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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Author: 강맹아
이담은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환자의 상태를 체크했다. 환자의 가족은 그녀가 집도의라는 걸 알자마자 너무 감격해 무릎을 꿇으려고 했고, 깜짝 놀란 이담과 의료진은 얼른 가족을 일으켜 세웠다.

“뭐 하시는 거예요? 사람을 살리는 건 저희가 응당 해야 할 일이에요.”

“선생님이 아니면 제 아들은 진작 죽었을 거예요. 선생님이 제 아들에게 살 희망을 줬어요. 정말 감사해요.”

환자의 연로한 어머니는 끝내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그 눈물은 드디어 살았다는 기쁨의 눈물이었다.

의료진은 모두 생사에 이미 익숙한 사람들이라, 죽음의 문턱에서 사람을 한 명 구했다는 사실은 더없이 큰 기쁨이었다.

환자는 수술 덕에 위험에서 벗어났고, 큰 후유증도 없어서 그야말로 불행 중 다행이었다.

이담은 두 노부부를 일으켜 세우며 몇 마디 위로하고 주의 사항을 신신당부하고는 의료진과 함께 병실을 떠났다.

그녀가 사무실에 돌아왔을 때, 갑자기 아버지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

한참 동안 망설이던 이담은 결국 전화를 받았다.

[이담아, 혹시 하 서방이랑 집에 한 번 올 수 있어?]

이담은 뭔가 어렴풋이 짐작이 갔기에 안색이 좋지 않았다.

“할 말 있으면 하세요.”

[뭔 말을 또 그렇게 해? 아무 일 없으면 집에 오지 못하는 것처럼 말하네? 오늘 오후 무조건 와야 한다.]

이담이 거절하기도 전에 전화는 끊어졌다.

...

한편, 회사에서 회의하고 있던 진혁은 초연의 문자를 받았다.

[진혁 씨, 준희가 이미 유치원에 도착했어. 고마워. 진혁 씨가 아니었다면 유치원도 못 다닐뻔했어.]

진혁은 문자를 보면서 손끝으로 액정을 톡톡 두드려서 짧은 답장을 보냈다.

[별거 아니야.]

문자를 보내고 카톡을 확인하던 진혁은 이담과 대화했던 채팅창에서 시선을 멈췄다. 그는 이제야 비로소 이담과의 마지막 대화가 지난달 8일이었다는 걸 알아차렸다.

이번 주말에 뭐 하냐는 이담의 문자에 그는 아무 답장도 하지 않았다.

그 뒤로 이담은 지금까지 문자 한 통도 더 보내지 않았다.

‘참을성이 대단하네.’

그날 오후.

이담은 심씨 가문 본가 저택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겨우 안으로 들어섰다. 어머니 이윤정이 그녀를 보자마자 웃으며 맞이했다.

“이담아, 왔어?”

하지만 문밖을 한참 동안 두리번거리던 이윤정은 결국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담은 진작 눈치채고 있었기에 덤덤한 태도로 말했다.

“볼 거 없어요. 저 혼자 왔으니까.”

이윤정의 미소가 그 순간 살짝 굳어졌다.

그때 마침 아래층으로 내려오던 심민철도 진혁이 안 보이자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하 서방이랑 같이 오라고 했잖아?”

“바빠요.”

“바쁘다니? 하 서방은 네 남편이야! 부부 싸움은 물 베기라고. 같은 이불 덮고 사는 부부끼리 풀지 못할 게 뭐가 있다고 그래?”

“남편을 불러서 식사할 능력도 없다니, 어쩜 그렇게 할 줄 아는 게 없어?”

이담의 마음은 순간 서늘해졌다.

그녀를 이해하고 알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심지어 가장 가까운 가족들마저도.

아버지라는 작자는 이유는 묻지도 않고, 다짜고짜 이담의 탓만 하면서 꾸짖었다. 지난 6년 동안 이런 상태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이담이 진혁과 결혼할 때 그녀의 부모님은 무척이나 기뻐했다. 심지어 혼수도 필요 없다고 할 정도였다.

심씨 가문이 비록 큰 가문이 아니고 하씨 가문과는 비교도 되지 않지만, 그래도 일반 가정보다는 훨씬 부유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담은 털털하게 결혼을 축복해 주는 아버지가 진심으로 자신의 행복을 바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혼한 뒤, 부모님은 이담의 이름을 내세우면서 진혁한테 돈을 요구했다. 처음에는 남동생에게 큰 별장과 차를 바꿔줘야 한다는 명분으로 돈을 요구했고, 나중에는 아버지가 사업을 하면서 번번이 적자가 날 때마다 늘 진혁을 찾아가 빚을 메웠다.

부모님 눈에는 늘 아들이 더 중요헸다.

그에 반해 이담은 그저 재벌가 동아줄을 제대로 잡은 돈줄에 불과했다.

“참 죄송하게 됐네요.”

회상 속에서 깨어난 이담은 평온하기 그지없었다.

“저 진혁 씨랑 이혼할 거예요.”

‘이혼’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심민철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더니 두말없이 이담의 뺨을 후려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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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이담은 소연이 보내온 조사 결과를 확인했다.예상대로였다.초연의 알리바이는 SN성형외과였고, 송지현이 그녀의 증인이었다.‘내가 권씨 가문으로 돌아가는 걸 송지현이 원하지 않는 이유는, 정말 권씨 가문과의 악연 때문일까?’안타깝게도 이담은 그 내막까지는 알지 못했다.“이담아?”이담은 걸음을 멈췄다.HJ병원 로비에서 은호와 강준을 마주친 것이다.하마터면 김미영 역시 HJ병원에 입원해 있었다는 걸 잊을 뻔했다.단지 층만 달랐을 뿐이었다.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은호를 보면서 이담은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진작 예상했어야 했는데.같은 병원에 있는 이상, 언젠가는 마주칠 수밖에 없다는 걸.다만 처음엔 경성에 이렇게 오래 머물게 될 줄은 몰랐다.“오빠...”“너 강성으로 돌아간 거 아니었어?”“그러게요, 아가씨. 강성에 있다던 분이 왜 또 여기 계세요?”은호 옆에 서 있던 강준도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이었다.이담은 억지로 웃었다.“미안해, 오빠. 일부러 숨기려던 건 아니었어...”은호가 미간을 찌푸렸다.일부러 자신에게 숨기면서까지 경성에 남은 건 설마...“하진혁 때문이야?”“아니에요!”이담은 곧바로 부정했다.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졌다는 걸 깨닫고 숨을 고른 뒤 말을 이었다.“나도 일부러 남으려고 했던 건 아니에요. 하지만 하진혁하고 아직 이혼한 게 아니니까, 어쨌든 난 여전히 하씨 집안의 며느리잖아요.”잠시 말을 멈춘 그녀가 다시 설명했다.“시어머님과 약속했어요. 하진혁의 치료가 끝날 때까지만 곁에 있어 주면, 이혼합의서에 사인하게 해 주겠다고요.”“이만옥 씨 말을 믿어?”은호가 헛웃음을 흘렸다.“자기 아들 때문에 널 붙잡아 두려고 아무 말이나 하는 걸 수도 있잖아.”이담은 말문이 막혔다.은호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하씨 집안 사람들을 만나러 가자.”“오빠...”이담이 은호를 만류하려던 순간, 마침 엘리베이터에서 진혁이 걸어 나왔다.두 남자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쳤다.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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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놓자, 비로소 내가 사랑을 알았다   제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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