بيت / 로맨스 / 첫사랑만 구한 남자 / Chapter 281 -الفصل 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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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1화

“안녕하세요, 고 대표님. 이렇게 늦은 시간에 연락을 주시다니... 무슨 급한 일이라도 있으신가요?”윤형우는 다시 예전의 능글맞은 말투로 돌아왔다.고우빈은 빙빙 돌려 말하지 않고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신지아에게 접근한 진짜 의도를 알고 싶어요.”윤형우는 눈썹을 치켜올렸다.“고 대표님, 그건 좀 무례한 말씀인 것 같네요. 무엇 때문에 제가 어떠한 의도를 갖고 지아와 만난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정말로 지아를 좋아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고우빈은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사실 지아를 이용하는 것인지, 정말로 좋아하는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제가 돌아가기 전까지 지아를 잘 보호해 주시기만 하면 됩니다.”윤형우는 즉시 대답하지 않았다.“제가 궁금한 건 고 대표님이 무슨 자격으로 저에게 이런 부탁을 하시는 거냐는 겁니다.”윤형우가 그런 질문을 한 것은 고우빈을 위협으로 느껴서가 아니라 단순히 이 상황이 흥미로웠기 때문이다.윤형우는 신지아의 과거와 그녀의 주변인들을 조사한 적이 있었고 고우빈 또한 조사 대상에 포함되어 있었다.고우빈의 신분이 비교적 은밀해 조사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윤형우는 일부 정보를 알아낼 수 있었다.그리고 그 정보를 토대로 고우빈이 신지아에게 호감이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UME 창립 초기에는 고우빈과 신지아 단 둘뿐이었고 당시 신씨 가문은 이미 쇠퇴의 기미를 보이고 있었다.고우빈의 자산과 능력이라면 훨씬 더 훌륭하고 자신에게 도움이 될 파트너를 선택할 수 있었지만 그는 그러지 않고 신지아를 택했다.심지어 UME라는 이름조차도 ‘U’는 ‘너’, ‘ME’는 ‘나’를 의미했다.간단하고 직접적인 그 이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명확했다.이후 신지아가 결혼하면서 UME는 흔들렸고 고우빈은 외국 자본을 유치해 해외로 진출했다.그는 회사 이름을 바꾸자는 투자자 측의 제안을 완강히 거부했고 그 때문에 투자자와 갈등이 생기기도 했었다.신지아가 이혼하자 그는 즉시 위험을 무릅쓰고 국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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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화

윤형우는 웃으며 말했다.“진정한 남자는 남의 것을 빼앗지 않는 법이죠. 하물며 고 대표님은 신지아의 가족이니 제 가족이기도 해요. 그러니 그 땅은 필요 없습니다. 고청산 씨께 드리세요. 거래 조건은 나중에 생각나면 알려드릴게요.”전화를 끊은 후 윤형우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그는 손가락으로 탁자를 가볍게 두드리며 생각에 잠겼다.어릴 때부터 그는 남들이 입 밖으로 내뱉은 말보다는 마음에 담아둔 말을 듣는 걸 더 좋아했다.입 밖으로 나오는 말은 대부분 거짓이고 오히려 말하지 않은 것에 그 사람의 진짜 의도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고우빈은 분명 무언가를 숨기고 있었다.윤형우가 신지아를 가로챘으니 아무리 침착하고 태연한 척해도 마음속에는 분명 불만이 있을 것이다.게다가 고우빈은 윤형우가 신지아에게 접근한 이유를 의심하고 있으며 그 불신을 감추지도 않았다.그런데도 고우빈은 지금 윤형우에게 전화를 걸어 신지아를 지켜 달라고 부탁했다.겉보기에는 다급한 마음에 아무에게나 도움을 청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윤형우가 아는 고우빈은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고우빈은 언제나 신중했고 어떤 일을 하든 사전에 모든 가능성을 계산하는 인물이었다.즉 윤형우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은 위험하지만 동시에 가장 안전한 선택이라는 뜻이었다.‘대체 어떤 상황이길래 고우빈 씨가 이런 결단을 내린 걸까?’윤형우의 손가락이 탁자 위에서 멈췄다.‘혹시 윤재혁이 연성시에서 뭔가 일을 벌이려는 건 아닐까?’다음 날, 신지아는 막 세수를 마친 참에 윤형우에게서 문자를 받았다.옷을 갈아입고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예상대로 윤형우의 차가 문 앞에 세워져 있었다.신지아는 차에 올라 안전벨트를 하며 무심한 척 물었다.“이사한 건 어떻게 안 거예요?”윤형우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내 집이니까.”그의 예상 밖의 솔직한 대답에 신지아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이렇게 바로 사실을 말할 줄은 몰랐네요. 변명이라도 몇 마디 할 줄 알았는데요.”만약 윤형우가 정말 그녀를 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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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화

영업 팀장은 분노와 당황이 뒤섞인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 했다.이전에 여러 기업이 UME와 협력한 건 부성 그룹이 눈감아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제 변도영이 직접 나섰으니 아무리 간이 큰 기업이라도 감히 그와 맞설 수는 없었다.“그래도 다행히 저가 시장 판매량 덕에 현재 재고 부담을 간신히 완화하고 있어요.”영업 팀장이 보고하자 서인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는 신지아가 미리 목표 고객층을 조정하는 전략을 세워둔 덕분이었다.그렇지 않았다면 지금쯤 회사는 완전히 수세에 몰렸을 것이다.신지아는 변도영이 UME에 손을 댄 사실에 놀라지 않았다.결혼 생활 5년 동안 그녀는 변도영이 일에 몰두할 때 얼마나 냉혹하고 치밀한지를 충분히 보아왔기 때문이다.“하지만 아직 저가 시장에서 입소문을 타지도 못했고, 판매량도 안정적인 건 아니라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어요.”서인호가 우려를 드러냈다.신지아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물었다.“만약 홍보를 강화한다면요?”서인호는 고개를 저었다.“얼마 전 홍보에 이미 상당한 자금을 투입했는데 이번 일로 인해 자금 회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어요. 그리고 마케팅 팀장이 계산해 본 결과 아무리 비용을 절감해도 현재 수준으로는 예산을 감당할 수가 없다고 해요. 설령 이를 악물고 투자한다 해도 최종적인 효과가 만족스러울지는 미지수예요. UME는 더 이상 도박을 할 수 없어요.”서인호는 머리가 지끈거리는 듯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그가 굳이 말하지 않은 부분이 하나 있었다. 그들은 현재 조용히 저가 시장으로 진입한 상태라 설령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일정한 성과를 얻는다 해도 부성 그룹이 계속해서 그들을 몰아붙인다면 시장 점유율을 단숨에 빼앗길 것이다.그렇게 되면 결국 모든 노력이 헛수고로 돌아갈지도 모른다.신지아는 그의 속내를 읽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우리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홍보를 부탁할 수 있어요.”“무료로요?”서인호가 놀라서 되물었다.신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녀가 얼마 전 진행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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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화

“당연히 1억 6천만 원짜리 차죠.”서인호가 주저 없이 대답했다.영업 팀장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바로 그거예요.”신지아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러자 영업 팀장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저는 아직도 이해를 못 하겠어요.”“UME는 지금까지 주로 해외에서 성장해 왔고 그곳에서는 고품질의 고급 스포츠카로 인식됐어요. 하지만 외진 지역의 사람들은 UME라는 브랜드의 존재 자체를 몰라요. 그들에게 UME가 저가 시장에 진출하는 건 스포츠카의 가격 인하로 보이지 않아요.”서인호도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직접 외진 지역에 가서 조사해 본 적이 있었는데 그곳 사람들은 UME라는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었다.“그들은 몰라도 그들의 가족 중에는 아는 사람이 있을 거예요.”신지아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고 대표님의 팬은 국내 전국 방방곡곡, 다양한 연령층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어요. 그중에는 우리 목표 고객층도 있죠. 게다가 많은 열성팬들이 몇 년 동안 고 대표님과 UME를 꾸준히 응원해 왔어요. 그 사람들은 분명 우리가 어떤 브랜드인지 알고 있을 거예요.”영업 팀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깨달은 듯 말했다.“그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겠다는 뜻이군요.”서인호는 여전히 조심스레 물었다.“하지만 그 사람들이 정말 도와줄까요?”신지아는 단호하게 말했다.“네. 고우빈 씨 팬들에 대해 알아봤는데 대부분의 사람은 우리를 도와줄 거예요. 무엇보다 그들은 고우빈 씨를 직접 만나고 싶어 해요. 마침 우리는 그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요. 사실 우리를 홍보해 주는 것은 그들에게 즐겁고 손쉬운 일이죠. 결국 이건 쌍방이 모두 이익을 얻는 전략적인 협력이에요.”서인호는 여전히 잘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영업 팀장은 이미 설득당했다.“제가 방법을 찾아 그 사람들에게 연락해 보겠습니다.”“그럴 필요 없어요.”신지아는 휴대폰을 꺼내 SNS 앱을 열어 그에게 건네주며 말했다.“제 계정을 사용하세요.”영업 팀장은 그녀의 계정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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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화

윤형우는 그녀가 들고 있는 가방을 보고 그녀가 가까이 다가오자 손을 내밀었다.신지아도 자연스럽게 가방을 그의 손에 건넸다.“뭐 먹고 싶은 거 있어요? 제가 살게요.”그녀의 어조는 경쾌했다.윤형우는 웃으며 사양하지 않고 물었다.“좋아. 삼겹살은 어때?”윤형우는 일찍 외국으로 나가 그곳에서 오랫동안 살았다.나중에 귀국한 후 윤해원은 옷에 냄새가 배는 게 싫다며 꺼렸고 그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그는 삼겹살 가게가 떠들썩한 분위기라 그런 곳에서 같이 밥을 먹으면 금방 정을 쌓을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게다가 더 중요한 것은 그런 곳은 가성비가 높다는 점이다.그는 신지아의 경제적 능력을 잘 알고 있다.고급 일식 가게는 신지아의 능력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고. 설령 감당할 수 있다고 해도 나중에 아껴 써야 할 것이다.그렇다고 너무 저렴한 곳을 선택하면 신지아가 그가 일부러 그녀의 체면을 세워주려 한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난감해할 수도 있었다.그러니 삼겹살은 최적의 선택이었다.과연 그의 말을 듣고 신지아는 눈을 반짝이며 그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뭘 좀 아시네요. 삼겹살은 남녀노소가 좋아하는 음식이잖아요. 게다가 밤늦게 술까지 곁들이면 최고죠.”말이 끝나자마자 신지아는 지난번 일을 떠올렸다.“술은 안 마셔도 괜찮아요. 가게에 다른 음료도 있으니까요.”비록 건강에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녀는 윤형우가 먹어본 적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가끔 한 번쯤 맛보는 것은 괜찮을 거라고 여겼다.신지아는 전에 자주 가던 비교적 깨끗한 가게를 찾았다.예전에 이나은과 변도영 때문에 답답했던 적이 많았는데 그녀는 속으로 삭이며 참으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믿었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쌓인 울분이 많아졌고 가장 심각했던 때는 삶을 포기하고 모든 것을 끝내려던 순간도 있었다.병원에서 겨우 목숨을 건진 후 그녀는 마음을 고쳐먹고 그 후로는 힘들고 괴로울 때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려 노력했다.그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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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화

변도영은 변하늘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시선을 옮겼다.신지아는 맞은편에 앉은 윤형우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밝고 햇살 같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변도영은 자신이 언제부터 그녀가 저렇게 웃는 모습을 보지 못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가슴이 쓰라렸지만 그는 곧 천천히 시선을 신지아에게서 거두었다.그는 질척거리는 것을 싫어했고 그래봤자 아무 의미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사업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집착할수록 상대는 그의 약점을 쉽게 알아차리고 그것을 이용해 그를 쥐락펴락할 수 있었다.반대로 그가 신경 쓰지 않으면 상대는 오히려 당황할 것이다.예전에는 그가 부주의했고 게다가 병까지 앓아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같은 실수를 절대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변도영은 눈을 감았다가 뜨며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그의 옆에 앉아 있던 이나은은 그의 반응을 살피며 얇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마주쳤으니 인사라도 하고 가는 게 어때? 그날 일에 대해서 사과도 할 겸 말이야.”변하늘은 조수석에서 몸을 돌려 불만스러운 듯 말했다.“사과할 필요가 뭐가 있어요? 나은 언니, 그 일은 마음에 담아두지 말아요. 언니랑 오빠는 신지아 씨 집 안에 잠깐 들어갔다 나온 것뿐이잖아요? 그 낡은 집에 누가 가고 싶어 한다고 그래요. 언니랑 오빠가 가줬으면 영광인 줄 알아야죠.”변하늘은 그날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지 못했다. 그저 두 사람이 신지아의 집에 갔다가 불쾌한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만 들었다.그래서 그녀는 어이가 없으면서도 터무니없다고 느꼈다.변도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이나은도 해명하지 않았다.그때 변하늘은 신지아와 윤형우가 배를 잡고 체면도 잊은 채 웃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그녀는 왠지 모르게 짜증이 나서 참지 못하고 작은 목소리로 다시 한마디 내뱉었다.“이혼한 지 얼마나 됐다고... 결혼했을 때보다 더 즐거워 보이네. 정말 헤픈 여자라니까.”변하늘은 신지아가 변씨 가문에 있을 때 저렇게 환히 웃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변씨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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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화

윤형우는 웃으며 말했다.“별거 아니야. 여기 삼겹살이 맛있길래 사장님께 연봉 20억 원을 줄 테니 우리 집에서 일할 생각은 없냐고 물어본 것뿐이야.”“그랬더니 사장님은 뭐라고 하셨어요?”신지아가 궁금한 듯 물었다.“사장님은 거절하셨어. 자유로운 게 좋다고 하시던데. 돈은 적게 벌지만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사는 게 마음이 편하다고 하셨어.”신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완벽한 직장은 어디에도 없어.’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이니 안정된 수입을 얻는다고 해도 분명히 잃는 것이 있을 것이다.‘게다가...’신지아는 사람들로 가득 찬 가게 안을 힐끗 바라보았다.이 정도로 장사가 잘 된다면 수입도 제법 괜찮을 것 같았다.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멀지 않은 곳에서 갑자기 우르르 몰려오는 사람들이 보였다.앞장선 젊은 남자는 목을 빳빳이 쳐들고 어깨에 쇠 파이프를 걸친 채 건들건들 사장님 앞으로 걸어갔고, 나머지 사람들은 그를 중심으로 흩어져 사장님을 에워쌌다. 기세등등한 걸 보니 분명 좋은 의도로 온 사람들은 아니었다.사장님은 그들을 바라보며 약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여기는 또 왜 왔어요? 얼마 전에 돈 줬잖아요?”젊은 남자는 쇠 파이프로 사장님의 가슴을 찌르며 비웃었다.“그 정도는 금방 다 쓰죠. 사장님, 오늘 장사 꽤 잘 되는 것 같은데 좀 더 주지 그래요?”사장님은 내키지 않았지만 그들의 수가 너무 많아 이를 악물고 말했다.“오늘 돈을 주면 다시는 안 온다고 약속할 수 있어요?”“당연하죠.”젊은 남자가 말했다.사장님은 방해받은 손님들에게 사과한 뒤 돈을 보관해 둔 테이블로 가 서랍을 열었다.돈을 꺼내려는 순간 노란 머리를 한 똘마니가 재빨리 앞으로 나서더니 사장님을 밀쳐냈다.그는 손을 뻗어 서랍 안의 돈을 몽땅 움켜쥐었다.“어라, 여기 봉투도 있네요. 안에 돈도 있고 수표도 있어요. 세상에... 엄청 많네요.”사장님은 놀라서 앞으로 달려들어 봉투를 되찾으려 했지만 손이 닿기도 전에 노란 머리 남자가 발로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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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신지아가 막 대답하려던 찰나 젊은 남자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할지 짐작이라도 한 듯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설마 우리에게 일자리를 소개해 주겠다는 건 아니겠죠? 우리는 이미 전과가 있는데...”젊은 남자는 노란 머리 남자를 가리키며 말했다.“저 친구 아버지는 도박과 술에 빠져서 매번 술에 취하면 저 친구 엄마에게 돈을 달라고 하고 안 주면 주먹을 휘둘렀어요. 그래서 엄마를 구하기 위해 저 친구는 자기 손으로 아버지를 죽였고 5년을 선고받았죠.”그는 또 다른 사람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저 친구는 어릴 때 버려졌는데 어렵게 행복한 가정에 입양됐어요. 그런데 15살이 되자 친부모가 찾아와 다시 데려가겠다고 했죠. 저 친구가 거절하자 그들은 저 친구를 납치했고 결국 저 친구는 실수로 사람을 죽여 3년을 선고받았어요.”“저 친구는...”젊은 남자는 익숙하게 몇 사람의 불우한 사연을 털어놓으며 신지아를 조롱하듯 바라보았다.“우리 모두에게 살인 전과가 있는데 우리가 뭘 할 수 있겠어요? 누가 우리를 원하겠어요?”신지아는 그들의 불우한 사연에 말문이 막혔다.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절망에 빠진 사장님을 바라보며 말했다.“하지만 그렇게 자포자기하면 점점 더 깊은 수렁에 빠질 뿐이에요. 게다가 이렇게 돈을 빼앗는 건 다른 사람들의 희망을 꺾는 것과 같아요. 그게 당신들을 괴롭히던 사람들과 뭐가 다르죠?”신지아가 그렇게 말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는지 젊은 남자는 잠시 당황해했고 곧 여러 사람들과 함께 크게 웃었다.신지아는 이를 악물고 최대한 침착한 척하면서 초조한 마음으로 사방을 살폈다.‘경찰차는 왜 아직 안 오는 거지?’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신지아는 갑자기 비명 소리를 들었다.그제야 그녀는 윤형우가 그들의 뒤에 서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윤형우는 주먹 한 방에 사람을 한 명씩 쓰러뜨렸다.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였고, 신지아는 잠시 넋을 잃고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속으로 역시 윤씨 가문에는 만만한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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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윤형우의 여유로운 시선을 바라보며 신지아는 어딘가 이상하다고 느꼈다.비록 지금 윤형우는 침착하고 태연하게 행동하고 있지만 신지아는 그가 은근히 불쾌해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게다가 그 불쾌감은 변도영과 관련이 있는 것 같았다.방금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에도 그는 무심코 변도영을 한 번 언급한 적이 있었다.그때 그녀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니 어딘가 의심스러웠지만 그녀는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에 대답했다.“제가 맞서 싸워야 할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변도영 씨예요. 그래서 배우려는 거예요.”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이전에 변도영에게 붙잡혀 꼼짝 못 하고 갇혀 있었을 때를 떠올렸다.처음에는 다행히도 경호원이 도와주었고, 두 번째는 변도영이 아파서 겨우 벗어날 수 있었다.사실 변도영은 두 번 모두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만약 그가 정말 진지하게 달려들었다면 그녀는 반항할 힘조차 없었을 것이다.물론 변도영은 앞으로 더 이상 그녀에게 집착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때의 일들을 자세히 되짚어보면 여전히 무섭고 끔찍했다.상대에게 저항할 힘이 없다면 도마 위의 생선과 다를 바가 없었다.그녀의 대답에 윤형우는 매우 흡족한 듯 보였다.윤형우는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말했다.“좋아. 가르쳐 줄게.”윤형우는 그녀의 손을 주무르며 주먹에 힘을 주는 방법, 어느 곳을 주먹으로 쳐야 하는지 등을 대략적으로 가르쳐주었다.“관자놀이, 귀 뒤, 콧대, 턱, 갈비뼈를 급소라고 보면 돼. 싸울 때도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노려야 해.”“가장 중요한 것은 약점을 정확히 찾아 아주 확실하게, 매섭게 공격하는 거야. 하지만 너는 힘이 부족하니 필요하다면 비겁한 수를 써도 돼. 비겁한 수를 쓰는 것은 반칙과 같아. 상대의 주의를 딴 데로 돌린 다음 그 사람의 약한 부분을 공격하면 돼. 나를 너의 상대로 상상하고...”윤형우는 신지아에게 공격하는 방법, 방어하는 방법, 위급한 상황에서 벗어나는 방법 등을 차근차근 가르쳐주었다.신지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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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화

“네가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긴 했지만 그렇게 웃는 건 처음 보는 것 같아. 오늘 왠지 기분이 좋아 보이네.”신지아는 확인하듯 연미주를 바라보았다.연미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옆에서 거울을 가져와 그녀에게 건넸다.신지아는 거울을 받아 들고 나서야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 미소를 짓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녀는 마음이 복잡해져서 생각을 정리했다.사실 그녀는 윤형우를 경계해야 했고 윤형우조차도 그 사실을 그녀에게 여러 번 상기시켜 주었다.하지만 그와 함께 지내는 동안 윤형우는 그녀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고, 그녀를 해치는 일을 한 적이 없었기에 무의식적으로 그를 더 믿고 싶어졌다.신지아는 전에 변도영이 그녀에게 보낸 영상을 떠올렸다.윤형우와 윤재혁 사이에는 7일간의 약속이 있었다. 시간을 계산해 보면 대략 이틀 정도 남았다.고이진은 여전히 행방불명이었다.그녀는 윤재혁도 그녀에게 손을 쓰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짐작했다.전에 윤형우가 도와주겠다고 했으니 이번이 그가 적인지 아군인지 확인할 기회였다.한편 변도영은 병원에서 별장으로 돌아왔다.변하늘은 방해하고 싶지 않아 먼저 운전기사에게 부탁해 변씨 저택으로 돌아갔고 변도영과 이나은이 단둘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했다.떠날 때 그녀는 이나은에게 눈으로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그러고 나서 변도영에게 말했다.“오빠, 나은 언니가 며칠 동안이나 힘들게 오빠를 간호해 줬는데 뭔가 보답을 해야지. 게다가 오빠도 봤겠지만 어떤 사람은 변심해서 벌써 떠났으니 오빠도 앞을 보고 나아가야 해. 나는 오빠와 언니의 결혼을 기다릴게.”말을 마친 그녀는 두 사람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차 문을 닫고 돌아섰다.차 뒤에는 변도영과 이나은 두 사람만 남았다.이나은은 변도영의 얼굴을 바라보았다.그가 침묵한 채 속을 알 수 없는 검은 눈빛을 하고 있는 것을 보자 그녀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먼저 말을 꺼냈다.“도영아, 운전기사에게 부탁해서 먼저 나를 집에 데려다줘. 며칠 동안 있었던 일은 없던 걸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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