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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화

작가: 락희
“주 대표님.”

온채아가 입을 열기도 전에 정다슬이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멀리서 가까이 다가왔다.

“기회는 채아가 대표님한테 여러 번 드렸어요.”

“나중에 채아랑 계속 얘기할 기회를 얻고 싶다면 일단 채아를 저희와 함께 생일 보내게 해주는 게 어떨까요?”

“지난 3년 동안 채아의 생일은 늘 저랑 강 선배가 같이 보냈어요. 대표님이 챙겨준게 아니었잖아요.”

정다슬의 뜻은 주율천이 뭐라고 이제 와서 온채아가 주율천의 말을 들어야 하냐는 것이다.

주율천이 계속해서 이렇게 강제적으로 밀어붙인다면 그저 모르는 사람으로 남게 될 뿐이다.

주율천은 꽉 쥐었던 주먹을 살짝 풀고 세 사람을 훑어보며 말했다.

“셋이 같이 보낸다고?”

“당연하죠.”

정다슬은 온채아의 어깨를 감싸안고 가식적인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채아는 선을 지킬 줄 알아요. 강 선배는 그저 선배일 뿐인데 어떻게 단둘이 생일을 보내겠어요?”

주율천과는 다르다. 그는 예전에 걸핏하면 형수와 단둘이 몰래 만났다.

명절마다 다 챙기면서.

심지어 결혼기념일에도 형수와 함께 있고 싶어 했다.

주율천도 바보가 아니라서 정다슬의 말뜻을 알아들었다. 그녀는 온채아의 가장 친한 친구이고 주율천이 과거에 저지른 어리석은 일들을 다 알고 있었다.

주율천은 온채아를 바라보며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럼 난 먼저 집에 가서 기다릴게.”

혹시 거절할까 봐 두려워서였는지 아니면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데 익숙해서였는지 온채아가 대답할 틈도 없이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정다슬은 온채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가자. 중요하지도 않은 사람 때문에 생일 기분 망치지 말고.”

온채아는 웃으며 말했다.

“식당에서 만나기로 하지 않았어? 왜 여기 왔어?”

“내 정성을 더 잘 보여주려면 생일 주인공의 퇴근 시간에 맞춰 데리러 오는 게 맞지 않겠어?”

정다슬은 온채아를 차에 태웠다.

“네 차는 그냥 여기 놔둬. 내일 출근할 때 내가 한의원 가는 길에 데려다줄게.”

세 사람은 차에 올랐다.

식당에 도착하자 안내원이 예약된 룸으로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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