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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0화

Author: 서은월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고개를 들어 맹시은을 재빠르게 한 번 훑어보고는 곧장 다시 시선을 떨구었다.

“세자 책봉을 내리는 성지가 온 뒤에야 저희는 비로소 알게 되었어요. 청련 고모의 두 자녀가 이미 돌아왔다는걸요. 저희는 모두 셋째 할아버지를 위해 기뻐했답니다.”

찻잔을 들고 있던 맹시은의 손이 허공에서 아주 잠깐 멈추었다.

잔 속의 물결이 잔잔히 흔들리며 그녀의 얼굴을 비추었다. 겉으로는 아무 일도 없는 듯 평온했지만 그 평온 아래에서 눈빛은 순식간에 식어 내렸다.

역시. 예상대로였다.

셋째 할아버지는 이 사실을 한 번도 말한 적이 없고 방계 친족들도 아무도 몰랐다.

결국 그 말은 자신과 오라버니 맹서강의 신분이 불분명하다는 걸 따지는 셈이 아닌가.

맹시은은 속으로 조용히 비웃었다.

진국공부의 작위가 얼마나 존귀한가.

맹 가의 본가는 쇠락해 이제 남은 이는 외조부 한 사람뿐이었다. 만약 자신과 오라버니가 돌아오지 않았다면 종법의 규례에 따라 이 막대한 권세와 부귀는 누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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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무는 갑자기 굳어버린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입가에 아주 옅은 웃음을 그렸다.그는 인정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부정하지도 않았다.그 애매모호한 태도는, 차라리 솔직히 시인하는 것보다 더 사람을 불안하게 만들었다.주연아의 머릿속이 순간 하얗게 비었다.대성조와 우륵은 오랜 세월 국경에서 부딪혀 왔다. 크고 작은 전쟁은 단 한 번도 완전히 멈춘 적이 없었다. 지금의 평화는 너무도 위태로워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것이었다. 그마저도 겨우 십 년을 버텼을 뿐이었다.그는… 대체 무엇을 노리고 있는 걸까.구리솥 안의 양탕이 보글보글 끓어오르며 김을 뿜어냈다.흐릿하게 피어오른 열기 속에, 맞은편 남자의 또렷한 윤곽이 아른거리며 번졌다.열무는 느긋하게 젓가락을 들어, 종잇장처럼 얇게 썬 고기를 집었다. 끓는 양탕에 살짝 담그자 숨 한 번 돌릴 사이도 없이, 선홍빛 고기는 말려 올라가며 먹음직스러운 색으로 변했다.그는 그것을 입에 넣고 천천히 씹었다. 맛은 훌륭했다.부드럽고 연해, 혀끝에서 사르르 녹아내렸다.하지만 어딘가 부족했다.고기를 큼직하게 뜯고, 술을 사발째 들이켜는 그 시원한 맛은 아니었다.그의 시선이 어느새 다시 주연아에게 향했다.작고 아담한 몸. 그녀의 가느다란 손목은 금방이라도 부러질 듯 여렸다.그렇다면 우륵의 통양구이를 그녀가 과연 견딜 수 있을까.이내 그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생각을 접었다.뭐, 어려운 일도 아니다.훗날을 위해 대성조의 요리사를 하나 따로 두면 될 일이다.주연아는 전혀 알지 못했다.맞은편의 사내가, 이미 자신의 앞으로의 삶을 우륵에서 어떻게 꾸려갈지까지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그녀는 지금 오로지 불안으로 가득 차 있었다.열무가 정현에 나타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미 무언가 기밀을 손에 넣은 건 아닐까. 화총의 설계도가 유출된 건 아닐까.스쳐 지나가는 생각 하나하나가, 그녀를 가시방석 위에 앉힌 듯 불편하게 만들었다.*주루 밖, 긴 거리 위에서 맹진영은 치마자락을 움켜쥔 채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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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제931화

    “왜 그래? 경치가 별로야?”“예쁘긴 예쁘죠.”맹진영이 입맛을 다시며, 한껏 동경 어린 얼굴로 대답했다.“헌데 전 아버지처럼 고사성어를 줄줄 읊는 재주도 없고, 어머니처럼 바람만 스쳐도 바로 몸이 나가는 솜씨도 없잖아요.”그녀는 잠시 말을 멈췄다. 반짝이는 두 눈에는, 이 선경과는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소박한 인간 냄새가 가득 배어 있었다.“이런 풍경이면 말입니다... 네모난 상 하나 딱 펼쳐놓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동솥 하나 걸어놓고, 부드러운 양고기 몇 접시 썰어 올리고, 거기에 뜨끈한 양탕 한 그릇까지 곁들이면…”말을 이어가던 그녀는 결국 참지 못하고 슬쩍 침을 삼켰다.“그게 진짜 사람 사는 냄새죠!”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멀지 않은 매화나무 뒤편에서 노골적인 비웃음이 흘러나왔다.“누군가 했더니 먹보였군. 진국공부의 맹 아가씨다워.”보랏빛이 감도는 남색 비단 옷에 옥관을 단 소년 하나가 나무에 기대 서 있었다.열세네 살쯤 되어 보이는 나이에 이목구비는 또렷하고 단정했다.맹진영은 그를 보자마자 방금까지 웃고 있던 얼굴을 단번에 굳혔다.“차유담? 너 개야? 왜 가는 데마다 나타나?”그는 주종현의 벗 차윤서의 장남으로, 맹진영과 함께 국자감에서 공부하는 사이였다. 둘은 평소에도 앙숙이었다.차유담은 팔짱을 낀 채 비스듬히 그녀를 내려다보았다.“이런 설경과 매화 앞에서, 머릿속엔 온통 양고기 생각뿐이라니. 역시 글 한 자 모르는 촌스러움다워.”그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한숨까지 곁들였다.“맹 상서 같은 청류 선비에게서 어떻게 너 같이 먹을 것밖에 모르는 딸이 나왔는지... 참으로 알 수가 없군.”“내가 네 집 쌀이라도 먹었어?”맹진영은 순식간에 발끈했다. 소매를 걷어붙이며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이 위선 떠는 새끼! 뒤에서는 몰래 야담이나 읽으면서, 스승님 앞에서만 사람인 척하는 꼴이 퍽 우습단 말이지!”“헛소리 하지 마!”차유담은 꼬리를 밟힌 고양이처럼 얼굴빛이 확 바뀌었다.“너야말로 헛소리야! 그건 민심을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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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제15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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