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담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지연이 악에 받쳐 소리쳤다.“드디어 딱 걸렸네, 심이담! 우리 오빠는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오빠 몰래 딴 남자랑 붙어다녀?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야?”워낙 목소리가 컸던 탓에 순식간에 주변 행인들의 시선이 쏠렸다.지연은 체면 따위 안중에도 없다는 듯 이담에게 손가락질하며 큰소리로 떠들어댔다.“여러분, 이 여자 좀 보세요! 우리 새언니라는 여자가 돈 보고 결혼해 놓고, 며칠 전에 오빠한테 사고가 나서 오빠는 지금 중환자실에 누워 있거든요?”“근데 오빠를 버리고 딴 남자랑 바람을 피우고 있어요! 다들 똑똑히 보세요, 대놓고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고요!”행인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으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저렇게 예쁘게 생겨서 바람을 피우다니.”“옆에 있는 남자가 불륜 상대인가 보지? 남자도 엄청 잘생겼는데 혹시 남편이 늙고 못생겼나?”“그렇다고 바람을 피우면 안 되지. 딱 봐도 돈 밝히는 여자 같네.”이담은 싸늘하게 표정이 굳어졌다.“하지연, 나랑 하진혁 사이가 어떤 상황인지 네가 제일 잘 알면서, 지금 대놓고 적반하장으로 나오겠다는 거야?”지연이 콧방귀를 뀌었다.“알 게 뭐야! 어쨌든 아직 이혼을 안 했으면 엄연히 유부녀고, 이건 불륜이야!”이담이 다시 입을 열려고 하는데, 지훈이 이담의 앞을 가로막고 섰다.“이분이 말로만 듣던 하씨 가문 아가씨입니까?”“하씨 가문 아가씨라고? 설마 우리가 아는 그 하씨 가문?”“와, 엄청난 구경거리네!”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행인들은 서로 눈치만 살폈다.지연이 팔짱을 끼며 도도하게 물었다.“나를 알아요?”지훈이 차분하게 대꾸했다.“굳이 알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오늘 이 소동이 더 커지면 하씨 가문의 체면이 말이 아닐 겁니다.”“무슨 뜻이에요?”“말 그대로입니다.”지훈이 소매를 매만지며 말을 이었다.“새언니를 불륜녀로 몰아세우는 것도 모자라서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무고하게 매도하다니, 그게 하씨 가문의 교양입니까?”“대낮에 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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