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가 끝날 무렵, 바깥은 이미 어둠이 짙게 깔려 있었다.계산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자 서인준이 물었다.“우리는 바로 집으로 갈 건데 예원 씨는요?”최예원이 대답했다.“난 회사에 좀 들러야 해요. 오빠가 야근 중이라 상의할 일이 좀 있거든요.”서인준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어요.”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한 서인준은 내려가는 버튼을 눌렀다. 엘리베이터가 올라오기도 전에 근처 룸의 문이 열리더니 사람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하시윤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했지만 이내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별일 없으면 같이 가자니까. 네가 걔들보다 훨씬 예뻐서 같이 가면 내 체면도 살고 좋잖아.”능청스럽고 건들거리는 말투 뒤로 한 여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그래도 정말 괜찮을까요?”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목소리에는 기분 좋은 기색이 역력했다. 분명 함께 가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두 사람 다 하시윤에게는 익숙한 목소리였다. 고개를 돌려보니 연재윤과 하민지였다.하시윤은 뜻밖의 조합에 조금 놀랐다. 도대체 저 둘이 어떻게 엮인 건지 알 수가 없었다.룸에서 나온 일행은 예닐곱 명 정도 되었는데 비즈니스 식사 자리라기보다는 다들 연재윤 뒤를 졸졸 따르는 수하들 같았다.연재윤 옆의 하민지는 한껏 공들여 꾸민 모습이었다. 원래도 반반한 얼굴이었으니 작정하고 꾸미자 제법 화사한 분위기가 풍겼다.서인준도 그들을 발견하고 먼저 인사를 건넸다.“연 대표님이시군요.”그제야 이쪽을 본 연재윤이 호들갑을 떨며 말했다.“아이고, 이게 누구야? 세상 참 좁다더니 여기서 다 만나네.”그는 하민지를 힐끗 보더니 덧붙였다.“네 언니도 여기 있고. 우리 서 대표님도 여기 계시네?”그러더니 껄껄 웃으며 성큼성큼 다가왔다.“헬로, 다들 반가워요.”서지혁은 처음에 슬쩍 곁눈질했을 뿐, 그 뒤로는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엘리베이터가 아래층에 걸렸는지 좀처럼 올라오지 않자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하민지는 일행을 보고 얼굴이 잠시 굳었으나 금세 표정을 바꿨다.“언니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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