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윤은 며칠째 서지혁과 서인준을 보지 못했다.그 둘뿐만이 아니라 서경민과 성문영도 돌아온 날 잠깐 얼굴을 마주쳤을 뿐 그 뒤로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굳이 묻지 않아도 대충 짐작이 갔다.서지혁이 요 며칠 바쁠 거라고 한 건 당연히 회사 일 때문일 터. 회사가 바빠지면 서씨 가문 사람들 모두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진다.반면 하시윤은 참 자유로웠다. 한효진이 아래층으로 자주 내려오지 않아 서정우와 단둘이 시간을 보내 무척 편했고 그러다 보니 입맛이 돌아 밥도 평소보다 조금 더 많이 먹었다.그날 밤 서정우를 재우는데 아이가 갑자기 그녀의 손을 잡더니 몸을 살짝 비켜 자리를 내주었다.“같이 자요.”하시윤은 순간 당황했다. 사실 올라올 때마다 전신 소독을 꼼꼼히 했고 오후에 여기서 잠깐 잤던 적도 있었다. 하여 밤에 여기서 자는 게 서정우에게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서씨 가문 사람들이 허락할지 확신이 없었다. 지금도 서정우와 자주 시간을 보내는 그녀를 한효진이 못마땅해하는 기색이 역력한데.하시윤은 이해는 되었다. 어차피 언젠가는 떠날 사람이니까. 만약 아이가 그녀에게 의지하게 된다면 나중에 헤어질 때 또 한 번 상처가 될 것이다.일단 서정우를 먼저 달래봤다.“정우야, 혼자 자야지. 어린이는 커가면서 용감해져야 해.”서정우가 눈을 깜빡였다.“저 아직 엄마랑 같이 잔 적이 없어요.”하시윤이 옆에 서 있는 가정부에게 물었다.“전에 누가 정우랑 같이 잔 적이 있나요?”가정부가 대답했다.“작은 도련님이 아플 때 대표님이 같이 주무셨어요.”하시윤은 심연정이 같이 잔 적이 있는지 묻고 싶었다. 어쨌거나 서정우가 엄마라고 부르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그 질문을 하면 떠보는 것이라고 오해할까 봐 결국 포기하고 그냥 이렇게 말했다.“할머님께 여쭤봐 줄 수 있을까요? 제가 여기서 하룻밤 자도 되는지?”가정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묻고 싶지 않다는 뜻이었다.지난번 유민숙이 모두를 불러 모아놓고 회의를 했었다. 말과 행동을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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