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제 와서 빌어? 나 임신했어!: Chapter 281 - Chapter 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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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1화

정다슬이 한 손으로 손가락 하트를 만들며 말했다. “내가 널 사랑하는 마음이야.”“...”예상치 못한 촌스러운 애교에 온채아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래. 그래. 이제 안심하고 가서 잘 수 있겠지?”그녀는 정다슬이 너무 졸려서 힘들어하고 것을 이미 알아챘다. 하지만 자정이 되는 순간에 맞춰 생일 축하 인사를 하기 위해 억지로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정다슬이 그녀의 팔을 끌어안으며 말했다. “오늘 밤은 생일인 너와 같이 자고 싶어.”한의원에서는 수년 동안 온채아의 생일에는 진료 예약을 잡지 않았다.온채아는 잠에서 깬 후 한참을 침대에 누워 있다가 정다슬과 함께 집을 나섰다. 한 명은 연구소로, 한 명은 법률 사무소로 향했다. 각자 맡은 일을 하기 위해서였다.온채아는 정다슬, 강태무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며 생일을 보내기로 약속했다.낮에는 집에 있어도 딱히 할 일이 없었기에 차라리 출근하기로 했다.강태무는 온채아가 연구소에 온 것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 “역시 네가 얌전히 집에서 쉬지 않을 줄 알았어.”“프로젝트를 빨리 끝내고 싶어서 왔죠.”온채아는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가방과 겉옷을 정리한 후 실험대로 걸어갔다.점심때, 그녀는 강태무와 함께 아래층에서 간단히 식사하고 돌아왔다. 임지연이 연구소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임지연은 온채아를 멀리서 보고 환하게 웃으며 선물 가방을 흔들어 보였다.온채아는 성큼성큼 다가갔다. “이건 뭐예요?”“생일 축하해.”임지연은 미소를 지으며 다정하게 선물 가방을 그녀의 손에 건네주었다. “선물이야.”온채아는 안에 명품 가방이 들어 있는 것을 한눈에 알아보고 거절하려 했다. “선물이 너무 고가인데요.”“내 생일 때 네가 비슷한 선물을 보내주면 되잖아.”임지연은 개의치 않고 그녀의 말을 잘랐다. 가느다란 눈썹을 살짝 추켜세우며 노련하게 말했다. “난 우리가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친구란 건, 오늘은 네가 내 도움받고 내일은 내가 네 도움을 받는 그런 거잖아.”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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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화

온채아는 솔직하게 말했다. “저도 잘 몰라요.”임지연은 놀라 그녀를 바라보았다. 온채아가 이 일의 중요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자 그녀는 덧붙여 일깨워주었다.“자존심 강한 분이라서 네가 이혼했다는 사실을 최대한 빨리 알려주는 게 좋아.”그렇지 않으면 언젠가는 큰 문제가 터질 것이다.임지연은 성유준이 인내심이 뛰어난 사람이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온채아도 자신과 성유준의 관계를 몇 마디로 임지연에게 다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어요.”하지만 임지연은 성유준의 자존심만 알고 있었다.온채아의 자존심은 알지 못했다.성유준에게 일부러 찾아가 무턱대고 이혼했다고 말하는 것은 온채아에게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온채아에게는 그것이 마치 성유준에게 자신을 모욕할 기회를 주는 거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임지연은 이런 일에 더 이상 관여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와 온채아는 현재 기껏해야 평범한 친구 사이였다.게다가 이 정도 말을 하기까지 그녀는 오랫동안 스스로 마음을 다잡아야 했다.비록 약혼을 포기했지만 지난 몇 년 동안의 집착을 생각하면 여전히 코끝이 찡해났다.“그래. 바쁠 테니 시간 더 뺏지 않을게.”임지연은 그들의 프로젝트팀이 계속 일정을 맞추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임지연이 돌아간 후, 장현택이 연구소 문을 노크하고 들어와 웃으며 온채아 곁으로 다가갔다.“일은 할 만합니까? 제가 한의학과 팀에서 믿을 만한 사람 두 명을 더 보내줄까요?”“괜찮아요.”온채아는 무슨 뜻인지 알겠다는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약물이 확실하게 개발되기 전에는 다른 사람들도 저를 신뢰하지 않을 거예요.”그럴 바에는 차라리 없는 게 낫다.사람을 추가하더라도 한재혁 일원들처럼 돕지는 않고 진도만 늦추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게 좋다. 잘못하면 심서정에게 이용당할 기회만 줄 수도 있었다.달통 의료.여비서가 옆에 서서 방금 받은 소식을 심서정에게 알렸다. “심 대표님, 방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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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화

“저 늙은 할망구!”“분명히 협력하는 일인데 매일 사람을 보내서 감시하고 경계하고 있다니.”“두고 봐라.”“약물을 손에 넣게 되면 곧바로 다른 제약 회사에 팔아버릴 것이야. 늙은 할망구가 당장 분통 터져 죽는 꼴을 보고 말 거야.”어차피 그때가 되면 누구와 협력하든 심서정은 이 약물의 유일한 개발자가 될 것이다.“그러면 늙은 할망구도 감히 나를 쉽게 건드리지 못할 거야.”“온채아는...”성공해서 명성을 얻으면 실패한 사람 하나쯤 쥐고 흔드는 것은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연구실에서 허리도 제대로 펴지 못할 만큼 바쁜 온채아는 자신의 연구 결과물이 아직 개발 단계에 있는데도 뒤에서 이미 누군가 이 정도까지 상상하고 있다는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오후 5시, 강태무는 손을 씻으며 온채아를 향해 웃었다. “이제 퇴근하자. 나머지는 실험 데이터가 나와야 진행할 수 있어.”“그래요.”온채아는 방긋 웃으며 대답하고는 장갑을 벗고 손을 씻었다.옆에 있던 전윤호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 “온 팀장님, 강 원장님, 두 분은 일하실 때 호흡이 정말 잘 맞으시는 것 같아요.”마치 수년 동안 함께 싸워온 전우처럼 말이다.강태무는 매우 편하게 농담을 던졌다. “온 팀장님한테 물어봐. 내가 몇 년 동안이나 보조해 왔는지? 이 정도 눈치는 있어야지.”온채아는 눈썹을 치켜 올리며 회상했다. “4년?”그들이 알게 된 것은 여승운이 다리를 놓아주었기 때문이다.만난 그날부터 여승운은 강태무에게 그녀를 많이 따르며 배우라고 못을 박았다.강태무는 군말 없이 그녀를 오랫동안 따라다니며 배우다가 나중에 우연히 온채아가 여승운의 전설적인 수제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올해로 5년째죠.”강태무는 웃으며 외투를 집어 들면서 그녀의 외투도 함께 챙겼다. “가자. 더 늦으면 차 막힐 거야.”오늘 저녁은 강태무가 예약한 식당으로 가기로 했다.그는 매우 세심하고 여자들의 마음을 잘 아는 편이었다. 이번에는 레스토랑이 아닌 예쁜 음식이 많은 곳으로 예약했다. 대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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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화

“주 대표님.”온채아가 입을 열기도 전에 정다슬이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멀리서 가까이 다가왔다. “기회는 채아가 대표님한테 여러 번 드렸어요.”“나중에 채아랑 계속 얘기할 기회를 얻고 싶다면 일단 채아를 저희와 함께 생일 보내게 해주는 게 어떨까요?”“지난 3년 동안 채아의 생일은 늘 저랑 강 선배가 같이 보냈어요. 대표님이 챙겨준게 아니었잖아요.”정다슬의 뜻은 주율천이 뭐라고 이제 와서 온채아가 주율천의 말을 들어야 하냐는 것이다.주율천이 계속해서 이렇게 강제적으로 밀어붙인다면 그저 모르는 사람으로 남게 될 뿐이다.주율천은 꽉 쥐었던 주먹을 살짝 풀고 세 사람을 훑어보며 말했다. “셋이 같이 보낸다고?”“당연하죠.”정다슬은 온채아의 어깨를 감싸안고 가식적인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채아는 선을 지킬 줄 알아요. 강 선배는 그저 선배일 뿐인데 어떻게 단둘이 생일을 보내겠어요?”주율천과는 다르다. 그는 예전에 걸핏하면 형수와 단둘이 몰래 만났다.명절마다 다 챙기면서.심지어 결혼기념일에도 형수와 함께 있고 싶어 했다.주율천도 바보가 아니라서 정다슬의 말뜻을 알아들었다. 그녀는 온채아의 가장 친한 친구이고 주율천이 과거에 저지른 어리석은 일들을 다 알고 있었다.주율천은 온채아를 바라보며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럼 난 먼저 집에 가서 기다릴게.”혹시 거절할까 봐 두려워서였는지 아니면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데 익숙해서였는지 온채아가 대답할 틈도 없이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정다슬은 온채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가자. 중요하지도 않은 사람 때문에 생일 기분 망치지 말고.”온채아는 웃으며 말했다. “식당에서 만나기로 하지 않았어? 왜 여기 왔어?”“내 정성을 더 잘 보여주려면 생일 주인공의 퇴근 시간에 맞춰 데리러 오는 게 맞지 않겠어?”정다슬은 온채아를 차에 태웠다. “네 차는 그냥 여기 놔둬. 내일 출근할 때 내가 한의원 가는 길에 데려다줄게.”세 사람은 차에 올랐다.식당에 도착하자 안내원이 예약된 룸으로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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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화

성유준은 마침내 하지훈을 흘긋 보더니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정다슬 생일에는 너 아마 얼굴도 못 볼걸.”적어도 성유준은 온채아의 맞은편에 살고 있었다.그들의 테이블과는 달리 저쪽 세 사람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요리가 거의 다 나왔을 때 강태무는 두 사람에게 과일맥주를 따라주었고 세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잔을 부딪쳤다.강태무와 정다슬이 동시에 외쳤다. “생일 축하해!”“고마워!”회사 앞에서 느꼈던 우울함은 사라지고 온채아는 환하게 웃으며 머리를 젖히고 맥주를 크게 한 모금 마셨다.강태무가 선물 가방을 건네며 말했다. “생일 선물이야.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그는 매년 선물을 고를 때마다 매우 신경을 썼다. 정다슬은 호기심 반, 농담 반으로 물었다.“올해는 또 뭘 선물했어요? 내 선물보다 좋으면 안 돼요!”“강소라의 신곡 데모.”강태무는 웃으며 온채아를 바라보았다. 그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따뜻했다. “아마 다음 달에 정식 발매될 거야. 네가 첫 번째 청취자야.”강소라는 온채아가 오랫동안 좋아해 온 여성 가수였다.지금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콘서트 티켓은 항상 구하기 어렵다.정다슬은 이 말을 듣자마자 자신이 졌다고 생각했다. “비장의 카드를 꺼내셨군요!”하지만 져도 억울하지 않았다.강태무가 강성 제약의 후계자이니 연예계에 인맥이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온채아 역시 두 눈을 반짝이며 선물을 받아 들고는 소중하게 무릎 위에 올려놓으며 활짝 웃었다. “고마워요. 그냥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라 정말 너무 좋아요.”세 사람 모두 기분이 좋았기에 저녁 식사는 조금 오래 이어졌다.다행히 과일맥주는 도수가 매우 낮았기에 식당을 나설 때 온채아는 머리가 살짝 어질어질한 것 외에는 괜찮았다.강태무는 먼저 그들과 함께 경원 아파트로 왔고 그들이 엘리베이터에 탄 후에야 돌아서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갔다.엘리베이터 안에서 온채아는 한 손으로는 선물을 들고 다른 손으로는 정다슬의 팔을 감싸안고 그녀의 어깨에 기대었다.집에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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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화

정다슬은 속으로 주율천이 미쳤다고 생각했다.이혼까지 해놓고 아직도 온채아를 본처로 여기며 지고지순한 척을 하다니.식당에서 마신 술은 정다슬에게 주스와 다름없었기에 빠른 순발력으로 표정 변화 없이 대답했다.“연구소에 갑자기 문제가 생겨서 급히 갔어요.”정다슬이 보기에는 온채아와 성유준은 서로를 의지하며 함께 성장해 온 건강한 관계였다.하지만 어떤 사람들의 눈에는 다를 수 있다. 적절한 타이밍이 아닐 때 이 이야기를 꺼내면 구설에 오르기 십상이다.특히 주율천에게는 더욱 그렇다.주율천은 날카로운 눈으로 정중하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방해해서 죄송합니다.”말을 마치고 그는 돌아서서 곧장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차를 몰아 연구소 방향으로 질주했다.정다슬이 완벽하게 행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율천의 직감은 여전히 무언가를 의심하고 있었다.그는 확실히 알아야 했다. 온채아가 이 순간 대체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하고 있는지.한빛 그룹은 24시간 경비원이 지키고 있었다.밤에는 경비 순찰을 더욱 엄격히 강화해 위험인물들이 직원들이 없는 틈을 타 몰래 나쁜 짓을 하는 것을 방지했다.특히 최근 연구개발부의 프로젝트는 위에서 강조했듯이 최우선 사항이었고 어떤 실수도 허용되지 않았다.주율천의 차가 문 앞에 멈추자마자 경비원에게 제지당했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사람을 찾으러 왔습니다.”“누구를요? 어느 부서 소속입니까?”“연구개발부, 온채아 팀장입니다.”“연구개발부요?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경비원은 무전기로 동료에게 물어본 후 말했다. “연구개발부에 야근하는 사람은 있지만 온 팀장님은 안 계신다고 하는데요. 다시 한번 연락해 보시는 게 어떻습니까?”주율천은 턱을 꽉 다물었고 목소리도 차갑게 가라앉았다. “알겠습니다.”말을 마치고 그는 차에 올라 전화를 걸었다.“강태무의 거주지가 어딘지 확인해 줘.”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휴대폰에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경원 아파트에서 그리 멀지 않은 한 아파트 단지였다.주율천의 눈빛은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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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화

“아니.”온채아는 생각에서 벗어나 신발을 갈아 신고 식탁으로 걸어갔다. 미간을 찌푸리고 성유준을 돌아보며 물었다. “어느 가게에서 주문한 거야?”그녀는 성유준이 자신의 생일을 기억한다는 것에 놀랐다.그가 이렇게 형편없는 제빵 기술을 가진 파티셰를 찾았다는 것에 더 놀랐다.온채아가 아주 좋아하는 도라에몽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으니, 이름을 ‘도라못난이’로 바꿔도 될 지경이었다.성유준은 그녀의 표정을 훑어보고 케이크를 흘끗 보더니 말했다. “안 예뻐?”온채아는 이 케이크가 성유준이 직접 만든 것일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기에 아주 솔직하게 입을 열었다. “조금 못생겼어. 다시는 가지 마.”“...”성유준은 헛기침을 한 번 하고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배달 오는 길에 흔들려서 망가졌나 봐. 일단 소원부터 빌어.”그의 이런 모습은 온채아에게 왠지 모르게 익숙했다.그녀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혹시 오빠가 직접 만든 건 아니지?”성유준은 성냥을 켜서 촛불에 불을 붙였다.온채아의 말에 성유준은 움직임을 잠시 멈췄다. 촛불을 막 끄자마자 정장 바지 주머니 속의 휴대폰이 때맞춰 울렸다.그는 자연스럽게 발코니 쪽으로 걸어가며 휴대폰을 꺼내 담담한 목소리로 전화받았다. “말해.”“대표님.”전화 저편에서 성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지금 방해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너무 중요한 소식이었기에 그는 길게 말하지 않고 요점만 전달하기로 했다. “대표님께서 알아보라고 하신 일에 대한 소식입니다. 아가씨와 주율천이 정말로 이혼했습니다.”“하지만 주씨 집안에서 이혼 소식이 주가나 다른 것에 영향을 미칠까 봐 계속 감추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니었다면 저희가 이삼일이나 걸려서야 확인하지는 않았을 겁니다.”“확인해 보니 작년 연말에 이혼 절차는 이미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러니 할머님 쪽에서 하셨던 말은 사실이었습니다.”성일이 말하는 할머님은 당연히 성씨 가문의 할머니가 아니라 소원희를 말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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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성유준이 손바닥으로 받치고 있었지만 그렇게 허공에 매달려 있으니 온채아는 안정감을 느낄 수 없었고 본능적으로 두 다리로 그의 허리를 감쌌다.어렴풋이 뭔가 좋지 않은 방향으로 일이 전개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그 시작은 성유준이 방금 받은 전화 때문이었다.지금까지도 온채아는 성유준의 감정이 가라앉지 않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하지만 성유준은 온채아에게 반응할 시간을 줄 생각도 없이 빠른 걸음으로 이내 그녀를 침대 위에 눕혀버렸다.온채아는 순간 호흡이 멎었고 속눈썹이 심하게 떨렸다.등 뒤로는 푹신한 침대가, 눈앞에는 정열에 불타는 남자의 두 눈과 가눌 수 없이 거칠고 무거운 숨소리가 있었다.온채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지금 하려는 거야?”계약서에 서명하던 날부터 그녀는 이 일을 피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성유준의 시선은 한순간도 그녀에게서 벗어나지 않았다.온채아의 입술은 키스로 인해 윤기가 났고 맑고 깨끗한 눈동자도 촉촉이 빛났으며 약간의 긴장과 두려움이 희미하게 비쳤다.마치 이런 일에 대해 전혀 경험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성유준의 눈빛은 욕망으로 거세게 흔들렸고 아랫배도 심하게 조여 왔지만 그는 필사적으로 자신을 억눌렀다. 온채아와 조금 거리를 둔 채 한쪽 팔꿈치로 그녀의 옆에 지탱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눈썹을 살짝 쓰다듬었다.목소리는 거칠게 쉬어 있었다.“이혼한 사실을 언제까지 나한테 숨길 생각이었어?”그 말을 듣자 온채아는 화제가 이렇게 크게 바뀔 줄은 예상하지 못해 순간 얼떨떨해졌다.이 일은 정말 성유준에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8년 동안, 그녀를 자주 무너지게 했고 다시는 쉽게 누구도 믿지 못하게 했던 주율천에 대해 화가 나 있었다.하지만 지난번 룸에서 모두에게 주율천과 이혼했다고 말한 순간부터 온채아는 더 이상 성유준에게 숨길 생각이 없었다.온채아는 그녀의 얼굴에 닿는 성유준의 체온이 마치 깃털 같아서 온몸에 소름이 돋았고 목소리도 부드러워졌다. “예전에는 숨기려고 했지만 지금은 아니야.”그녀는 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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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온채아는 멈추고 싶었다.이 낯선 느낌이 너무나 두려웠다.하지만 그녀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하려던 말을 모두 삼켜 버렸다.온채아는 눈을 내리깔고 성유준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두 눈에 놀라움이 가득 차더니순간 입맞춤에 이끌려 무심코 고개를 들어 올렸다.희미한 불빛 아래 온채아는 더 아름다웠고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뿜어냈다.성유준은 고개를 들어 한 번 올려다본 순간 더는 억누를 수 없었다.이런 일은...그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웠다.온채아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자 성유준은 잠시 망설였다. 중간에 멈추려던 찰나, 그녀의 눈가에서 흘러나오는 눈물을 보았다. 마치 무언가에 자극받은 듯 성유준은 미간을 찌푸렸다.그의 멈춤과 이상한 느낌을 감지한 온채아 역시 멍해졌다.이런 일에 그녀는 실전 경험은 없었지만 의사로서 이론 지식만큼은 부족하지 않았다.그래서 그녀는 곧 무슨 상황인지 알아차렸다.온채아는 숨을 가다듬고 애써 놀라움을 억누르며 고개를 들어 성유준을 바라보았다. 성유준은 얼굴이 까맣게 질려 차마 그녀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듯했다. 온채아는 이런 일은 남자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는 것을 알기에 조심스럽게 입을 열어 위로했다.“대부분의 남자는 서른이 넘으면 약해지기 시작해. 정 마음에 걸리면 내가 맥을 짚어 봐 줄게. 정말 문제가 있더라도 약 몇 첩이면 되는 일이야.”온채아는 이런 경우를 꽤 많이 보았다. 한의원에는 불임이나 난임을 치료하러 오는 환자들이 많았고 일부 미혼 남성들은 직접적으로 그쪽 문제를 상담하러 오기도 했다.성유준의 상황은 문제가 있더라도 심각하지 않을 것이다.적어도 이 순간 전까지는 온채아가 평소에 성유준의 그쪽 방면에 문제가 있을 거라고 전혀 눈치채지 못했으니 말이다.이 말을 들은 성유준의 얼굴은 더 어두워졌다. 그녀의 입을 막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엉덩이를 툭 쳤다. “먼저 씻고 오는 게 어때?”“응.”지금은 말을 많이 할수록 실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고 온채아는 몸을 일으켜 욕실로 들어갔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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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화

오랫동안 눈을 깜박이지 않아서인지 온채아는 눈이 몹시 건조했다. 고개를 돌려 욕실 쪽을 바라보며 소리 없이 미소를 지었다.온채아는 때때로 성유준을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아니, 사실 그녀는 그를 줄곧 이해하지 못했다.온채아에게 이 하이힐이 가장 필요했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이제 그녀는 대부분의 시간을 한의원과 실험실에서 보내기 때문에 하이힐을 신을 기회는 극히 드물었다.옆에서 그녀의 다리에 몸을 비비는 코코는 마치 그녀의 슬픔을 알아차린 것처럼 갑자기 달려들어 껴안으려고 했다.온채아는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쪼그려 앉아 코코를 안았다. 코코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코끝을 살짝 비비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착한 코코야.”갑자기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온채아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다슬아.”“너 언제 집에 올 거야?”정다슬이 웃으며 말했다. “나 길어도 20분 안에 나가봐야 해.”“금방 갈게.”온채아는 전화를 끊고 급히 성유준에게 말했다.“나 먼저 갈게. 다슬이가 기다리고 있어.”그러고는 그가 대답할 틈도 주지 않고 서둘러 방을 나섰다.맞은편 집 앞에 이르자 현관 손잡이에 걸려 있는 누런 종이봉투를 보았다. 그녀는 눈살을 찌푸리며 봉투를 집어 들고 집으로 들어섰다.정다슬은 그녀 손에 들린 것을 보고 참지 못하고 물었다. “뭐야?”“몰라.”온채아는 씻고 옷을 갈아입느라 바빠서 볼 겨를이 없었다. 물건을 정다슬의 손에 쥐여주며 말했다. “네가 대신 뜯어봐 줘. 난 일단 양치하고 세수할게.”온채아가 막 치약을 짠 순간 정다슬이 욕실로 달려 들어왔다. 믿을 수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부동산 증명서야. 소유주 이름이 네 이름으로 되어 있어.”온채아는 잠시 멈칫했다.“성 대표님이 보낸 거야?”이건 별로 놀랄 일도 아니었다.온채아는 고개를 흔들며 잠시 망설인 끝에 말했다. “아마도 주율천일 거야.”그를 제외하고는 다른 사람이 없다.한의원으로 가는 길, 길이 꽉 막혀 꼼짝할 수가 없었다.정다슬은 운전 중 분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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