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정은 식사 후반 내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한효진이 젓가락을 내려놓자 밥을 채 먹지 못했는데도 따라서 젓가락을 놓았다.밖에서 대기하던 유민숙이 재빨리 다가와 한효진을 부축했고 심연정도 자리에서 일어나 따라갔다.하시윤은 생선 한 조각을 다 먹지 못하고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막 일어나려는데 가정부가 약그릇을 들고 왔다.“시윤 씨, 저녁 약이에요.”하루 세 번, 이러다 정말 사람 잡겠다.그녀가 약을 먹는 걸 몰랐던 서인준이 가까이 다가와 그릇을 들여다보았다.“이게 뭐예요? 한약이에요?”하시윤은 약그릇을 받아 숨을 깊게 들이쉬고 단숨에 들이켰다.“네.”서지혁은 나가려다가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돌아봤다. 약이 얼마나 썼는지 그녀의 표정이 다 일그러졌다.그의 시선이 가정부에게 향하자 가정부가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사... 사탕 있어요.”그러고는 황급히 나가더니 잠시 후 사탕 한 개를 들고 뛰어왔다.하시윤은 이미 물을 마셔 입안의 약 맛을 달랜 터라 필요 없다고 말하려 했지만 결국 어쩔 수 없이 사탕을 받았다.“고마워요.”주방과 거실이 이어져 있어 소파에 앉아 있던 한효진과 심연정은 그들의 움직임을 다 지켜봤다.심연정이 시선을 늘어뜨렸다. 한효진의 팔을 잡은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한효진은 그걸 느끼고 그녀를 돌아보면서 무겁게 한숨을 내쉬고는 손을 토닥이며 낮게 말했다.“걱정하지 마. 언젠가는 떠날 사람이야.”사탕은 사실 서정우를 위해 준비한 것이었다. 아이가 약을 먹기 힘들어할 때 달달한 걸로 달래곤 했다.하지만 사탕이 별로 달지 않아 약 맛을 완전히 덮지는 못했다.서지혁이 쳐다보자 하시윤이 예의상 말했다.“달달하네.”옆에 있던 서인준이 바로 끼어들었다.“역시 형수님을 아끼는 건 형밖에 없네요. 저였더라면 이런 거 생각도 못 했을 거예요.”그러고는 이내 껄껄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농담이에요, 농담. 형수님 어디 아파요? 왜 할머니처럼 한약을 드세요?”하시윤은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빨리 아이를 낳도록 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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