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시는 여준 씨를 보고 싶지 않아.”그녀는 병실 문을 열고 뒤돌아보지도 않은 채 단호하게 떠났다.송여준은 즉시 침대에서 내려왔다. 유하늘이 무엇을 보았기에 그런 반응을 보이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통유리창 앞으로 다가갔다가 그제야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그의 옷깃 옆쪽에는 뚜렷한 립스틱 자국이 남아 있었다.송여준은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그리고 그 순간, 모든 기억이 되살아났다.유하늘을 나타나게 하려고 그는 교통사고를 가장했고 아이를 비롯해 모두를 속였다.그가 병상에 누워 있을 때, 송정희와 송우주는 몹시 걱정하며 울부짖었다.오직 권아람만이 한순간에 눈치를 채고 몸을 숙여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여준 씨가 일부러 교통사고를 낸 척하는 거 알아. 유하늘 씨를 불러내려는 거지? 협조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그때 송여준은 크게 놀라며 권아람이 어떻게 알아낸 것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그러나 놀라움에 정신이 팔려 권아람이 속삭이던 순간 그의 옷깃에 립스틱 자국을 남겼다는 사실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이제 오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송여준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복도로 뛰쳐나갔지만 유하늘은 이미 택시에 올라타 그의 눈앞에서 떠나려고 했다.차가운 바람 속에서 그녀의 가냘픈 모습은 바람에 날아갈 듯했다.그녀는 단호하게 차에 올라타 뒤돌아보지도 않았다.송여준은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주먹을 꽉 쥐었다.이전에는 본 적 없는 험악한 표정이 그의 얼굴에 드리워졌다.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명령했다.“따라가서 하늘이가 어디로 갔는지 확인해.”멀어져 가는 차를 끝까지 바라보며 송여준은 마음속으로 다짐했다.무슨 일이 있어도 유하늘과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함께 해야만 했다....새벽 무렵, 유하늘은 병원으로 돌아왔다.그녀의 몸이 혹시 잘못될까 걱정된 임세빈은 병원에서 당직을 서며 떠나지 않고 있었다.핏기 없는 얼굴로 조용히 돌아온 유하늘을 본 그는 깜짝 놀랐다.“하늘 씨, 괜찮아요? 어쩌다 이렇게 된 거예요?”겉모습은 나갔을 때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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