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을 듣는 순간, 민은하는 눈을 부릅뜨며 분노로 치를 떨었다.“너 지금 말한 거, 진짜야?”‘이혼 절차도 채 끝나지 않았는데 대놓고 우리 주씨 가문을 배신했다고? 율천이는 그것도 모르고 있었단 말이야?’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었다. 민은하는 애초에 자신이 온채아를 어떻게 몰아세웠는지, 자기 아들놈이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는 싹 잊은 채 오직 배신당했다는 사실에만 분노가 가득했다.만약 온채아가 아직 이 집을 떠나지 않았다면, 주율천이 그렇게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본성이 어디서 유래했는지 금방 알아챘을 것이다.그건 유전자의 깊은 곳에 각인된, 본능 같은 것이었다.한편 심서정은 민은하가 자신의 말을 그대로 믿었다는 걸 직감하고는 입꼬리를 천천히 끌어올렸다.“제가 왜 어머님께 거짓말을 하겠어요? 지난번 경원에 갔다가 제 눈으로 똑똑히 봤어요. 어머님은 모르셨겠지만 성 대표랑 온채아, 맞은편 집에서 살고 있더라고요.”그 말에 민은하의 이마에는 붉은 핏줄이 뚜렷이 떠올랐다.“그게 동거랑 뭐가 달라!”‘이혼 증명서 도장도 채 마르기 전에 벌써 성유준에게 들러붙다니.’이런 이야기가 소문이라도 나면 사람들 입방아에 오를 건 결국 주씨 가문이었다.심장이 벌렁거리며 숨결이 가빠졌고 그녀의 눈빛은 점점 싸늘하게 가라앉아갔다.“그래서 그렇게 서둘러 이혼하려 했던 거구나. 언제 들킬지 모르니까, 자기가 바람피운 거 들킬까 봐 무서웠던 거지!”그제야 모든 퍼즐이 맞춰지는 듯했다.온채아는 상처받고 떠난 게 아니었다. 처음부터 새 남자를 염두에 두고 철저히 계획을 짰던 것이다.‘그렇다면 지난번 정다슬 문제로 찾아와서 왜 그렇게 빌었던 거지?’그 의문이 스쳐 지나갔지만 이미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은 그녀는 그 사소한 이물감을 깊이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그런데 그때, 심서정의 눈이 한순간 멍해졌다.“이혼이요? 누가 누구랑 이혼했단 말씀이세요?”겉보기엔 순진하게 묻는 듯했지만 그녀의 심장은 이미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무슨 대답이 나올지, 이미 예감하고 있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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