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나정이 서경에 왔다고? 오늘이 온 첫날인가? 그런데 첫날부터 클럽에서 만났다고?’머릿속에 떠오르는 온갖 생각에 송남지는 혼란스럽고 우울해졌다.최보라는 여전히 수다를 떨고 있었다.[우리 회사 근처에 갤러리가 하나 생겼는데 규모가 거의 박물관 급이래. 요즘 부자들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어. 이런 금싸라기 땅에서 뭘 해도 돈을 벌 텐데, 굳이 갤러리를 차리다니...]최보라는 사진 한 장을 함께 보내왔다.서경 시내 중심가에 막 인테리어를 마친 갤러리가 유독 눈에 띄었다.송남지는 최보라가 보낸 사진을 내려다보았다. 갤러리에는 ‘재스민’이라는 커다란 간판이 걸려 있었다.‘재스민?’그 간판을 본 순간, 송남지는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어 자리에서 일어나 침실로 달려갔다.이미란은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를 불렀다. “어머, 벌써 다 드셨어요? 사모님, 천천히 가세요, 넘어지시겠어요!”침실. 송남지는 금고를 열었다.그녀의 유화 두 점 외에 금고 안에는 두 부의 계약서가 조용히 놓여 있었다. 그녀는 황급히 계약서 한 부를 펼쳤고 그곳에 선명하게 적힌 갤러리 이름 ‘재스민’을 보았다.마침, 그녀가 계속 읽씹을 하자 참다못한 최보라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송남지, 너 요즘 왜 이렇게 시크해? 아침부터 메시지를 보냈는데 하나도 답이 없고? 내가 네 따까리야!”송남지는 최보라와 농담할 기분이 아니었다. 그녀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재스민, 그 갤러리, 지금 내 소유인 거 같아.”전화기 너머로 최보라의 요란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이제 점심시간인데, 너 아직 잠 덜 깼니? 무슨 잠꼬대야? 거기 사려면 돈이 얼마나 드는 줄 알아? 네 거라니, 무슨 근거로 네 거래? 정신 차려!”송남지는 깊은숨을 내쉬었다.“아니, 맞아. 재스민은 지금 내 명의로 되어 있어.”그녀는 이마를 짚었다. 머리가 아파왔다. 어젯밤에 술에 너무 취해서 이 계약서에 서명한 것이 틀림없었다.계약은 서명과 동시에 효력이 발생했다.그래서 이제 재스민은 확실히 그녀의 명의가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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