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여준은 굳은 얼굴로 위층으로 올라갔다.아래층에서 송정희는 입을 삐죽 내밀며 무심하게 말했다.“유하늘은 원래 진짜 송씨 가문의 안주인도 아니잖아. 따지고 보면 너랑 송우주가 같은 가족인데, 송우주가 유하늘 허락 없이 너를 엄마라고 부르는 게 뭐가 어때서?”권아람은 득의양양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일부러 겸연쩍은 표정을 지었다.“휴, 어쩔 수 없죠. 우주는 유하늘 씨가 열 달 동안 품고 낳은 아이니까 화내고 속상해하는 것도 당연하죠.”송정희는 언성을 높였다.“유하늘은 무슨 자격으로 화를 내는 거야? 아이 낳은 게 다야? 아이가 누구를 뭐라고 부르든 그건 아이의 자유라고. 친엄마라고 해도 간섭할 수는 없지.”그 순간, 송여준이 굳은 얼굴로 방에서 나왔다. 그의 눈에는 이전과는 다른 당황스러운 기색이 가득했다.“없어.”“뭐라고?”송정희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되물었다.송여준은 주먹을 꽉 쥔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하늘이가 방에 없어. 언제 떠났는지도 모르겠어.”엄청난 공포감이 몰려왔다.그는 즉시 화장실, 뒤뜰, 집 안 구석구석을 샅샅이 뒤졌지만 유하늘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그러던 중, 뒤뜰 은행나무 아래가 파헤쳐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송여준은 다가가 흙더미를 살펴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우주야, 여기가 네가 엄마랑 타임캡슐 묻었던 곳 맞지?”송우주는 다가와 확인하더니 얼굴이 순간 굳었다.“타임캡슐이 없어졌어요. 엄마가 왜 가져가신 거지?”송여준은 입술을 굳게 다물고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며 걸음을 옮겼다.권아람이 멈칫하며 물었다.“어디 가는 거야?”“하늘이를 찾기 전까지는 누구도 여기서 나갈 수 없어. 두 사람 모두 하늘이에게 사과해야 해.”송여준은 단호하게 말하고 무표정한 얼굴로 자리를 떠났다. 그의 뒷모습이 멀어지는 것을 보며 권아람과 송정희는 서로 눈을 마주쳤다.송정희는 불평을 늘어놓았다.“정말 여기서 기다려야 하는 거야? 이렇게 늦은 밤에 찾을 수 있겠어?”“고모할머니, 아람 엄마, 저랑 같이 선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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