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Chapter 41 - Chapter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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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화 태도는 보상해 주려는 것 같지 않은데요

하병우와 약속한 카페 앞에 차를 몰고 도착한 하시윤은 바로 들어가지 않고 차를 길 건너에 주차한 채 차 안에 앉아 있었다.그 사이 하병우는 두 번이나 밖으로 나왔다. 카페 앞을 좌우로 둘러보는 것을 보니 아마도 기다리다 지쳐 하시윤을 찾으러 나온 것 같았다.하지만 두 번 다 하시윤을 보지 못하자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한 블록 거리라 멀지 않았기에 하시윤은 하병우의 표정을 대략 볼 수 있었다.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있는 것이 매우 불쾌해 보였다.하시윤은 차 안에 조금 더 있은 후에야 차에서 내려 천천히 걸어가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손님이 많지 않은 시간대라 한눈에 ‘세 식구’를 발견할 수 있었다.하병우는 그녀를 향해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고 조경순과 하민지는 등을 돌린 채 모녀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잘난 척하는 건가 봐요?”하민지가 말했다.“서씨 가문에 들어갔다고 잘난 척하다니? 진작 알아봤어요. 그냥 아이만 낳으러 간 주제에. 자궁 하나 빌려주고 아이 낳은 뒤 쫓겨날 거면서 왜 잘난 척이죠? 우리한테 까탈 부리는 건가요?”하민지는 ‘퉤’ 하고 침을 뱉었다.“사람 탈을 쓰고 대체 왜 저래?”조경순도 말했다.“우리를 일부러 여기다 버려둔 거야. 서씨 가문에 아직 완전히 들어간 것도 아니면서 벌써부터 위세를 부리는 거야? 서씨 가문 사람들이 대접을 해주면 우리를 죽이려 들겠어.”“대접을 해준다고요?”하민지가 웃음을 터뜨렸다.“저런 인간한테요?”짜증이 나 있는 하병우의 얼굴을 보니 분명 잡담을 듣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그만해, 지금 그런 말을 해봤자 소용없어. 다들 조용히 해.”고개를 돌린 하병우는 이내 하시윤을 발견하고는 펄쩍 뛰듯이 자리에서 일어났다.“시, 시윤아.”방금 조경순과 하민지의 말을 하시윤이 다 들었다는 걸 하병우도 알고 있는 듯 얼굴에 약간 당황스러움이 비쳤지만 최대한 웃음을 억지로 지으며 말했다.“길 많이 막혔지? 빨리 와서 앉아.”그러고는 점원을 불러 하시윤에게 물었다.“뭐 마실래?”조경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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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두 사람이 우리와 비교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럼 네가 원하는 게 뭔데?”옆에 있던 하민지가 말을 꺼냈다.“그래도 우리 아빠야. 아빠가 어떤 태도로 대하길 바라는데 설마 무릎 꿇고 절이라도 하란 말이야?”하민지는 ‘흥’ 하고 코웃음을 치더니 팔짱을 끼고 뒤로 기대앉았다.“네가 과연 그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천벌 받을까 두렵지도 않아?”하시윤이 웃으며 말했다.“무릎 꿇을 필요는 없어.”그러고는 조경순과 하민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방금 너도 들었잖아. 여기 두 사람은 나랑 상관없다고. 그러니 두 사람이 무릎 꿇는 건 문제가 안 되겠지.”하민지는 눈을 부릅뜨며 펄쩍 뛰듯이 다시 일어섰다.“뭐라고?”지난 몇 년 동안 버릇없이 자란 하민지는 성격이 덜렁대고 작은 일에도 호들갑을 떨었다.조경순은 하병우를 한번 쳐다본 뒤 하민지를 잡아당겼다.“앉아.”카페 안에는 손님이 많지 않은 상황, 바 카운터 쪽에 점원 세 명이 서 있었다. 원래는 각자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만 하민지의 큰 목소리를 듣고 모두 이쪽을 쳐다보았다.하민지는 그쪽을 흘깃 본 뒤 내키지 않은 듯 목을 길게 빼 들고 앉았다.하병우가 하시윤을 향해 말했다.“홧김이라도 그렇게 말하지 마.”“뭐가 홧김에 한 말인데요?”하시윤이 말했다.“나는 진지해요.”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조경순을 바라보며 말했다.“그쪽은 내 아빠의 불륜 상대니까 원칙적으로는 우리 엄마에게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해요. 하지만 우리 엄마가 불쌍하게도 먼저 가버렸으니 당신들이 나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는 건 이상하지 않겠죠.”하민지가 눈을 부릅뜨며 다시 일어서려 했지만 조경순이 급히 그녀의 팔을 잡고 고개를 저었다.조경순은 매우 화가 났던 지금 화낼 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하시윤에게 꽤 좋은 어조로 말했다.“시윤아, 나는 네 아빠의 불륜 상대가 아니야. 나와 네 아빠는 그냥 우연히 만나서 마음이 맞은 거야. 네가 서지혁의 아이를 가진 것처럼, 우리 둘 다 어쩔 수 없었어. 게다가 나는 네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 하씨 가문에 들어갔어. 네 어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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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또 나를 버리는 거야?

하시윤은 전화를 끊은 뒤 하병우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러니까, 이번에도 그냥 말로만 하는 건가요? 사과하려는 건 아니고?”하시윤이 아직도 이 일을 잊지 않고 있을 줄 몰랐던 하병우는 순간 멈칫했다.지난 몇 년 동안 하시윤이 얼마나 힘들게 지냈는지 하병우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조경순과 하민지더러 무릎 꿇고 사과하라 해도 그리 놀라지 않았다.화가 나면 누구나 심한 말을 할 수 있는 법, 본인도 전에 화가 나서 하시윤에게 조경순과 하민지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한 적이 있었다.다만 예상치 못한 건, 하시윤이 그냥 말로만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그렇게 하려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었다.무릎을 꿇는 건 물론 불가했기에 하병우는 진지한 표정으로 한숨을 쉬며 말했다.“무슨 일이든 집안에서 해결하자, 여긴 밖이야. 그러니 그런 말은 하지 마.”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이번에 온 건 말로만 하기 위해서는 아니야. 네 엄마... 아니, 네 아줌마와 하민지가 먼저 만나자고 한 거야. 너를 만나러 오기 전에 두 사람이 나에게 말했어. 우리 가족이 한 번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자고. 전에 너희들이 싸운 건 그냥 감정이 격해져 오해가 생기면서 그렇게 된 거야. 두 사람도 널 만나서 좋게좋게 풀고 싶어 해.”무덤덤한 표정으로 살짝 비웃는 하시윤의 모습을 본 하병우는 자신의 말이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걸 알고는 말머리를 돌렸다.“지난 몇 년 동안 네가 고생한 건 사실이야. 네 동생 민지와 민지 엄마가 잘못한 건 맞아. 사과는 당연히 해야 해. 하지만 여기 앉아서 그냥 미안하다고 말하는 건, 너뿐만 아니라 나도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느껴. 이렇게 하자. 시간을 내서 집에 한 번 와. 아줌마가 네가 좋아하는 음식을 잔뜩 만들어놓을게. 가족이 집에 모여서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자.”눈살을 찌푸린 하시윤은 고개를 숙이고 다시 핸드폰을 꺼냈다.그때 전화기가 다시 울렸다. 화면에 뜬 이름을 본 순간 하병우의 표정이 굳었다.하시윤이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전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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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그럴 리가

점심에 서지혁도 돌아왔다. 하시윤은 서정우와 함께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서정우는 당연히 따로 마련된 영양식을 먹고 있었다. 오늘따라 아이들과 하시윤이 같은 시간에 점심을 먹게 되어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다. 큰아이와 작은 아이 모두 매우 즐거워 보였다.서지혁이 문을 열고 들어왔지만 아무도 그를 발견하지 못했다. 서지혁은 식당 입구에 서서 바라보고 있었다.평소 말이 많지 않은 서정우는 몸이 불편해서 대부분의 시간을 잠자며 보냈고 깨어 있을 때도 조용히 있었다. 이렇게 웃는 모습도 아주 드물었다.서정우는 하시윤 옆에 있는 어린이용 의자에 앉아 혼자 숟가락을 들고 먹고 있었다.두 사람은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화단의 꽃이 잘 자라고 있다는 이야기, 연못의 물고기가 둥글둥글하다는 이야기 등 서정우가 알고 있는 것들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는 매우 흥미를 느낀 듯 쉴 새 없이 말했다.서지혁은 그들의 모습을 한참 바라본 뒤 안으로 들어갔다.“천천히 먹어.”식당 안에 있던 두 사람은 모두 놀라 동시에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서정우는 매우 기뻐했다.“아빠.”하시윤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오늘 점심에 안 돌아올 줄 알았는데.”맞은편에 의자를 끌어다 앉은 서지혁은 하시윤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가정부를 향해 말했다.“수저 좀 가져다주세요.”사실 평소라면 서지혁은 돌아올 시간이 아니었다. 물론 돌아올 시간도 없었다. 하지만 오늘 하시윤이 밖에 나갔고 한효진이 입원했으며 서정우가 혼자 집에 있는 것이 걱정되어 돌아왔던 것이다.주차장에서 하시윤의 차가 집에 있는 것을 보고는 시간을 대충 계산해본 뒤 아마도 그녀가 점심시간이 되어 돌아온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여전히 서정우가 걱정되었다.그런데 모자가 이렇게 웃으며 이야기하는 것을 보니 마음이 조금 놓였다.가정부가 수저를 가져다 놓은 뒤 밥을 담아 주었다.식탁에 한 사람이 더 늘었지만 서지혁은 여전히 조용히 있을 뿐 하시윤과 서정우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또 한참을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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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부딪히다

하시윤은 해 질 무렵 두 회사로부터 답변을 받았다.하병우가 방해하지 않으니 운이 좋게도 두 회사의 면접에 모두 합격했다.전화가 하나씩 연이어 걸려온 상황, 하시윤은 앞선 회사를 선택했다.상대방은 일손이 부족하다며 하시윤이 빨리 출근하기를 원했기에 내일 오전에 바로 출근하기로 했다.전화를 끊은 하시윤은 기쁜 마음에 저녁까지 더 많이 먹었다.그 후 위층으로 올라가 서정우와 함께 있으며 내일 출근한다는 이야기를 했다.서정우는 잘 이해하지 못했다.“그러면 엄마도 아빠처럼 자주 집에 없는 거예요?”“아니.”하시윤이 말했다.“엄마는 그렇게 바쁘지 않을 거야. 매일 만날 수 있어.”그러고는 서정우를 안고 녀석의 머리에 쪽 뽀뽀했다. 마음속으로는 매우 미안했다.어른들이 저지른 죄를 왜 아이들이 받아야 할까?반 시간 정도 아이와 노니 서정우는 이내 잠이 들었다. 하시윤은 녀석을 한참 지켜본 후에야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서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은 아직 돌아오지 않은 상황, 그래서 정리를 한 후 방으로 돌아갔다.내일 일찍 일어나야 했기에 하시윤도 일찍 잠이 들었다.하지만 오늘 잠자리는 그리 편안하지 않았다. 한밤중에 어렴풋이 깨어났을 때 여전히 어두운 방 안에서 눈을 가늘게 뜨고 살펴본 후 다시 몸을 돌려 잠이 들었다.그러고는 다음 날 아침까지 잠을 잤다. 생활 패턴이 규칙적이었기에 하시윤은 늘 정해진 시간에 깨어났다. 이불을 젖히고 침대에서 일어나며 기지개를 켜고 욕실로 향했다.분리형 욕실이라 세면대는 바깥쪽에 있었고 옆에는 미닫이문으로 화장실과 샤워실을 분리했다.이때 미닫이문이 열렸다. 안에 누군가가 있었고 그 사람은 바로 변기 앞에 서 있었다.기지개를 켜던 동작이 그대로 멈춰버린 하시윤은 하품을 하려고 벌렸던 입마저 숨을 들이마신 뒤 내쉬지 못했다.2초 정도 지난 후 ‘아!’ 하고 소리를 지르며 급히 몸을 돌렸다.“왜, 왜...”하시윤은 한참 후에야 숨을 고를 수 있었다.“왜 여기 있어?”화장실 앞에 서 있던 사람은 서지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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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자연스러움이 오히려 어색하게

일을 일찍 마친 하시윤은 점심 휴식 시간이 되자 먼저 회사를 나왔다.차는 앞쪽 주차 공간에 주차되어 있는 상황, 로비를 나선 뒤 바로 차 문을 열고 몸을 구부려 타려고 했다.그런데 뒤쪽에서 누군가 그녀를 불렀다.“어이, 이봐.”고개를 돌려 보니 회사 동료였다. 같은 사무실은 아니었고 행정지원팀 소속이었다.인사 담당자가 하시윤을 사무실로 데려갈 때 이 사람과 마주친 적이 있었다. 인사 담당자는 그녀를 ‘윤 주임’이라고 불렀다.회사 주임인 윤근영도 분명 하시윤을 기억하고 있는 듯 손에 파일 서류를 든 채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나 좀 태워줄 수 있어요? 급한 일이 있어서 가봐야 해서요.”하시윤은 현재 시간을 보았다.“우리 집이 좀 멀어서 불편해요.”조수석 쪽으로 걸어가 차 문손잡이를 잡고 문을 열려던 윤근영은 하시윤의 대답을 듣고 분명 놀란 듯했다. 하시윤이 거절할 줄은 예상하지 못한 것 같았다.하시윤은 단호하게 말했다.“우리 집이 좀 멀리 떨어져 있어서요.”그 사람은 차를 내려다보았다.“나도 외곽으로 가요. 아마 같은 길일 거예요.”윤근영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차 문을 열었다. 하지만 차에 타지는 않고 먼저 주소를 말했다.“그냥 가는 곳까지 태워다 주면 돼요. 나 기다릴 필요는 없어요. 돌아올 때 택시를 타면 되니까요.”하시윤은 눈살을 찌푸렸다. 만약 서씨 가문의 본가로 가는 길이였다면 태워다 줄 수도 있었다.하지만 방향이 완전히 반대였고 그 사람이 가려는 곳은 더 먼 교외, 산업 단지 쪽이었다. 왕복에 40분 이상 걸릴 것이다.하시윤이 말했다.“같은 길이 아니에요. 진짜 불편해서 그래요. 집에 가서 아이를 돌봐야 해요. 시간이 급해요.”윤근영은 하시윤을 한참 바라보더니 갑자기 웃으며 차 문을 닫았다.“그래요. 좋은 차 한 번 얻어 타려고 했는데 운이 없네요.”길가로 걸어간 윤근영은 길가에 세워져 있는 택시를 타지 않은 채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하시윤은 윤근영의 행동에 신경 쓰지 않고 차에 올라 시동을 걸고 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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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환영해

서지혁이 돌아오자 부엌에서 점심 식사를 준비했다.아이는 안아서 어린이용 의자에 앉혔다.어린이용 의자는 서지혁 옆에 놓인 상태, 하시윤은 맞은편에 앉았다.가정부가 수저를 가져오기를 기다리던 하시윤은 수저를 받으며 물었다.“오늘 바쁜 거 아니었어? 왜 중간에 다시 돌아왔어?”“오늘은 그렇게 바쁘지 않았어.”서지혁이 말했다.“병원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야.”하시윤은 ‘응’이라고 대답한 뒤 자연스럽게 물었다.“할머니 상태는 어때?”“괜찮아.”서지혁이 말했다.“큰 문제는 없어. 그냥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전에 정우가 아팠던 일을 걱정하시면서 밤을 새우다 보니 체력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 이틀 정도면 퇴원할 수 있을 거야.”“그나마 다행이네.”한마디 대답한 하시윤은 이상 말하지 않았다.서정우가 워낙 천천히 먹었기에 서지혁은 본인이 다 먹은 후에 아이에게 밥을 먹여주었다.아이에게 자주 밥을 먹여준 하시윤이었지만 서지혁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자신과 비교되어 스스로의 인내심을 더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어린아이들은 정신이 워낙 산만해 밥을 먹는 데 집중하지 못한 채 자주 다른 것으로 눈을 돌렸다.서지혁은 서두르지 않고 옆에서 지켜보며 음식이 식으면 다시 더운 것으로 바꿔주었다.하시윤은 두 사람을 바라보자 약간 멍해졌다.기억력이 좋은 그녀였기에 아주 어릴 때 자기 엄마가 인내심 있게 자기를 대했던 것도 기억하고 있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하시윤의 엄마는 일찍 돌아가셨고 조경순이 집안에 들어온 후 하병우가 있을 때는 별로 티를 내지 않았지만 없을 때는 완전히 다른 태도를 보였다.그러면서 하시윤은 계모에게서도 친아버지에게서도 더 이상 사랑을 느낄 수 없었다.서지혁은 회사 일이 진짜로 바쁘지 않은 듯한 끼 식사였지만 오랫동안 아이에게 밥을 먹여줬다.서정우가 거의 다 먹자 서지혁은 시간을 본 뒤 이제는 가야겠다고 말했다.아이가 졸려 하는 것을 보자 하시윤이 말했다.“나도 가야 해.”그러고는 가정부를 불러 아이를 데려가 재우라고 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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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회식

하시윤은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인 뒤 미소를 지었다.“강 과장님, 안녕하세요.”‘응’이라고 대답한 강수호는 부서의 다른 동료들을 향해 말했다.“신입사원이 왔으니 저녁에 모두 시간이 되면 우리 신입사원 환영회 해야죠.”누군가가 대답했다.“좋아요! 너무 좋아요. 요즘 너무 힘들었는데 우리 좀 쉬자고요.”옆에 있는 사람들도 따라서 말했다. 요즘 계속 일해서 너무 힘들고 휴식이 필요하다고 했다.이렇게 하여 저녁 회식이 정해졌다.그 후 그들은 하시윤에게 감사의 말을 했다. 신입사원이 와서 저녁에 회식하는 것이라며 종합 사무실의 그 몇 명의 노련한 직원들이 왔다면 저녁에도 계속 일해야 했을 것이라고 했다.예의 바른 미소만 지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은 하시윤은 우선 손에 있는 일을 처리한 뒤 본가에서 서정우를 돌보는 가정부에게 메시지를 보내 자신이 늦게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오늘 저녁에 약속이 있어서 늦을 테니 아이가 물어보면 잘 달래 달라고 했다.사실 하시윤은 몇 초 동안 망설이며 서지혁에게 말할지 말지 고민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아마도 필요 없을 것이다. 그녀가 일찍 돌아오든 늦게 돌아오든 서지혁에게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그래서 다시 휴대폰을 내려놓았다.바쁘게 일하니 어느새 저녁이 되었다. 종합 사무실보다는 일이 조금 더 많았지만 그리 복잡하지는 않았기에 동료들의 조언을 들으면 모두 이해할 수 있었다.퇴근 시간을 기다리는 사이 이미 누군가가 식당을 예약해 모두 함께 갔다.하시윤은 물건을 정리한 뒤 따라 나갔다.복도에서 행정지원팀의 동료들이 오는 것을 우연히 봤다. 영업부서의 사람들은 윤근영과 사이좋게 지내는 듯 윤근영을 보자 누군가 먼저 부르며 인사했다.“윤근영 씨.”고개를 돌린 윤근영은 미소를 지었다.“퇴근해요? 오늘은 야근 안 해요?”동료가 대답했다.“신입사원이 왔잖아요. 우리 오늘 회식할 거예요.”윤근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네요.”누군가가 그녀에게 물었다.“같이 갈래요?”윤근영이 말했다.“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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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전 남친이 다시 만나재?

하시윤은 전화기를 쥔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미 자리에 앉아 있는 동료들은 아직 끝내지 못한 업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가 하면 잡담을 나누는 사람들도 있었다.하시윤은 이 사람들에게 별말 없이 나가려고 했다. 어차피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테니 그냥 조용히 나가도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테이블에서 일어나 돌아서자마자 누군가 말을 걸었다.“하시윤 씨?”그 사람이 물었다.“어디 가?”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니 영업부서의 과장 강수호였다.하시윤은 휴대폰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전화가 와서 잠깐 나가서 받고 올게요.”강수호가 하시윤을 바라보며 말했다.“남자친구?”“아니에요.”하시윤이 말했다.“가족이에요.”강수호가 말했다.“그래. 가봐.”하시윤이 서둘러 룸에서 나왔을 때 전화가 끊겼기에 하시윤은 다시 전화를 걸었다.서지혁이 바로 받았다.“카톡 보냈어. 한번 봐줘.”하시윤은 좀 의외라고 생각하면서 카톡 화면으로 넘어갔다. 정말로 카톡 친구 추가 요청이 하나 있었다.하지만 묻지 않고 바로 수락했다.서지혁은 바로 전화를 끊더니 하시윤이 친구 요청을 수락하자마자 영상 통화를 걸어왔다.하시윤은 몇 초간 망설이다가 결국 전화를 받았다. 이내 전화기 너머에서 곧바로 서지혁의 얼굴이 나타났다.회사에 있거나 집에 갔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영상 배경을 보니 그렇지 않았다.서지혁은 병원에 있었다.서지혁이 먼저 말했다.“할머니가 정우를 보고 싶어 해. 카메라를 아이 쪽으로 돌려줘.”하시윤은 순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나 집에 없어. 오늘 회사 회식이라 아직 밖이야.”서지혁은 깜짝 놀랐다.“식당이야?”하시윤은 그렇다고 말한 뒤 서지혁에게 가게 내부를 보여줬다.“방금 도착했어. 아줌마에게 전화해봐.”일반 사람이라면 집안 가정부의 전화번호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가정부는 서정우를 전문적으로 돌보는 사람이니 가정부에게 직접 연락하는 것이 맞았다.알겠다고 대답한 서지혁은 아무런 말도 덧붙이지 않고 영상 통화를 끊었다.하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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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탐색

하시윤은 조금 전 휴대폰에 집중하느라 그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이야기했는지 듣지 못했다. 하지만 강수호의 말에 하시윤은 바로 대답했다.“그런 거 아니에요. 전에 이미 분명하게 이야기했어요.”강수호가 웃으며 말했다.“농담이야. 미안.”두 사람을 번갈아 본 동료들은 이내 두 사람 사이의 이상한 분위기를 눈치챘다. 모두 성인이었기 때문에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바로 느꼈다.모두들 웃으며 고개를 돌린 그들은 이내 다른 이야기를 시작했다.잠시 후 종업원이 음식을 가져왔다. 술을 마시는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술도 주문했다.한 동료가 하시윤에게 한 잔 따라주려 하자 하시윤이 급히 말했다.“저 차 갖고 왔어요.”그 동료는 안타까운 얼굴로 말했다.“대리 불러줄게요.”하시윤이 말했다.“괜찮아요. 대리운전 비용이 만만치 않잖아요. 다들 돈 벌기 위해 힘들게 일하는데 이런 데 낭비하고 싶지 않아요.”그러자 그 동료는 ‘흥’하고 코웃음을 친 뒤 말했다.“그렇게 비싼 차를 타고 다니는 거 보면 생활고를 겪고 있는 것 같진 않은데요.”술잔을 한쪽으로 치운 하시윤은 그 동료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한마디만 했다.“저 정말로 술 안 마셔요. 게다가 술버릇도 안 좋아요.”옆에 물이 있는 것을 본 하시윤은 급히 물 한 잔을 따랐다.“저는 물을 마시면 돼요.”그 동료는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그래요. 첫날이니까 괜히 계속 권하면 괴롭히는 것 같으니 참을게요.”이후 몇몇 운전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술을 자기 잔에 따랐다. 어떤 여자 동료도 술을 마셨다.모두들 보아하니 성격이 좋은 것 같았다. 누군가가 한 사람과 껄끄러운 사이라고 언급하자 두 사람은 직접 이야기하여 서로 오해를 풀었다. 그야말로 솔직했고 전혀 숨김없이 심플하게 말했다.그런 모습에 좋은 인상을 받은 하시윤은 가끔 이야기에 끼어들었다.식사 시간이 좀 길어지자 술을 마시지 않는 하시윤은 거의 다 먹고 나서 젓가락을 내려놓은 뒤 계속 휴대폰을 바라보았다.본가에서는 다시 전화나 메시지가 오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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