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 이모...”유하늘은 몸이 굳어버린 채, 천천히 돌아섰다.송우주는 꿈속에서 무엇을 보고 있는지 미간을 찌푸린 채 웅얼거렸다.“아람 이모, 아람 이모...”그 말을 듣자 유하늘의 눈빛은 더욱 차갑게 굳어졌다.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송여준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를 데려가라 하려 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미간을 찌푸린 채 화면을 보던 순간, 상단에 뉴스 알림이 떴다.[화가 노은결...]‘노은결’라는 이름이 유하늘의 시선을 붙잡았다.클릭하자 화면은 마케팅 계정으로 넘어갔고 권아람이 올린 게시물이 공유돼 있었다.사진 속에는 촛불이 켜진 저녁 식탁이 담겨 있었다. 권아람의 시선에서 찍힌 듯 카메라는 아래로 내려가 그녀의 손이 샴페인 잔을 들고 맞은편 사람과 건배하는 장면을 담고 있었다.맞은편의 손은 남자의 것이었다. 크고 길며 마디가 도드라진 손가락이 보였다.유하늘의 시선은 곧장 그 손목으로 향했다. 송여준이 오늘 병실에 왔을 때 차고 있던 바로 그 시계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아이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송여준은 야근한 것이 아니었다. 아이를 그녀에게 맡기고 서둘러 떠난 것은 권아람과 함께 저녁을 즐기기 위해서였다.유하늘은 권아람이 심장병을 핑계로 송여준을 불러낸 일을 떠올렸다.심장병이 심각한 줄 알았는데 그렇게 아프다던 사람이 다음 날 멀쩡히 시계를 고르고 저녁에는 샴페인 잔을 들고 저녁을 즐길 힘까지 있었다.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애써 자신과 다투려고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송여준은 그녀와 잘 지내기 위해 웨딩드레스 디자인도 거의 마무리된 상태였다.유하늘은 냉소적인 웃음을 흘리며 휴대폰을 내던지고 그대로 침대에 누워 송우주에게 등을 보였다.다음 날 아침, 그녀가 깨어났을 때 송우주는 이미 떠나고 없었다.침대 머리맡에서는 은은한 꽃향기가 풍겼다.고개를 들어보니 화려한 꽃다발이 놓여 있었고 위에는 송여준의 쪽지가 꽂혀 있었다.유하늘은 읽어볼 생각조차 들지 않아 카드를 찢어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그때, 방문이 두드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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