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무영은 표정을 굳히고 송남지를 쏘아보며 위엄 있게 말했다.“스승이 주는 건데 거절이 말이 돼? 너도 공짜로 받는 게 아니잖아. 너도 내가 그토록 탐내던 유화를 내게 주기로 했잖아.”송남지는 눈앞의 그림에 압도되어 울음이 터질 것만 같았다.“교수님, 제 그림이 어떻게 온권임 선생님의 작품과 비견될 수 있겠어요?”온권임이 누구인가. 크리스티 경매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는 작가이자, 그의 작품가는 15세기나 16세기 대가들의 진품에 버금가는 수준이었다.송남지가 계속 거절하자 류무영의 안색이 금세 나빠졌다.“왜 비교가 안 된다는 게냐? 온권임은 내 친구고 너는 내 제자다. 이 그림은 그가 생전에 내게 준 것이니, 내가 이것을 네 그림과 바꾼다면 딱 맞는 게 아니겠어?”류무영이 정말 화를 내려 하자 온유미가 급히 송남지를 말렸다.“남지 씨, 선생님이 주시는 건 그만큼 아끼신다는 뜻이니까 선생님 얼굴을 봐서라도 얼른 받아요. 뒤에 행사도 있는데 지체하면 안 되잖아요.”류무영의 서슬 퍼런 기세에 송남지는 더 이상 거절하지 못하고 금고를 받아 들었다.송남지가 마침내 선물을 받아들자 류무영의 안색이 그제야 부드럽게 풀렸다. 하지만 입으로는 여전히 투덜거렸다.“이 그림을 다른 놈에게 줬어 봐라. 좋아서 자지러졌을 게다. 그런데 너란 녀석은 어찌 된 게 이렇게 밀어내기만 하는 거야? 참으로 복을 발로 차는 고약한 계집이야.”비난보다는 애지중지하는 제자를 향한 애정이 묻어나는 투정이었다.재스민 갤러리에 발을 들이는 순간, 류무영의 등장은 현장을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류무영은 온권임과 동시대를 풍미했던 거장답게 그 영향력이 막강했다.특히 최근 몇 년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터라, 그의 등장에 갤러리는 열광의 도가니가 되었다.쏟아지는 인파에 송남지와 온유미는 구석으로 밀려났고 서로 서먹한 사이인 두 사람 사이에 잠시 어색한 공기가 감돌았다.먼저 침묵을 깬 것은 온유미였다. 그녀는 송남지가 든 금고를 힐끗 보며 입을 뗐다.“남지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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