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하늘은 숨을 헐떡였다.권아람은 시계를 얻은 기쁨보다는 송여준의 마음이 자신에게 기울어져 있다는 듯 과시하듯 웃었다.유하늘은 손가락을 오므려 골드카드를 꽉 쥐었다.그녀는 오랫동안 무언가를 두고 다른 사람과 다툰 적이 없었고 자신의 인맥을 내세운 적도 없었다.오늘 유하늘이 이곳에 선 이유가 단순한 사치품 때문이라면 권아람과 다툴 필요가 없었다.하지만 오빠한테 줄 선물, 가족에게 줄 선물이라면 아무리 치열하고 꼴사납게 싸우더라도 결코 양보할 수 없었다.유하늘은 눈을 가늘게 뜨고 몸을 돌려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 메시지를 보냈다.판매원들은 서로 눈치를 주고받았다. 이 시계는 결국 두 사람 중 한 사람의 것이 될 것이 분명했다.곧 매장 내 전화가 울렸다.권아람은 기뻐서 환호하며 말했다.“어서 받으세요. 한국 본사에서 걸려 온 전화일 거예요.”판매원은 서둘러 전화를 받았다.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정중한 목소리로 응대했다.“본사에서 전화하신 건가요? 네, 알겠습니다. 말씀하세요.”송정희는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권아람의 손을 토닥였다.“들었어요? 본사에서 전화가 왔대요. 역시 송여준이 대단하긴 대단하네!”“네, 구매 경쟁을 하는 상황이 맞습니다. 유하늘 씨라고요? 네, 알겠습니다.”판매원이 유하늘의 이름을 언급하자 권아람의 웃음은 굳어졌다. 무슨 영문인지 알 수 없었다.전화를 끊은 판매원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본사에서 앞으로 저희 브랜드에서 유하늘 씨와 경쟁이 생기면 무조건 유하늘 씨에게 먼저 판매하라고 지시하셨습니다.”그녀는 곧장 유하늘 쪽으로 다가가 손짓으로 안내했다.“유하늘 씨, VIP실로 가셔서 차를 마시며 기다리시겠어요?”유하늘은 담담한 얼굴로 얼이 빠진 두 사람을 돌아보지도 않고 판매원을 따라 VIP실로 향했다.사람들이 떠난 뒤에도 송정희와 권아람은 멍하니 서로를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이게 무슨 상황이지? 유하늘이 본사에 인맥이 있다고? 말도 안 돼. 유하늘은 그저 집 밖에도 잘 나가지 않는 가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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