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은 용맹하고 전투에 능합니다. 그에게 군을 맡겨 서북으로 보내신다면 분명 진국공을 도와 한몫 단단히 해낼 것이며 우리 대성조의 국위 또한 드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그는 말을 마치고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서서 최종적인 결단을 기다렸다. 이것은 그가 자신의 병력도 지키고 황제에게도 체면을 세워줄 수 있는 유일한 방안, 즉 양전지책이었다. 그를 바라보는 황제의 눈동자 깊숙이 스미던 옅은 웃음기가 어딘가 희미해진 듯했다.“허한다.”마침내 그는 얇은 입술을 열어 그 세 글자를 내뱉었다.이튿날 아침. 성왕부 안은 고요하기만 했다. 소휘는 밤새 한숨도 이루지 못한 채 창가에 기대 서 있었다. 눈 덮인 뜰의 마른 가지들을 바라보는 그의 얼굴에는 짙은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그때, 멀리서부터 급하고도 들뜬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며 고요를 단숨에 깨뜨렸다.“셋째 형님! 셋째 형님! 정말 돌아온 거예요?”사람이 모습을 드러내기도 전에, 목소리가 먼저 쏟아져 들어왔다. 보랏빛에 가까운 남색의 화려한 화살소매 비단옷을 입은 소년이 바람처럼 안으로 뛰어들었다. 그를 본 순간, 소휘의 눈 속 깊고 차가운 심연에도 미세하게나마 따뜻한 기색이 번졌다. 소림은 이미 그의 앞까지 달려와 있었다. 황제와 닮은 점이 다섯이나 여섯쯤은 되는 얼굴이었지만 훨씬 더 생기가 있었고 자유분방한 기운이 감돌았다. 어린 소년의 눈동자에는 억누를 수 없는 기쁨과 어린아이 같은 동경이 가득 담겨 있었다.“어제 궁에서 소문이 돌긴 했는데, 전 다들 헛소리를 하는 줄 알았어요! 헌데 진짜로 돌아온 거였네요, 셋째 형님!”이 차갑기 그지없는 황성 안에서 깊은 궁에 있는 어머니를 제외하면 소림이 가장 그리워한 이는 바로 이 셋째 형님이었다. 황제가 즉위한 뒤 그는 궁을 나와 따로 살게 되었고, 그때 그는 겨우 한 살이었지만 이미 소휘와 함께 지냈다. 그 몇 해 동안 먹고 자고를 함께하며 글을 읽고 쓰는 것 하나하나를 손수 배웠다. 소림에게 있어서 소휘는 가까운 형이자 아버지처럼 가장 따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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