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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화

Penulis: 말린땅콩
“그럼 그 생각부터 접어.”

강준은 더 이상 별아를 보지 않았다. 고개를 숙인 채 손에 들린 서류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별아는 그 태도에 완전히 화가 났다. 강준이 ‘재결합’이라는 선택지를 포기하게 만들기 위해 일부러 가장 아픈 말을 골라 쏟아냈다.

“하강준, 나랑 재결합해서 네가 나한테 뭘 줄 수 있는데?”

별아의 목소리는 차갑고 날이 서 있었다.

“지금 네 몸 상태 좀 봐. 허리도 제대로 못 굽히잖아. 솔직히 말해서... 그쪽 일도 제대로 안 될 것 같고.”

강준의 손이 멈췄다.

“그리고 다리도 저렇게 절뚝거리는데, 난 그런 거 싫어해. 시력 안 좋은 것도 싫고.”

별아는 숨도 고르지 않고 말을 이어 갔다.

“넌 지금 어디 하나 멀쩡한 데가 없어. 이런 상태인데 내가 왜 너랑 재혼을 해?”

천천히 펜을 내려놓은 강준이 고개를 들고 눈을 가늘게 떴다.

차가운 기운이 주변 공기까지 얼어붙게 만들었다.

별아는 순간 목을 움츠렸지만, 물러서지 않고 그 시선을 그대로 받아냈다.

“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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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산의 밤, 하 대표님이 첫사랑을 따라 죽었다   제482화

    별아는 감정이 변해 가는 과정의 모든 단계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편이었다.그런데 별아는 몰랐다. 이렇게 빨리, ‘진짜로’ 그런 단계가 올 줄은.별아도 인정했다. 요즘의 무기력은 별아의 몸 상태와 떼어 놓을 수 없었다. 생각이 너무 많아졌다. 과하게 곱씹다 보면, 없는 장면이 눈앞에 떠오를 때도 있었다. 잠은 달아나고 마음은 가라앉고, 자신이 싫어지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약을 넘겼다.별아는 이런 감정의 원인을 종종 결혼 탓으로 돌렸다.좋은 결혼은 사람을 살린다.나쁜 결혼은 사람을 깎아 먹는다.그러다 죽고 다시 태어나, 모든 걸 다 내려놓은 채 혼자 살아가게 되는 것.별아에게 사랑은 좋은 뜻의 다른 이름이 아니었다.별아에게 사랑은 파괴였다. 피로 물든 상상이고, 고통이었다. 적어도 별아에게는 그랬다.왜 요즘 생각이 자꾸 비극 쪽으로 잔혹한 쪽으로만 기우는지, 별아 자신도 이상했다. ‘약을... 더 늘려야 하나?’강준이 별아를 보며 말했다.“여보... 나한테 완전히 실망한 거지.”강준은 포기할 마음이 없었다. 이 결혼은 정말 어렵게 이어왔다. 강준은 별아의 손을 잡고 늙어 죽을 때까지 같이 가겠다고 했고, 그 약속을 지킬 생각이었다.그건 책임감만으로는 설명이 안 됐고, 맹세도 아니었다. 강준에게는 사랑이었다. 강준은 별아를 정말로 사랑했다.별아는 강준을 가볍게 밀어냈다.그리고 안방을 가로질러 걸었다.실망은 쌓여서 생긴다. 그런데 강준이 별아에게 대놓고 큰 죄를 지은 것도 아니었다. 별아 스스로 안에서 갉아먹는 느낌이었다.그녀가 말했다.“네가 같이 눈 보러 가고 싶으면, 난 상관없어.”별아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들뜨지도 않았고, 기대도 없었다.강준은 느낄 수 있었다. 별아의 마음이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는 걸.강준은 별아 옆에 몸을 숙여 앉았다.“그래. 그럼 이따가 내가 짐 챙길게.”...여행에서 돌아온 뒤.둘의 관계는 아주 조금 누그러진 듯했지만, 얼음이 완전히 녹은 건 아니었다. 매일 밤 같은 방, 같

  • 출산의 밤, 하 대표님이 첫사랑을 따라 죽었다   제48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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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산의 밤, 하 대표님이 첫사랑을 따라 죽었다   제480화

    도설이 그렇게 단호하게 말하자, 도지철도 일단은 믿는 눈치였다. 도지철은 다시 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는 호민을 힐끔거렸다.“근데 저 남자, 딱 봐도 돈이 있어 보이는데? 부자 아니면 뭐 있는 사람 같잖아. 회사 대표 같은 느낌인데... 진짜로 네 남자친구 아니야?”도설이 바로 받아쳤다.“그쪽도 보이지, 부자 아니면 뭐 있는 사람처럼 말이야. 근데 그런 사람이 나를 왜 만나? 대표이사가 나 같은 여자를 왜 보겠냐고.”“나한테 뭘 바라서? 몸에서 회사 냄새 나는 거? 한 달에 300만 원 버는 거? 아니면 피 빨아먹는 아빠가 있는 거?”도지철은 말문이 막혔다.“그래도... 동화에는 왕자가 신데렐라 좋아한다잖아.”도설은 비웃듯 숨을 뱉었다.“일단 신데렐라는 원래도 귀족이야. 난 뭐야? 아빠 나한테 뭘 해줬는데? 나 어릴 때부터 배불리 밥 먹은 적이 몇 번이나 돼?”“조금만 마음에 안 들면 집에서 쫓아내기나 하고, 지금 와서 그런 소리를 해?”도지철은 더 얘기해 봐야 얻을 게 없다는 걸 알아챈 듯 입을 다물었다.“그래, 그래. 내가 괜히 말했다.”도설은 도지철을 재촉했다.“됐고, 돈 받았으면 빨리 가. 진짜 내 일자리 날아가면, 그땐 아빠한테 한 푼도 못 줘. 앞으로도.”도지철은 송금 알림을 확인하고는 돌아섰다. 그러면서도 마지막까지 호민을 한 번 더 훑어봤다.‘저런 남자랑 엮이면...’도지철의 눈에는 계산이 선명했다. 도설이 저런 돈 있는 남자하고 짝이 되기만 하면, 자신은 평생 놀고먹어도 될 거라는 표정이었다.도지철을 겨우 보내고, 도설은 호민 쪽으로 걸어갔다. 바람에 흩어진 잔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방금 일을 감추려는 듯 말을 꺼냈다.“저... 회사도 여기서 멀지 않으니까요. 저 먼저 들어갈게요, 배 대표님. 굳이 안 데려다 주셔도 돼요.”호민이 물었다.“아까 그분... 누구십니까?”도설은 얼버무렸다.“그냥... 친척이요.”호민은 틈을 놓치지 않았다.“어떤 친척이요?”도설은 답을 피했다.“그냥요. 흔한 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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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민이 미세하게 미간을 찌푸렸다.‘이 여자... 남한테 빚지는 걸 정말 싫어하는 사람 같네.’“도설 씨, 친구 추가하시죠.”호민은 자기 핸드폰 화면을 도설 앞에 내밀었다.“업무 계정 말고, 개인 계정으로요.”도설은 핸드폰을 슬쩍 등 뒤로 숨겼다. 그리고 웃으면서 거절했다.“괜찮습니다, 배 대표님. 저희는 평소에 개인적으로 연락드릴 일이 없잖아요. 업무 계정만 있으면 충분해요. 개인 계정은... 굳이 안 하셔도 됩니다.”호민이 도설을 바라봤다.“저를 싫어하시나요? 아니면... 저를 안 좋게 보시나요?”“아니요, 아니요, 아니에요.” 도설이 당황해서 손을 저었다. “그런 뜻이 아니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요. 정말로요.”호민은 말없이 손을 뻗었다. 도설의 뒤로 팔을 돌리더니, 도설이 숨겨둔 핸드폰을 ‘툭’ 하고 가져왔다. QR코드를 띄워서 스캔하고, 바로 톡친구를 추가했다. 그리고 자기 핸드폰에서 승인까지 눌렀다.도설이 작게 탄식을 흘렸다.“아...”‘이 사람은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지?’‘추가해 봤자, 돌아가서 조용히 삭제하면 그만인데.’...소고기 국수집을 나오자 밖에는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하늘에서 흩뿌려지는 눈송이를 보고 사람들은 흔히 낭만을 떠올리곤 했다. 하지만 도설에게 눈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도설에게 눈은 슬픈 기억을 끌어올리는 것에 가까웠다.도설이 여섯 살이던 해에도 이렇게 눈이 내렸다.그날 도지철은 도설과 엄마를 집 밖으로 내쫓았다. 갈 곳이 없어서 두 사람은 다리 밑에서 밤을 보냈다. 바람은 살을 베듯 차가웠다. 들개가 다가와 도설을 물려고 하자, 엄마는 도설을 감싸면서 버텼다. 들개가 엄마의 다리를 물어뜯어서 피범벅이 되었다.광견병 예방주사를 맞을 돈조차 없었다. 두 사람은 그저 대충 씻고, 대충 상처를 감고 대충 묶었다.그 뒤로 엄마의 다리에는 길고 보기 싫은 흉터가 남았다.눈 오는 날 연인들은 함께 늙어가자는 말을 떠올리지만, 도설은 달랐다. 도설은 그 밤을 떠올렸다.

  • 출산의 밤, 하 대표님이 첫사랑을 따라 죽었다   제478화

    소은은 겁에 질려 표정이 굳어졌다. 조심스럽게 책상 위에서 내려오더니,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대표님... 화나셨어요? 죄송해요. 저는... 저는 그냥...”강준은 지겨운 듯 손가락을 들어 ‘툭’ 내저었다.재환이 바로 소은 쪽으로 다가가서 문 쪽을 가리켰다.“나가시죠.”소은은 재환에게 끌려가면서도 뒤를 돌아봤다.“하 대표님, 제가 밥도 같이 먹자고 했잖아요. 그... 그때 나오실 거예요?”소은은 말끝을 늘어뜨리며 끌려 나갔다.대표이사실이 겨우 조용해졌다.머리가 지끈거리자 강준은 서랍을 열어 진통제를 찾아 한 알 삼켰다....또 보름이 흘렀다.연말이 다가왔다.별아는 일을 조금 일찍 정리한 뒤 도설에게 넘겼다.“나 휴가 좀 일찍 쓸게. 이제부터는 네가 고생 좀 해.”별아는 도설에게 봉투 하나를 건넸다.“미리 새해 복 많이 받아.”“사장님도요. 사장님, 올해 진짜 고생 많으셨어요.”도설은 눈물이 많은 편이라 눈가가 촉촉해졌다.별아는 도설의 팔을 가볍게 두드렸다.“우리 둘 다 잘했어. 근데 도설 씨는 나보다 더 고생했지. 일 정리하고 도설 씨도 빨리 쉬어. 휴무 일정은 네가 알아서 잡아.”“네, 사장님.”별아가 나간 뒤, 도설은 컴퓨터를 켜고 연말 근무표를 짰다. 일이 적은 부서는 먼저 쉬게 하고, 촬영과 납품이 몰린 부서는 휴무를 뒤로 미뤘다. 그 대신 야근 수당은 기준보다 더 챙기게 했다.별아가 자신을 믿어준다는 사실이 도설을 버티게 했다. 힘든 줄도 모르고 손이 움직였다.인정받는 건, 생각보다 큰 행복이었다. 도설은 좋은 사장님을 만난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그때 비서가 노크하고 들어왔다.“부사장님, 유합그룹 배 대표님께서 방금 전화 주셨는데요. 잠깐 들르시겠다고 합니다. 언제 시간이 괜찮으신지 여쭤보라고 하셔서요.”“무슨 일인지 말씀하셨어?”“제가 여쭤봤는데, 따로 말씀은 안 하셨어요.”도설은 잠깐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오늘은 회사에 계속 있을 거라고 전해. 시간은 아무 때나 괜찮다고.

  • 출산의 밤, 하 대표님이 첫사랑을 따라 죽었다   제477화

    “너희... 문제 생긴 거 아니야?”호민의 질문에 강준은 대답하지 않았다.호민에게 강준의 침묵은 거의 긍정이었다.결혼에서 제일 위험한 건, 한쪽은 말하지 않고 다른 한쪽도 묻지 않는 것이다. 별아는 원래 고집이 있는 편이었다. 게다가 둘의 결혼은 한 번 깨진 적이 있다. 별아는 그 일 이후로 더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다.호민이 강준을 똑바로 봤다.“잘 생각해. 별아가 다시 너랑 이혼하면, 너희 둘이 이번 생에 다시 이어질 일은 절대 없어.”강준이 시선을 들었다. 그걸 몰라서 이러는 게 아니었다. 그저 그런 일을 절대 만들고 싶지 않을 뿐이다.“작은 문제야. 이혼까지 갈 정도는 아니야.”호민은 짧게 말했다.“알아서 해.”...호민은 약을 자신의 지인에게 맡겼다. 검사 결과는 빠르게 나왔다.각각의 약은 당장 생명을 위협하는 병을 치료하는 약은 아니었다. 그런데 오히려 그게 더 불길했다. 별아의 상태가 얼마나 무너져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신호 같았다.불면증. 우울증. 유선 증식.호민은 강준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말은 짧았다.[불면증, 우울증, 유선 증식. 별아 상태는... 심각해.]강준은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호민이 숨을 깊게 들이켰다.[일도 중요하지. 근데 건강한 아내보다 중요한 일은 없어.]강준의 목소리는 꺼질 듯이 가라앉았다.“알아.”강준이 머리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기에 호민이 더 길게 설명할 필요는 없었다.[알면 됐다. 더 악화되게 두지 마.]...강준은 별아 회사 건물 아래로 차를 몰고 갔다.그는 운전석 창문에 기대어, 별아 회사가 있는 층의 창문을 바라봤다. 담배를 한 대 피우고, 또 한 대를 피웠다.자정이 넘어도 별아는 나오지 않았다.남정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별아는 자주 야근을 했고, 자주 작업실에서 잤다. 남정이 도설에게 별아를 잘 챙기라고 몇 번이나 당부했지만,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고 했다.강준은 그 아래에서 밤새 담배만 피웠다.동이 튼 뒤에야 강준은 차를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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