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나정은 한동안 정신이 멍해졌다.‘내가 알던 무모하고 솔직한 하슬기가 언제부터 이런 속셈을 품게 된 걸까?’그녀는 애처로운 눈빛으로 하슬기를 바라봤다. 채 말도 꺼내기 전에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슬기야, 네 눈에는 내가 그런 사람으로 보이는 거야? 나는 혼자 아멜국에 있어서, 그쪽 법을 잘 몰랐어. 이혼 수속이 금방 끝날 수 있는 게 아닌 줄 알았지. 널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래서 결혼식에 못 갈 수도 있다고 미리 말한 거야.”양나정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코를 훌쩍이며 눈동자에 물처럼 맑은 억울함이 흘러넘쳤다.“네가 나를 그렇게 생각하다니, 너무 슬퍼. 하지만 널 탓하진 않아. 분명히 누가 너한테 무슨 말을 한 거지, 그렇지?”양나정의 연이은 공격에 하슬기는 다시 정신이 혼미해졌다.하정훈은 송남지와 하슬기가 잇따라 들어오자 송남지의 안색이 창백한 것을 보고 하슬기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생각했다.그는 눈을 가늘게 뜨며 형언할 수 없는 냉혹한 시선을 보냈다.서정우는 서경 하씨 가문과 인맥을 맺을 수 있는 기회라 여전히 하정훈에게 비위를 맞추고 있었다.“형님, 다음 달에 서경에 갈 일이 있는데, 그때...”하정훈은 그의 말을 들을 마음이 없었다. 머릿속에는 오직 아내가 괴롭힘을 당했다는 생각뿐이었다.그는 손을 들어 올리며 가늘고 긴 눈에서 빛을 뿜어내며 서정우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슬기가 워낙 제멋대로라 삼촌, 숙모께서 외동딸이라고 너무 오냐오냐 키우셨어. 오늘 매제에게 시집갔으니 네가 그 성질 좀 잘 다루고 길들여서 살았으면 좋겠어.”하정훈의 말은 굳이 명확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서정우는 정치판에서 구른 세월이 얼만데 못 알아들으면 바보나 다름없었다.“형님, 염려 마십시오. 슬기 성격은 제가 확실히 고쳐놓겠습니다. 다음 달 서경에 갈 때는 완전히 딴사람이 되어 있을 겁니다.”하정훈은 가늘게 뜨고 있던 눈을 서서히 풀었다.그러면서 무심하게 덧붙였다.“네 성격도 좀 고쳐야 할 텐데.”아까 서정우가 식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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