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율천은 온채아 때문에 마음이 아팠다.하지만 정작 온채아 마음속에는 아무 물결도 일지 않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누구에게나 부드럽고 온순한 성격처럼 보이지만, 사실 온채아는 한번 내린 결정을 번복하지 않는 편이다. 지난 3년 동안 주율천은 단 한 번도 온채아의 아픔을 진심으로 헤아려 준 적이 없었다.그러니 이제 와서 이런 마음, 더는 필요 없었다.병원을 나설 때가 되자 하늘이 희미하게 밝아지고 있었다.기사가 차를 몰고 올 동안, 주율천은 입고 있던 코트를 벗어 온채아의 어깨 위에 걸쳐 주었다.“경원 아파트까지 데려다줄게.”이 병원은 시내와 떨어진, 아주 외진 곳에 있었다.이런 시간에는 택시를 부르기도 쉽지 않았다.밤새 끌려다니며 체력이 완전히 소진된 온채아는, 더 이상 버티고 싶지 않았다.“그럼 부탁할게요. 고마워요.”온채아 말투에 스며 있는 차가운 거리감을 느끼자, 주율천의 가슴은 죄책감으로 더 묵직해졌다.“우리는 부부야. 이런 건 원래 내가 해야 하는 일이지.”그러나 예전의 주율천은 한 번도 그 책임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심서정을 위해서라면, 몇 번이고 온채아를 혼자 두고 뒤돌아보지도 않고 떠났다. 그 장면들이 떠오를수록, 주율천의 가슴은 숨도 쉬기 힘들 만큼 꽉 조여 왔다.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됐는지, 무슨 말로 설명을 시작해야 할지조차 막막했다.‘내가 다른 사람을 너라고 믿어 버렸기 때문에, 그래서 너한테 그렇게 잔인하게 굴었던 거야.’이런 변명은, 온채아는커녕, 주율천 스스로 들어도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차에 오른 뒤, 온채아는 여전히 경계심을 풀지 못했다. 하지만 경원 아파트까지는 거리가 꽤 있었고, 이미 저녁 내내 버텨 온 탓에 신경이 풀리자마자 피로가 한꺼번에 밀려왔다. 창가에 머리를 기댄 채 앉아 있던 온채아는 결국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주율천은 온채아가 잠에 든 것을 바로 눈치챘다.오른손은 여전히 문 옆 손잡이를 꼭 붙들고 있었고, 몸은 가능한 한 차 문 쪽으로 붙여 두었다. 마치 주율천과의 보이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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