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시은은 찻잔을 들어 올려 조용히 한 모금 머금었다. 차향은 맑고 서늘했지만 마음 깊숙이 깔린 답답함까지는 씻어내지 못했다.“아이고, 들으셨어요? 이번에 서북 대영이 크게 승전해서 돌아왔다지 뭐예요. 폐하께서도 크게 기뻐하셔서 상이 물 흐르듯 쏟아지고 있다던데요.”옆 천막에서 들려오는 부인들의 수군거림이 높지도 낮지도 않게 흘러왔다.맹시은은 차를 마시는 손을 멈추지 않았다.그때, 곧 다른 부인이 말을 이었다.“그러게요. 이번 대승이 가능했던 건 안팎에서 호응이 딱 맞아떨어진 덕이라던데요. 우륵 쪽 오랑캐들이 제대로 허를 찔렸다고 하더라고요.”“저도 그 얘긴 들었어요. 하훈 공자, 과연 장수 집안 자식답게 용맹이 대단했다더군요.”“하 장군이야 물론 용맹하지만… 제가 들은 건, 그게 아니에요.”처음 말을 꺼낸 부인이 목소리를 낮추며 묘하게 비밀스러운 기색을 담았다.“이번에 그렇게 안팎에서 맞물려 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우리 쪽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젊은 장수’가 있었기 때문이라더군요. 그 사람이 삼천 정예를 이끌고 목숨을 걸고 적진 깊숙이 파고들어서 우륵 왕의 군영 근처에서 돌연 나타나 적의 화력을 대부분 끌어냈다지 뭐예요. 그 덕분에 하 장군이 양쪽에서 협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요.”“헉...”천막 안에서 일제히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가 터졌다.“정말 그런 일이 있었어요?”“적진 한복판에 들어갔다고요? 그게 대체 어떤 담력과 무예여야 가능한지...”“그 사람이 누구래요? 어느 집안 자제죠? 이전에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는데?”부인들의 말소리는 순식간에 들끓기 시작했다. 모두의 호기심이 한껏 끌어올려졌다.전장에서 한 번에 이름을 떨친 젊은 영웅. 그만큼 사람들의 상상을 자극하는 이야기도 없었다.“글쎄요. 너무 신비한 인물이라 공을 세우고 나서는 그대로 자취를 감췄다더군요. 군중에서도 정확한 신분을 아는 사람이 없다던데요. 그저 젊은 사람이고, 창을 아주 잘 쓴다는 것만 알려져 있대요.”“아이고, 참 아깝네요. 어느 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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