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서정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아 그저 빨리 이 자리를 뜨고 싶었다.“대표님, 상황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 같으니 저희 먼저 가도 될까요?”“이 일과 상관없는 사람은 가도 돼.”성유준은 한 손을 소파 옆에 얹고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끼운 채 태연하게 앉아 있었다.“하지만 심서정 씨는 안되지.”그 목소리에 담긴 싸늘함에 심서정은 등골이 오싹해져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동시에 후회가 밀려왔다. 오늘 성유준이 행사에 참석할 줄 알았더라면 온채아에게 손을 댔을 리가 없다.‘무서워... 표정이 살벌하네...'주율천은 성유준의 적대적인 태도를 눈치채고 심서정의 앞을 가로막으며 그를 바라봤다.“무슨 뜻이야?”“네가 직접 말했잖아. 온채아를 대신해서 나설 거라며?”성유준은 무심하게 담뱃재를 털며 성일에게 눈빛을 보냈다.단번에 그 뜻을 알아챈 성일은 성큼성큼 밖으로 나가 호텔 직원 두 명을 끌고 들어와 심서정 앞에 던졌다.“심서정 씨, 저희 아가씨가 대체 뭘 잘못했길래 이렇게까지 공들여서 해치려 하신 겁니까?”호텔 직원의 얼굴은 확인한 심서정은 또다시 몸을 덜덜 떨었다.‘어떻게 된 거지? 난 분명히 CCTV를 없앴는데? 짧은 시간에 이 모든 걸 알아냈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성유준의 등장으로 인해 심서정의 모든 계획이 틀어지고 말았다.그럼에도 그녀는 애써 침착함을 유지했다.“무슨 말씀이신지 전 잘 모르겠네요.”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 그들의 의도를 알아챈 주율천이 눈살을 찌푸리며 단호하게 말했다.“성 비서, 뚫린 입이라고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되지.”“증인까지 데려왔는데 묻지도 않고 심서정 씨 편부터 드시는 겁니까?”성유준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싸늘하게 주율천을 바라봤다.“채아랑 결혼하기 전에 나한테 뭐라고 했는지 기억나?”주율천은 순간 멈칫했다. 사실 성유준은 두 사람의 결혼을 극구 반대했다.하지만 그때의 주율천은 아내가 절실히 필요했고 온채아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기에 더 나은 선택지를 찾을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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