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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자, 비로소 내가 사랑을 알았다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351 - チャプター 360

374 チャプター

제351화

“지금요?”이담은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아버지는 그동안 널 오해했던 일을 계속 마음에 담아두고 계셨어. 네가 친딸이라는 걸 알고 나서는 엄청 후회하셨고.”은호가 이담의 손을 꽉 잡으며 말했다.“나랑 같이 가자. 그래야 아버지가 어머니를 만나도 면목이 생기실 거야.”이담이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이담은 은호를 따라 별장 근처 호수로 향했다. 호숫가에 자리한 한적한 야외 레스토랑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권은석이 메뉴판을 든 채 직원과 뭔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은호가 이담을 데리고 자리로 다가갔다.“아버지.”“왔니?”은호를 보며 대답한 권은석의 시선이 이내 뒤에 선 이담에게 닿았다.당장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몰라 이담이 망설이자, 권은석이 얼굴에 스치는 쓸쓸함을 애써 감추며 말했다.“편한 대로 부르거라. 네가 받아들일 때까지 억지로 강요하진 않으마.”이담이 미소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회장님.”권은석도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자리에 앉자 권은석이 이담에게 메뉴판을 건네며 다정하게 말했다.“부담 갖지 말고 먹고 싶은 거 다 고르거라.”이담은 생긋 웃었다.“전 다 잘 먹어요. 가리는 음식은 없거든요.”“그럼...”“그냥 아버지가 골라주세요. 저도 이담이처럼 아무거나 다 잘 먹는 거 아시잖아요.”굳어 있던 권은석의 안색이 그제야 조금 풀렸다.지난날 친딸인 이담에게 모질게 굴었던 일들을 떠올리자, 이담이 자신을 멀리하는 것도 당연하다 싶었다.“그래, 알았다. 그럼 내가 알아서 주문하마.”세 사람 사이에는 모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흘렀다. 그 시각, 진혁은 극심한 흉통으로 ICU에 입원해 있었다마동순은 은퇴한 노교수까지 직접 모셔와 진찰을 부탁했다.하씨 집안 식구들은 ICU 복도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내 문이 열리고 노교수가 나오자 이만옥이 다급히 다가갔다.“우리 진혁이 상태는 어떤가요?”노교수가 마스크를 벗으며 말했다.“검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폐암입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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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그 말을 들은 하동민은 말없이 생각에 잠겼다....식사가 끝날 무렵, 이담이 문득 생각난 듯 입을 열었다.“어머님은 좀 괜찮으세요?”권은석이 잠시 멈칫하자, 곁에 있던 은호가 대신 답했다.“예전에도 가끔 흥분하시면 기절하시곤 했어. 다행히 몸에 큰 이상은 없으셔. 너를 보면 정말 기뻐하실 거야.”“그래, 그렇고말고. 이따가 다 같이 집으로 가서 만나보자꾸나.”권은석이 얼른 맞장구를 쳤다.이담도 굳이 거절하지 않았다.별장에 도착해 안으로 들어서자, 인기척 소리에 유담이 급히 계단을 내려오며 평소처럼 살갑게 외쳤다.“아빠, 오빠...”하지만 은호의 뒤에서 걸어오는 이담을 본 순간, 유담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당신 분명...”사람들의 시선이 당황한 유담에게 일제히 쏠렸다.이담이 의아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제가 왜요?”“그게... 교통사고를 당하셨다고 들어서요. 아무 일 없으셨나 보네요...”당황한 유담은 횡설수설 변명을 늘어놓았다. 은호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이담이 담담하게 미소 지으며 되물었다.“제가 어떻게 되길 바랐나 봐요?”유담이 찔린 듯 시선을 피했다.“그럴 리가요...”“유담아, 네게 정식으로 할 말이 있다.”권은석의 진지한 표정을 본 유담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직감했다.유담은 돌연 앞으로 나서더니 권은석의 발치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당황한 권은석이 물었다.“이게 무슨 짓이냐...”“아저씨, 사실 제가 아저씨 친딸이 아니라는 걸 눈치채고 있었어요.”“제 친부모는 절 맨날 때리고 욕하기만 했거든요. 딸은 쓸데없다고 구박만 받고 살았는데, 두 분 딸인 줄 알았을 땐 정말 행복했어요.”“하지만 나중에 두 분과 전혀 닮지 않았다는 걸 알았고, 그날 아저씨랑 오빠가 나누는 대화를 듣고서야 제가 가짜라는 걸 알게 됐어요.”“그동안 진짜 딸 행세를 해서 정말 죄송해요.”“하지만 아저씨, 제가 지금 쫓겨나면 그 사람들은 돈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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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이담과 은호가 안방으로 들어서자, 침대 곁에서 지키고 있던 고용인이 다가와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도련님, 사모님께서 죽을 드신 지 얼마 안 돼서 다시 잠드셨습니다.”은호가 고개를 돌려 이담을 바라봤다. 침대 앞으로 다가간 이담은 누워 있는 김미영의 이불을 조심스레 덮어주었다.‘친어머니는 날 버리지 않았어.’ 그 사실을 깨닫자 가슴 한구석이 아련해지면서 뜨거운 눈물이 핑 돌았다.“도련님, 저분은...”“이쪽이 진짜 우리 집 아가씨야.”고용인이 의아한 듯 묻자, 은호가 나직하게 답했다.은호의 말에 놀란 기색이 스쳤던 고용인의 얼굴은 이내 안도하는 표정으로 바뀌었다.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집안의 사람들은 가짜 아가씨 행세를 하던 유담을 몹시 못마땅해하던 참이었다.고용인이 방을 나가자, 은호가 나지막하게 물었다.“유담을 왜 그냥 두겠다고 한 거야?”“나를 보고 너무 놀라더라고요.”이담이 미간을 찌푸리며 덧붙였다.“마치 내가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될 사람인 것처럼 말이에요.”“그 교통사고가 걔하고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니?”이담이 고개를 저었다.“모르겠어요. 그래서 옆에 두고 떠보려는 거예요.”은호가 다정하게 이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나도 옆에서 지켜볼게.”“고마워요, 오빠.”이담은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이담이 1층으로 내려가자, 유담은 계단 앞에서 기다렸다는 듯 능청스럽게 말을 걸었다.“이담 언니, 지난번엔 내가 정말 오해했어요. 미안해요. 언니가 넓은 마음으로 용서해 주시면 안 될까요?”이담이 유담을 빤히 바라보며 차갑게 웃었다.“싫은데.”“뭐라고요? 난 사과까지 했잖아요!”“네가 사과하면 내가 무조건 받아줘야 돼?”이담이 스쳐 지나가자, 덩그러니 남은 유담은 주먹을 꽉 쥔 채 어금니를 꽉 깨물고 중얼거렸다.“독한 년, 왜 안 죽고 살아 돌아와서 난리야...”“방금 뭐라고 했어?”등 뒤에서 들려오는 싸늘한 목소리에 유담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어느새 이담이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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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하지만 아직 진실을 밝힐 때가 아니었다.“소연 씨, 제가 없는 동안 웬만하면 그 사람이랑 마주치지 마요. 무슨 일 있으면 최 선생님이나 소 선생님한테 연락하고요.”소연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어요.]이담이 객실로 돌아와 막 문을 열려던 순간, 지훈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저 경성시는 처음인데, 가이드 안 해 주나요?]이담은 순간 멍해졌다. 지훈이 경성에 와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옷만 갈아입고 나갈게요. 조금만 기다려 줘요.][네, 기다릴게요.]...명품 로고가 선명한 쇼핑백을 들고 쇼핑몰을 나서던 지연이 빨간색 오픈카 앞으로 걸어가며 전화를 받았다.“엄마, 알았다니까요. 그 권씨 가문 아가씨랑 친해져 볼 테니까 걱정 마세요...”무심코 고개를 돌리던 지연의 시선에 멀리서 익숙한 실루엣이 들어왔다.“심이담?”지연은 허미란이 대답하기도 전에 전화를 끊어버렸다.이담의 곁에 있는 사람은 은호도 경훈도 아니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낯선 남자였다.아직 ICU에 누워 있는 진혁을 생각하니, 지연은 기가 차서 헛웃음이 나왔다.쇼핑백을 조수석에 아무렇게나 던져 둔 지연은 차 문을 쾅 닫은 뒤 이담을 뒤쫓았다.지훈이 주변의 고층 빌딩과 쇼핑몰을 둘러보며 웃음을 터뜨렸다.“강성에도 널린 게 쇼핑몰인데, 경성까지 와서 이런 데를 데려가는 건 아니겠죠?”“몰라서 하시는 말씀이에요. 지금 지름길로 가는 중이거든요. 이 근방 1킬로미터 거리에 꽤 괜찮은 시장이 있어요.”“골동품도 팔고, 바둑도 두고 차도 마실 수 있는 전통 찻집도 있어요. 경성이 어떤 곳인지 제대로 보여드릴게요.”사뭇 진지하게 설명하는 이담을 보자, 지훈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바둑이라... 바둑 둘 줄 알아요?”이담이 잠시 뜸을 들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조금 배웠어요.”“그거 기대되네요. 제가 한 수 배워야겠습니다.”이윽고 시장에 도착한 두 사람을 맞이한 건 상업 지구의 소란스러움과는 전혀 다른, 정겨운 분위기와 느긋한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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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화

이담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지연이 악에 받쳐 소리쳤다.“드디어 딱 걸렸네, 심이담! 우리 오빠는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오빠 몰래 딴 남자랑 붙어다녀?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야?”워낙 목소리가 컸던 탓에 순식간에 주변 행인들의 시선이 쏠렸다.지연은 체면 따위 안중에도 없다는 듯 이담에게 손가락질하며 큰소리로 떠들어댔다.“여러분, 이 여자 좀 보세요! 우리 새언니라는 여자가 돈 보고 결혼해 놓고, 며칠 전에 오빠한테 사고가 나서 오빠는 지금 중환자실에 누워 있거든요?”“근데 오빠를 버리고 딴 남자랑 바람을 피우고 있어요! 다들 똑똑히 보세요, 대놓고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고요!”행인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으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저렇게 예쁘게 생겨서 바람을 피우다니.”“옆에 있는 남자가 불륜 상대인가 보지? 남자도 엄청 잘생겼는데 혹시 남편이 늙고 못생겼나?”“그렇다고 바람을 피우면 안 되지. 딱 봐도 돈 밝히는 여자 같네.”이담은 싸늘하게 표정이 굳어졌다.“하지연, 나랑 하진혁 사이가 어떤 상황인지 네가 제일 잘 알면서, 지금 대놓고 적반하장으로 나오겠다는 거야?”지연이 콧방귀를 뀌었다.“알 게 뭐야! 어쨌든 아직 이혼을 안 했으면 엄연히 유부녀고, 이건 불륜이야!”이담이 다시 입을 열려고 하는데, 지훈이 이담의 앞을 가로막고 섰다.“이분이 말로만 듣던 하씨 가문 아가씨입니까?”“하씨 가문 아가씨라고? 설마 우리가 아는 그 하씨 가문?”“와, 엄청난 구경거리네!”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행인들은 서로 눈치만 살폈다.지연이 팔짱을 끼며 도도하게 물었다.“나를 알아요?”지훈이 차분하게 대꾸했다.“굳이 알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오늘 이 소동이 더 커지면 하씨 가문의 체면이 말이 아닐 겁니다.”“무슨 뜻이에요?”“말 그대로입니다.”지훈이 소매를 매만지며 말을 이었다.“새언니를 불륜녀로 몰아세우는 것도 모자라서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무고하게 매도하다니, 그게 하씨 가문의 교양입니까?”“대낮에 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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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화

지연이 대낮에 이담과 지훈을 상대로 벌인 ‘불륜 현장 포착’ 소동은 결국 누리꾼들에 의해 인터넷에 유포되었다.하지만 여론의 반응은 지연이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 이미 하성그룹 관련 스캔들을 알고 있던 누리꾼들은 오히려 이담을 옹호하고 나섰다.[시누이라는 사람이 새언니한테 큰소리칠 처지인가? 하 대표가 옛날에 첫사랑이랑 바람을 피우면서 본처 쫓아냈던 걸로 기억하는데?][맞아, 사람들이 다 바보인 줄 아나?][하 대표 아내는 원래 그 첫사랑 여자 아니었어? 언제 바뀐 거래?][위에 분 지금 비꼬시는 거죠?]하씨 가문 본가.인터넷 여론을 확인한 이만옥이 안색을 잔뜩 구긴 채 허미란을 노려보았다.“네 딸 하나 단속 못해서 이게 무슨 꼴이냐! 지연이가 무슨 짓을 저지르고 다녔는지 너도 똑똑히 보란 말이다!”허미란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옷소매를 툭툭 털며 대꾸했다.“형님, 제가 딸 자식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건 맞지만, 형님 역시 며느리 단속을 못 하신 건 마찬가지잖아요.” “그리고 진혁이가 예전에 문초연과 엮였던 일은 엄연한 사실 아닌가요?”평소라면 허미란은 이만옥에게 감히 대들지 못했다. 기껏해야 못 본 척, 못 들은 척 넘기기 일쑤였는데, 이렇게 맞받아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이만옥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동서, 지금 뭐라고 했어?”“무슨 일로 이리 소란스러우냐?”마동순이 임순자와 함께 거실로 들어섰다. 문을 열자마자 들려오는 말싸움 소리에 마동순의 안색이 한층 더 무겁게 가라앉았다.이만옥이 서둘러 다가가 억울함을 토로했다.“어머니, 지연이가 이담이와 진혁이 일을 함부로 떠벌리는 바람에 인터넷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우리 가문이 바깥사람들의 웃음거리로 전락하게 생겼어요!”마동순이 담담한 표정으로 염주를 굴렸다.“한집안 식구끼리 서로 헐뜯고 싸우는데, 사람들의 비웃음 따위가 이제 와서 무슨 대수야?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신경 쓸 처지가 아닌데.”이만옥은 멍하니 굳어버렸고, 허미란 역시 입을 다물었다.마동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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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화

이담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머릿속으로 지연이 내뱉었던 말이 스치고 지나갔다.‘하진혁이 ICU에 누워 있다고?’‘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했는데?’이담의 미묘한 표정 변화를 눈치챈 지훈이 나직이 물었다.“무슨 일이 있습니까?”퍼뜩 정신을 차린 이담이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으며 대답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그러고는 강준을 바라보며 물었다.“강준 씨, 혹시 오빠가 저를 찾나요?”강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도련님께서 위층 레스토랑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이담이 미안한 듯 바라보자 지훈이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급한 일인 것 같은데 어서 가보세요.”이담이 강준 뒤를 따라 엘리베이터에 올랐다.위층 레스토랑에 도착하자, 강준이 조용한 룸으로 이담을 안내했다. 룸 안에는 은호 혼자 앉아 있었다.이담이 다가가며 불렀다.“오빠.”은호가 자리를 권하며 서류 봉투 하나를 건넸다.“교통사고 조사 결과야. 아무래도 네 의심이 맞았던 것 같아. 송유담이 이 사람한테 거액을 송금한 내역이 나왔어.”이담이 서류를 훑어보았다. 가해 차량 차주의 신분증 사진이 첨부되어 있었지만, 생전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이담이 미간을 찌푸렸다.“나랑 송유담 사이에는 아무 원한도 없는데, 굳이 내 목숨을 노릴 이유가 있나요? 설마...”“누군가 뒤에서 사주했겠지.”은호가 말을 받으며 차분하게 물을 한 잔 따라주었다.“다만 이 일이 유전자 검사 결과를 조작한 인물이랑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아.”이담이 은호를 가만히 응시했다.“오빠는 그 조작범이 누군지 이미 알고 있는 눈치네요?”“이 사람이야.”은호가 명함 한 장을 이담 앞으로 밀어주었다.명함에 선명하게 박힌 송지현이라는 이름을 보자 이담의 눈동자가 흔들렸다.“정확히 말하자면 우리 이모, 그러니까 어머니 친동생이야.”은호 목소리가 귓가에 무겁게 내려앉았다.이담이 가방에서 가지고 있던 명함을 꺼내 대조해 보았다. 완전히 똑같은 명함이었다.“SN성형외과 원장이 이모라고요?”은호가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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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화

며칠 뒤, 권은석이 경성시에서 딸을 위한 환영회를 열겠다고 대외적으로 발표했다.환영회는 다음 날 밤 열릴 예정이었고, 참석 제한도 없다고 알려졌다.소식을 들은 지연이 집에서 드레스를 수십 벌이나 갈아입어 봤지만, 마음에 쏙 드는 걸 찾지 못했다.침대 가득 널브러진 드레스를 본 허미란이 방으로 들어서며 한숨을 내쉬었다.“권씨 가문 아가씨 환영회인데 너무 튀게 입을 필요는 없어. 괜히 주인공보다 돋보였다가 그쪽 아가씨 눈 밖에 나면 어쩌려고 그러니?”“상관없어요. 어차피 그 촌뜨기는 신경도 안 쓸걸요.”지연이 며칠 동안 유담과 어울리며 내린 결론이었다. 멍청한 데다 생각마저 없는 부류라는 것이다.“그 애는 상관없어도 권씨 가문 어른들은 다를 것 아니냐?”허미란이 답답하다는 듯 덧붙였다.“권씨 가문 체면을 세워줘야지. 그 아가씨야 네가 시집간 뒤에 네 마음대로 다루든 말든 상관이 없어.”지연은 허미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는지, 대충 무난한 드레스를 골랐다.허미란이 지연에게 어울리는 주얼리를 대주면서 미소를 지었다.“우리 지연이가 경성시 사교계 아가씨들 중에서 제일 예쁘지. 내일 밤엔 분명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을 거야.”지연은 거울에 자신을 비춰보며 도도하게 턱을 치켜들었다.“그럼요!”...한편, 은호는 이담을 집의 드레스룸으로 데려갔다. 고용인들이 준비해 둔 수십 벌의 명품 드레스가 이담의 눈앞에 펼쳐졌다.이담이 은호를 돌아보며 물었다.“오빠, 너무 많은 거 아니에요?”은호가 이담 곁으로 다가오며 눈썹을 으쓱했다.“동생에게 주는 옷인데 이 정도가 뭐가 많아?”이담이 못 말린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드레스들을 세심히 살폈다.그러던 중, 시선이 한 드레스에 닿았다. 독특한 디자인이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았다.싱그러운 핑크빛과 짙은 에메랄드빛의 조화가 마치 찬란한 봄날의 축제 같았다.완만한 V넥 오프숄더 디자인이 가녀린 쇄골 라인을 아름답게 살려주었고, 깃과 치맛자락을 따라 정교하게 놓은 자수는 단아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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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화

은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강준에게 유담을 잘 감시하라는 눈빛을 보냈다. 눈치를 챈 강준이 곧바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바로 가서 지켜보겠습니다.”두 사람이 1층으로 내려오자, 고용인이 급히 다가와 김미영이 깨어났다고 전했다.은호가 이담을 데리고 곧장 HJ병원으로 향했다.병실 안에는 주치의와 담당 교수 두 명뿐만 아니라, 권은석 역시 침대 곁에서 아내를 돌보고 있었다.주치의와 다른 의료진이 대화를 나누며 사용하는 몇몇 전문 용어들이 이담 귀에 들어왔다.이담은 순간 멈칫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의료진이 대략적인 상황을 보고하자, 권은석이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는 김미영을 보면서 걱정스럽게 물었다.“이 병은 정말 방법이 없는 겁니까?”담당의가 한숨을 내쉬었다.“사모님께서는 오랜 세월 누적된 심리적 외상으로 인해 신경 퇴행성 변화가 서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보통은 노년층에서 주로 나타나지만, 사모님 같은 경우에는...”“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의료진이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이담이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알츠하이머입니다. 쉽게 말해 치매예요.”권은석은 순간 굳어버렸다.“어머니는 이미 알츠하이머 초기 단계를 겪고 계세요. 어쩌면 초기 단계가 아니라 훨씬 전부터 시작되었을지도 모릅니다.”권은석이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흔들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아직 예순도 되지 않았는데 어쩌다가...”“스승님 말씀으로는 역대 최연소 알츠하이머 환자는 19세였다고 해요.”“가족력이나 감염을 제외하더라도, 심각한 정신적 충격이나 정신 질환이 병을 발현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이담은 말을 이어갈수록 가슴이 아련하게 조여들었다.이제 막 친어머니와 재회했는데, 또다시 자신을 잊어버리는 아픔을 겪게 될까 두려웠다.주치의가 이담을 바라보더니 은호에게 조심스레 물었다.“이분은 알츠하이머에 대해 아주 잘 알고 계시는 것 같군요.”“제 여동생입니다.”은호가 이담을 보며 미소 지었다.“동생 역시 의사입니다.”“그렇군요.”주치의가 그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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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화

지훈은 곧 옷을 갈아입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차분하게 걸어 나왔다.“무슨 일로 찾으셨습니까?”“내일 밤에 열리는 권씨 가문 환영회에 오실래요?”지훈이 걸음을 멈추더니 입꼬리에 엷은 미소를 띠었다.“제가 가길 바라십니까?”이담이 어깨를 으쓱했다.“고 선생님 마음에 달렸죠. 마침 경성에 계시는데 모르는 척한다면 너무 야박하잖아요.”지훈이 웃음기를 지우면서 의미심장하게 물었다.“내일 사람이 많이 올 텐데, 제가 가면 하씨 가문에서 말이 나오지 않겠습니까?”이담이 웃음을 터뜨렸다.“하씨 가문에서는 기껏해야 하지연 정도나 오겠죠. 다른 사람들은 올 여유가 없거든요.”이담이 팔짱을 끼며 덧붙였다.“그 애가 내 험담을 한 게 하루 이틀도 아닌데요. 당사자인 저도 신경 안 쓰는 걸 고 선생님이 신경 쓰실 필요가 있나요?”지훈이 이담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좋습니다. 가도록 하죠.”어느덧 어둠이 깊게 내린 밤.유담은 주위를 살피며 슬그머니 밖으로 나가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품에 상자 하나를 안고 돌아왔다.촘촘한 그물망으로 싸인 상자였다.유담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서둘러 안으로 들어갔다.그 순간, 정원의 조경석 뒤에 숨어 있던 강준이 모습을 드러내며 유담의 뒷모습을 예리하게 쫓았다.강준이 곧바로 은호 방으로 향해 목격한 일을 상세히 보고했다.책장을 무심히 넘기던 은호가 상자를 가져왔다는 말에 고개를 들었다.“어떤 상자였어?”강준이 대답했다.“촘촘한 그물망으로 꽁꽁 싸맨 상자였습니다. 왠지 안에 살아 있는 생물이 든 것 같았습니다.”“그 상자가 내일 써먹을 수작인가 보군.”은호가 책을 덮으며 조용히 말했다.“CCTV 확인해서 송유담이 어디서 돌아왔는지 알아봐. 수상한 차량이 있었다면 번호판도 추적하고.”“알겠습니다.”강준이 인사를 하고 방을 나섰다....다음 날, 별장 정원에서 성대한 환영회가 열렸다.권은석은 거액을 들여 전문 파티 플래너 팀을 고용해서 정원을 화려하게 꾸몄다.최고급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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