.“내려! 얼른 내려!”그녀는 죽어라 외쳤다.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내리라고! 제발 내려!”하지만 ‘서현주’도 ‘연하나’도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그때, ‘쾅’하며 한 대의 트럭이 돌진해왔다.‘서현주’와 ‘연하나’가 타고 있던 택시는 산산조각이 났다. 유리 파편이 사방으로 튀고 휘발유가 천천히 흘러나왔다.“하나야!”익숙하고 처절한 목소리가 미친 듯 울부짖었다.너무도 기막힌 우연이었다. 마치 연하나가 서현주 대신 화를 막아선 것 같았다.사고가 난 뒤, 서현주는 온몸에 긁힌 상처만 있었지만 연하나는 중상을 입어 즉각 치료가 필요했다.‘서현주’가 연하나를 안고 차에서 기어 나오는 순간, 허공에 떠 있던 서현주는 벼락을 맞은 듯 멍해졌다.그녀는 어렴풋이 기억해냈다. 사고 현장에 마침 지나가던 구급차가 있었다는 걸.주위를 둘러보니 아니나 다를까 구급차가 도로변에 멈춰 있었다.서현주는 급히 그쪽으로 날아가 문이 열리는 순간 의사와 간호사를 향해 소리쳤다.“저기 환자 있어요! 위험해요, 어서 먼저 구해주세요, 제발 먼저 구해주세요!”하지만 그들은 당연히 그녀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 정해진 동선대로 그들은 스트레처를 긁힌 자국만 남은 벤틀리 쪽으로 끌고 갔다.서현주는 그제야 보았다.연지훈이 얼굴을 굳게 한 채, 무릎만 조금 까진 아들을 안고 나오는걸.거의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안 돼, 제발, 제발 우리 아이 먼저 살려줘요. 곧 죽어버린다고요, 제발요!”서현주는 연지훈 곁으로 다가가 울며 손가락으로 박살 난 차를 가리켰다.“지훈 씨, 저기 좀 봐요! 저기 지훈 씨 딸이 있어요, 지훈 씨 딸이 죽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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