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오지훈을 쏘아보았다.“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와이프를 재운다니, 지금 몇 시인데 송남지가 벌써 잔다는 거예요? 참 재미없는 여자네.”오지훈은 하씨 가문 사람들 앞에서는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하나같이 성깔이 보통이 아니었다.하슬기가 제멋대로 성질을 부릴 만한 배경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오지훈 역시 서경 4대 가문 중 하나인 오씨 가문의 사람으로서 아무의 성질이나 다 받아주는 성격은 아니었다.평소에 하정훈이 부리는 성질은 친구니까 참아주었지만, 하슬기의 것까지 받아줄 생각은 없었다.“재미없어도 어쩌겠어. 네 오빠는 원래 그런 재미없는 여자 좋아해. 밤늦게 돌아다니는 여자는 딱 질색하거든.”이 말은 하슬기를 겨냥한 것이었지만 양나정의 귀에도 아프게 박혔다.양나정이 원망스러운 눈으로 오지훈을 보며 서운한 듯 말했다.“지훈 씨, 제가 지훈 씨한테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그렇게 가시 돋친 말로 제 마음을 아프게 하세요.”오지훈은 거친 사람에게는 강했지만 이렇듯 눈물로 호소하는 연약함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상대가 시작부터 울먹이며 약한 모습을 보이니, 왜 상처를 주느냐고 묻는 그녀 앞에서 오지훈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어색한 침묵 속에서 안절부절못하던 그는 분위기를 환기시키려 애썼다.“나정 씨, 제발 울지는 마. 그 고운 얼굴에 눈물 자국이라도 남으면 내가 천하의 죄인이 되잖아. 자, 내가 잘못했어. 이 술 받고 퉁 치자, 오케이?”양나정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타입은 아니었다.그녀는 적절한 때에 물러설 줄 알았다. 입술을 살짝 깨문 얼굴에는 여전히 서운함이 남아있었지만, 오지훈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앞에 놓인 와인잔을 들어 단숨에 비웠다.그 모습을 본 하슬기는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와 양나정이 오지훈을 완벽하게 제압했다고 믿는 눈치였다.하정훈의 친구마저 자기들 편에 섰으니 하정훈이 넘어오는 것도 시간문제일 것이다.하슬기는 양나정의 귓가에 자랑스럽게 속삭였다.“두고 봐, 나정아. 이 서경 바닥 사람들, 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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