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Chapter 51 - Chapter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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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화 다행이네

전화기 너머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하시윤은 그냥 혼잣말처럼 말했다.“곧 집에 도착할 거야. 조르지 마.”상대방은 여전히 말이 없었지만 하시윤은 웃으며 말했다.“응, 알겠어. 곧 도착할 거야. 회사 동료를 집에 데려다주는 길이야. 목적지 거의 도착했어.”서지혁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남자 동료야?”하시윤이 그렇다고 대답하자 서지혁이 말했다.“알겠어.”몇 초간 멈춘 후, 서지혁이 다시 말했다.“중요한 일은 아니고 그냥 할 말이 있어서 연락했어. 내일 출근하기 전에 정우에게 인사하는 거 잊지 마. 회사 일이 너무 바빠서 일찍 못 온 거라고 설명해줘. 녀석이 밤새도록 물어보더라고.”“응, 알겠어.”말을 마친 하시윤은 일부러 상대방이 먼저 전화를 끊기를 기다린 후 전화를 끊었다.휴대폰을 내려놓자 강수호가 바로 물었다.“전 남친?”“아니요.”하시윤이 말했다.“그냥 친구예요.”강수호가 웃으며 말했다.“시윤 씨를 좋아하는 사람이겠지?”하시윤은 부인하지 않았다. 사실 전에 남자친구가 없다고 말한 걸 후회하고 있었다. 있다고 말했어야 했는데...바보가 아닌 이상 그 누구라도 알아챌 수 있었다. 게다가 하시윤은 이런 부분에서 특별히 예민하기도 했다.조금 전 회식 때 동료들이 약간 농담조로 놀린 것과, 강수호의 태도를 보면 강수호가 그녀에게 약간의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이제 막 얼굴을 알게 된 사이라 좋아한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러니 아마 그녀의 얼굴을 보고 약간 마음이 흔들린 것뿐이다.전에 일하면서도 이런 일을 겪은 적이 있었다. 본인이 이쁘다고 자만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녀의 외모가 때로는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하시윤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강수호는 자신의 추측이 맞다고 생각했다.“하긴, 이렇게 예쁜데 구애자가 없을 수 있겠어?”강수호가 또 물었다.“상대방 조건은 어때?”하시윤이 계속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강수호는 약간 취했음에도 이내 눈치채고 말했다.“미안. 내가 쓸데없는 거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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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그녀는 떠날 것이다

편안한 얼굴로 잠들어 있는 서정우는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아직 이른 시간이었기에 하시윤은 급할 게 없었으므로 일단 서정우 곁에 자리를 잡았다.처음에는 하시윤과 서지혁 모두 말없이 가만히 있었다. 하지만 서지혁이 먼저 침묵을 깨며 입을 열었다.“네가 일자리를 찾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어. 매일 본가에만 있으면 지루할 것 같아서 네가 뭔가 수업이라도 신청하고 배웠으면 했어.”하시윤은 약간 놀랐다.“그래?”서지혁이 말했다.“취미 수업 선생님께 연락해서 집에 와서 수업을 하라고 했어. 그렇게 하면 너도 집에서 무언가를 할 수 있고 정우도 데리고 다닐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하지만 하시윤이 취직했기에 서지혁은 더 이상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하시윤은 그냥 도와주기 위해 왔을 뿐 서씨 가문에 팔려온 것이 아니니 서지혁 또한 그녀의 인생에 함부로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었다.몇 초 후, 서지혁이 다시 말했다.“일이 끝나면 충분히 보상해 줄게. 남은 평생 먹고 살 걱정은 안 해도 될 거야.”잠시 멈칫한 서지혁은 침대 위의 서정우를 바라보다가 하시윤에게 고개를 돌렸다.“내가 알기로는 너 이후에 이곳을 떠날 생각인 거지?”하시윤은 눈을 깜빡이며 사실대로 말했다.“응.”하시윤과 서지혁이 헤어지면 하시윤은 더 이상 이용 가치가 없을 것이다. 그러면 하병우는 분명히 그녀를 다시 노릴 것이다.비록 하병우라는 사람이 두려운 것은 아니지만 너무 싫어서 정말로 하병우에게 시간을 쓰고 싶지 않았다.게다가 서지혁이 이곳에 있고 그녀의 두 아이 모두 이곳에 있으면 이후에 어떤 장소에서든 만날 수 있었다.서씨 가문 사람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두 아이를 위해서라도.서지혁은 정상적으로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것이다. 만약 심연정과 결혼한다면 사실 하시윤과 심연정의 관계도 좋지 않았기에 하시윤이 자주 눈에 띄면 심연정이 아이들에게 화를 낼 수도 있다.다른 여자와 결혼하더라도 상대방은 나중에 하시윤의 신분을 알게 될 것이며 그녀의 존재는 상대방의 마음을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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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실수할 때가 있네?

서인준을 바라본 서지혁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서인준은 당황했다.“설마, 형이 돈을 주지 않은 거야? 형수가 힘들다고 말했잖아. 그럼 돈을 좀 주지 그랬어.”그러고는 다시 하시윤에게 물었다.“돈이 없어요?”하지만 하시윤에게 일전 한 푼 없는 것은 아니었기에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이 말을 그녀 본인은 믿을지 모르겠지만 두 사람은 그저 하시윤이 체면을 차리는 것으로만 여겼다.서인준이 입술을 삐죽이며 서지혁을 흘겨보았다. 마치 본인이 묻지 말아야 할 것을 먼저 말한 것처럼 미안한 듯 말이다.바로 그때 위층에서 또 사람이 내려왔다.여러 날 동안 보이지 않았던 서경민과 성문영이었다.두 사람은 방금 정리를 마치고 내려온 것 같았다. 서인준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솔직히 말해봐, 일자리를 찾은 이유 따로 있는 거지? 예를 들어 집에 있는 누군가를 보고 싶지 않아서라든가.”하시윤은 서인준을 바라보았지만 아무 대답하지 않았다.하지만 눈빛에는 이미 답이 담겨 있었다.서인준이 웃으며 계속 설명했다.“요즘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협의하고 있어서 계속 야근을 해야 해요. 엄마와 아빠도 회사 근처 호텔에서 묵고 있어요.”말을 마친 서인준은 한 마디 덧붙였다.“근데 형만 매일 집으로 돌아오네요.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굳이 그 이유를 말할 필요가 있을까?’하시윤이 말했다.“아들 때문이겠죠.”“마치 형수 아들 아닌 것처럼 말하네요.”서인준은 ‘흥’ 하고 코웃음을 쳤다.서경민과 성문영은 하시윤을 보고도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성문영이 먼저 서정우에게 다가가 녀석의 머리를 만지며 말했다.“정우야, 할머니 보고 싶었지?”서정우는 고개를 들고 순하게 말했다.“네. 보고 싶었어요.”성문영은 몸을 숙여 녀석의 볼에 입을 맞췄다.“귀여운 녀석.”이후 다들 식탁에 앉아 식사를 했다. 전에는 식탁에 앉으면 이야기가 오갔지만 서경민과 성문영이 내려오자 모두가 침묵했다.하시윤은 원래도 많이 먹지 않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한효진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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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딱 봐도 낙하산

하시윤이 말하기도 전에 강수호가 설명했다.“어제 집까지 바래다줘서 고마워. 그냥 작은 성의니까 거절하지 마.”서로를 바라본 동료들은 이내 강수호가 준 선물로 시선을 집중했다.핑크 상자에 리본도 묶여 있는 선물, 비록 비싸지는 않았지만 꽤 신경 써서 고른 것 같았다.하시윤이 급히 말했다.“필요 없어요. 어제는 그냥 지나가는 길이었어.”강수호는 이미 자신의 책상으로 돌아가고 있었다.“이미 산 거니까 그냥 받아.”하시윤 옆에 앉아 있는 여자 동료가 목을 길게 빼고 한 번 보았다.“강 과장님, 왜 우리한테는 안 줘요?”강수호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말했다.“어제 나를 데려다주지 않았잖아.”그 모습을 본 하시윤은 선물 쿠키를 여자 동료의 책상에 놓았다.“저는 아침을 먹고 왔어요. 드세요.”방금 자리에 앉기 전 여자 동료는 오늘 늦게 일어나서 급하게 오느라 아침도 먹을 시간이 없었다고 불평했다.하지만 쿠키를 그녀의 책상에 갖다 놓자 여자 동료가 급히 말했다.“이건 안 돼요. 강 과장님이 시윤 씨에게 특별히 준 건데 제가 어떻게 감히 받을 수 있겠어요.”그러고는 물건을 다시 하시윤의 책상에 놓았다.“나 별로 배고프지 않아요. 오후에 점심을 든든히 먹기 위해 배 좀 남겨둬야죠.”쿠키 하나 때문에 굳이 실랑이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하시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그렇게 쿠키를 계속 책상 위에 놓은 채 오늘 일을 했다.일은 많지 않았고 해봤자 그저 정보 입력, 백엔드 작업, 그것도 아니면 간단한 표 작업을 하는 것이었다.오전에 회의를 갔던 강수호는 빈손으로 나갔지만 돌아올 때 파일을 아주 많이 가져오면서 할 일을 배포했다. 사무실 직원들은 이내 한바탕 탄식했다.하시윤은 그들의 탄식 속에서 휴대폰을 꺼내었다. 서지혁이 메시지가 와 줄 게 있으니 점심에 만나자고 했다. 알겠다고 대답한 뒤 자신의 위치를 보낸 하시윤은 하던 일을 계속했다.점심시간이 거의 되자 하시윤은 컵을 들고 탕비실로 갔다. 안에는 동료들이 있었지만 하시윤은 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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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저 여자를 처리할 사람은 있어

하시윤은 컵을 들어 물을 두 모금 마신 뒤 다시 컵을 채웠다.윤근영이 무슨 말을 더할지 듣기 위해서 일부러 자리에서 기다렸다.일단 물꼬가 트면 하시윤은 절대 도망가지 않았다. 대립하기로 결정했으면 상대방이 반격해도 두렵지 않았다.하지만 한참을 있어도 두 사람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하시윤은 걸음을 돌려 자리를 떴다.탕비실을 나왔지만 윤근영과 그 동료는 따라 나오지 않았다.안에서 들리는 대화 소리에 하시윤은 걸음을 멈췄다.그 동료가 먼저 윤근영에게 물었다.“이렇게 거만한 걸 보니, 낙하산인가 봐요?”윤근영도 확신하지 못했다.“과연 그럴까요? 입사 신청서를 봤는데 작성한 정보는 별문제가 없었어요. 임원의 친척처럼 보이지 않았어요.”하지만 하시윤이 고급 세단을 타고 다녔고 지난번에 윤근영이 태워달라고 해도 서슴없이 거절했기에 이런 기백을 보면 또 일반 직원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했다.한참 후 윤근영이 ‘흥’ 코웃음을 쳤다.“마음대로 하라죠 뭐. 저 거만함이 얼마나 오래 갈 수 있을지 두고 보죠.”그러면서 강수호를 언급했다.“강 과장이 저 여자 누를 방법 있을 거예요. 여자는 아무리 강한 척해도 감정 앞에서는 고개를 숙이는 법이니까.”“강 과장이요?”그 동료는 좀 놀랐다.“영업부서의 강 과장님이요? 강 과장이 윤 주임 대신 나선다고요?”그러더니 한마디 덧붙였다.“강 과장님 별로 좋은 사람 아니에요. 너무 가까이 지내지 마요.”윤근영이 웃으며 말했다.“알아요.”그러고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탕비실이 조용해지자 하시윤은 사무실로 돌아갔다.점심이 되자 사람들은 무리를 지어 회는 구내식당으로 갔다.누군가가 하시윤을 불러 같이 가자고 했지만 하시윤은 책상을 정리하며 말했다.“저는 안 갈게요. 일이 있어서 밖에 나갔다 와야 해요.”“밖에 가 먹겠다고요?”동료는 물어본 후 웃으며 말했다.“구내식당 음식도 괜찮아요. 가격도 저렴하고요.”하시윤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내일 먹어 볼게요. 친구가 줄 게 있다고 밖에서 만나기로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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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무슨 사이야?

하시윤은 약간 놀랐지만 급히 말했다.“괜찮아.”고개를 숙인 뒤 그릇을 보며 말했다.“회사 대표가 나 같은 일개 평사원까지 신경 써줄 필요 없어. 사무실 사람들도 다 좋고 업무량도 많지 않아서 잘 처리할 수 있어.”서지혁도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래.”그 후 두 사람은 더 이상 대화를 나누지 않았고 음식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그때 서지혁의 전화가 울렸다.서지혁이 전화를 꺼내 받았지만 말하는 내용만 들으면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응, 나왔어.”2초 후 서지혁이 다시 말했다.“확실하지 않아. 좀 일이 있어.”상대방이 몇 마디 하자 서지혁은 ‘응’하고 대답한 뒤 계속 말했다.“집에 없을 거야. 이 시간이면 쉬고 있을 거야.”하시윤은 이내 상대방이 서인준인 걸 알았다. 전에 점심에 서지혁이 본가에 갔을 때 서인준이 전화를 걸어왔었으므로 서인준이 서정우의 상태를 묻는 것을 바로 알았다.옆에 있던 하시윤이 입을 열었다.“나오기 전에 가정부에게 메시지를 보냈는데 정우가 아직 안 잔대. 지금 아마 뒷마당으로 데려갔을 거야.”서지혁은 약간 놀란 얼굴로 하시윤을 바라보았다.“가정부 혼자서 데리고 간 거야?”하시윤이 고개를 끄덕였다.“긴 옷과 바지를 입혔다고 하더라고. 조심하겠다고 했어.”서지혁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그러고는 전화기 너머로 말했다.“응, 맞아.”상대방이 무슨 말을 했는지 서지혁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그러고는 전화를 테이블에 뒤집어 놓고 젓가락을 집었다.이미 음식을 집어 먹기 시작한 하시윤은 자연스럽게 물었다.“도련님이야?”“아니.”서지혁이 말했다.“연정이야.”젓가락을 내밀었던 하시윤은 눈을 크게 뜨고 서지혁을 바라보았다.“심연정?”“응.”대답한 후 음식을 두 젓가락 집어 먹은 서지혁은 하시윤이 계속 움직이지 않자 이상하다고 생각했는지 한마디 물었다.“왜 그래?”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하시윤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결국 한마디만 했다.“아무것도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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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기분이 안 좋아

하시윤은 엘리베이터 벽에 기대어 심연정이 보낸 메시지를 훑어보았다.내용은 길지 않았다. 그녀가 일자리를 찾았다는 것을 알고 잠시 후 이 근처를 지나갈 테니 시간이 있으면 만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하시윤은 답변하지 않고 메시지를 삭제한 후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엘리베이터가 위층에 도착하자 하시윤과 윤근영은 함께 나왔다.두 사람의 사무실은 좌우로 붙어 있었다. 영업부서 쪽으로 걸어가던 하시윤은 몇 걸음 걷다가 갑자기 뒤돌아봤다.여전히 엘리베이터 입구에 선 채 하시윤을 바라보고 있는 윤근영은 안 좋은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하시윤이 바라보자 윤근영은 자기 시선이 들킨 것에 놀란 듯 눈길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러더니 아마도 자신이 너무 의도적으로 본 것을 느꼈는지 다시 하시윤을 바라보며 웃었다.하시윤은 웃지 않았고 사무실로 돌아갔다.동료들 중 대부분 사람들이 이미 점심을 먹고 돌아온 상황, 아직 오후 출근 시간이 되지 않았기에 다들 사무실에서 잡담을 하고 있었다.책상에 앉아 있던 강수호는 하시윤이 돌아오는 것을 보고 말했다.“하시윤 씨, 점심에 구내식당에 가지 않았어?”“네, 안 갔어요.”하시윤이 말했다.“친구와 밖에서 먹었어요.”고개를 끄덕인 강수호는 어느 식당인지 물었다.하시윤이 식당 이름을 말하며 사실대로 말하자 한 동료가 말을 이었다.“그 식당 가격이 너무 비싸요. 나도 한 번 가봤는데 정말 비싸더라고요.”하시윤이 말했다.“친구가 산 거라 모르겠어요. 친구가 정한 곳이라.”동료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꽤 열정적으로 말했다.“이 근처에 괜찮은 식당 있어요. 다음에 밖에서 먹게 되면 알려줘요. 괜찮은 곳 추천해 줄게요. 돈 버는 게 쉽진 않잖아요. 그러니 쓸데없는 데 돈 낭비하지 마요.”하시윤은 고맙다고 말한 뒤 자리에 앉았다. 강수호가 아침에 보내준 간식이 여전히 책상 밑에 놓여 있었지만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다.5분 후, 강수호의 책상 위에 있던 내선 전화기에서 전화벨이 울렸다.회사 내선 전화였기에 전화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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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놀라게 하지 않았어

길을 사이에 두고 인사를 나누는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 또한 하시윤과 서지혁의 관계는 밖에서 친구처럼 행동할 수도 없었다.그래서 두 사람은 몇 초간 서로를 바라본 뒤 하시윤이 먼저 시선을 거두었다.차 옆에 계속 서 있던 강수호는 눈치가 빠른 사람이었기에 단 몇 초도 안 되는 사이 바로 이상함을 눈치채고 한마디 물었다.“맞은편에 있는 그 사람 아는 사람이야?”하시윤은 일부러 이해하지 못한 척했다.“누구요?”강수호가 웃으며 말했다.“아닌가 보네.”그러고는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길 조심하고.”산 중턱에 있는 서씨 가문 본가로 돌아온 하시윤은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당황했다.퇴원한 한효진은 소파에 앉아 약을 마시고 있었다. 컨디션도 꽤 좋아 보였다.하시윤이 돌아오자 한효진은 하시윤을 흘깃 본 뒤 들고 있던 약을 불며 한 모금에 다 마셨다.아래층에 있던 서정우도 하시윤을 보자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손을 뻗었다.하시윤이 서정우를 안고 말했다.“오늘 말 잘 듣고 있었어?”“네.”서정우가 말했다.“말 아주 잘 들었어요.”하시윤은 웃으며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그래, 착하네.”약을 다 마신 한효진은 약 그릇을 내려놓은 뒤 하시윤을 흘깃 보며 말했다.“그날 나를 병원에 데려다준 사람이 너라는 거 들었어. 마음 써줘서 고마워.”하지만 이 말은 전혀 감사의 말처럼 들리지 않았다. 그저 하시윤에게 전에 한 일을 알고 있다고 아주 당연하고 아주 당당하게 알리는 것 같았다.하시윤은 고개를 끄덕인 뒤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침묵이 이어지고 있을 때 누군가 밖에서 들어왔다.집으로 들어온 서인준은 한효진이 소파에 있는 것을 보고 마찬가지로 당황하며 말했다.“할머니, 퇴원했어요? 그런데 왜 미리 말하지 않았어요? 나 전혀 몰랐는데.”한효진 옆에 자리를 잡은 서인준은 약간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설마 나에게 일부러 서프라이즈를 주려고 그런 거예요?”한효진은 서인준을 흘깃 보며 말했다.“장난 좀 그만해.”그러고는 잠시 후 다시 입을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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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피하러 왔어

서지혁은 아주 빨리 돌아왔다. 서인준이 전화를 걸었을 때 이미 집에 거의 도착할 때쯤이었기에 전화가 끊긴 지 10분도 안 되어 돌아왔다.집에 돌아온 서지혁은 하시윤을 한 번 본 뒤 서인준에게 물었다.“할머니는 위층에 있어?”서인준은 고개를 끄덕인 뒤 말을 이었다.“아마 쉬고 계실 거야. 좀 이따 내려오실 것 같은데?”이 말을 들은 서지혁은 위층에 올라가지 않고 하시윤에게 다가왔다.“정우야.”정우가 바로 손을 뻗었다.“아빠, 오늘은 좀 일찍 돌아왔네요.”서인준도 옆에서 말했다.“오늘 저녁에 약속이 있었잖아? 어떻게 이렇게 일찍 돌아왔어?”“약속 취소했어.”서지혁이 말했다.“마 대표 쪽에 일이 있어서 이틀 후로 미뤘어.”서인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랬구나.”몸을 돌려 한쪽에 앉은 서지혁은 아이를 무릎 위에 앉혔다. 그러고는 하시윤을 한 번 바라본 후 한마디 물었다.“아까 마주쳤을 때 왜 멈칫했어?”하시윤이 말했다.“회사 동료를 태워다 주는 길이었어.”서지혁은 하시윤에게 장난감을 하나 보여줬다. 그것은 지능 개발용 장난감, 서지혁은 정우의 손을 잡고 녀석에게 가지고 노는 법을 가르치며 말을 꺼냈다.“차 옆에 서 있던 그 남자 누구야?”하시윤이 말했다.“우리 부서 매니저야.”서지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유니폼을 보니 직급이 낮지 않은 것 같던데.”말없이 잠시 앉아 있던 하시윤은 세수를 하러 방에 가겠다고 말했다.위층으로 올라가 옷을 갈아입은 뒤 얼굴도 씻었지만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가지 않고 침대 옆에 앉아 휴대폰을 넘겨보았다.하시윤은 부서 동료들만 있는 단톡방에 초대되었다. 단톡방에서 누군가가 이야기하고 있어 들어가 보니 실제로는 일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누군가가 강수호의 사진을 올린 것이었다. 강수호는 한 액세서리 가게에 서서 점원이 소개하는 물건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었다.옆에서 찍은 사진이었지만 강수호의 당당한 기세와 높은 코뼈, 그리고 윤곽이 뚜렷한 얼굴이 그대로 나올 정도로 잘 찍혔다.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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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그 여자를 안 좋아하지?

문이 열리자마자 심연정이 머리를 들이밀며 방안을 바라보자 하시윤은 일부러 문 앞을 막아서며 자리를 내주지 았았다.“심연정 씨, 무슨 일이죠?”“지혁이 어디에 있어요?”심연정이 물었다.“같이 있나요?”심연정의 말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그녀가 물어보자마자 화장실 쪽에서 ‘쏴아’ 하는 변기 물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당황한 심연정은 무의식적으로 그쪽을 바라보았다.몇 초 후 화장실에서 나온 서지혁은 심연정이 문 앞에 있는 것을 보고 약간 놀랐다.“왜 왔어? 할머니를 보러 온 거 아니었어?”심연정은 입술을 달싹이며 말했다.“할머니가 너를 불러오라고 했어.”심연정은 방으로 들어오려고 했지만 몇 초간 망설이다가 걸음을 멈췄다.“지혁아, 우리 간만에 만났는데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이야기라도 좀 하자.”서지혁이 옷장으로 걸어갔다.“피곤해. 쉬고 싶어.”하시윤도 계속 문 앞에 서 있을 수 없어 침대로 돌아가 앉은 뒤 다시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심연정은 들어오지 않았지만 문 앞에서 방안을 어느 정도 볼 수 있었다. 서지혁이 옷장을 열고 그 안에서 잠옷을 꺼내는 것을 본 심연정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잠옷이 여기에 걸려 있다는 것은 서지혁이 이곳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즉 이 방에 머문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고 또 무슨 일이 생길 거라는 뜻인지 너무 잘 알고 있었던 심연정은 참지 못하고 말했다.“지혁아, 너...”천천히 셔츠 단추를 푼 서지혁은 두 개 정도 푼 후 비로소 뭔가 반응한 듯 동작을 멈추고 심연정을 바라보았다.“다른 일 없지?”이것은 심연정이 이만 나가도 된다는 뜻이었다.얼굴이 창백해진 심연정은 한참 후에야 다른 일 없다고 말한 뒤 빠르게 몸을 돌려 떠났다.하시윤은 그쪽을 바라보지 않았지만 발소리는 들을 수 있었다. 하이힐을 신고 있는 심연정은 도망치듯 매우 급한 걸음으로 내려갔다.단추를 풀면서 문을 닫은 서지혁은 다시 방 안으로 돌아왔을 때 이미 셔츠를 다 벗고 탄탄한 상체를 드러낸 상태였다.하시윤은 서지혁을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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