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병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담이 신경외과에 들어서자, 근무 중이던 간호사들이 놀란 얼굴로 바라봤다.“심 선생님, 오셨어요?”이담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고 교수님 계세요?”“고 선생님이랑 최 선생님은 잠깐 외출하셨어요. 소 선생님은 계세요.”“고마워요.”감사를 전한 이담은 곧장 명월의 진료실로 향했다.명월은 환자의 처방전을 작성하느라 이담이 들어온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이담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자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잠시 멍하니 바라보던 명월이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면서 웃었다.“이제야 왔어요?”이담이 머쓱하게 웃었다.“사정이 있어서 못 왔어요. 그래도 무슨 일이 있어도 돌아오려고 했어요.”“난 또 곧 전남편이 될 사람이랑 화해해서 강성시를 떠난 줄 알았잖아요.”“누가 그래요?”이담이 곧바로 부정했다.“전 강성시를 떠날 생각이 없어요.”명월이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왔다.“그건 됐고. 하빈이 일은 소연 씨한테 들었죠? 병실로 데려다줄게요.”두 사람은 함께 진료실을 나섰다.“하빈이는 어때요?”“충격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기분도 계속 가라앉아 있고.”명월이 뒤돌아보며 말을 이었다.“최정우 선생님이 경찰에 신고해서 문초연도 조사받았대요.” “어제는 경찰서까지 가서 진술도 했다던데, 끝까지 아니라고 우기더라고요. 게다가 증인이랑 CCTV까지 있다면서.”이담은 담담하게 얘기를 듣고 있었다.예상했던 일이었다.“뒤를 봐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그렇게까지 당당한 거겠죠.”두 사람이 내과 병동에 도착하자, 명월은 하빈의 병실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면회창 너머로 휠체어에 앉은 하빈의 뒷모습이 보였다.창밖만 멍하니 바라보는 뒷모습이 유난히 쓸쓸해 보였다.오랫동안 친남매처럼 살아온 만큼, 그 모습만으로도 가슴이 아렸다.이담에게 하빈은 이미 친동생이나 다름없는 존재였다.조용히 문을 열고 다가가자, 발소리를 들은 하빈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생기를 잃었던 눈동자에 희미한 빛이 번졌다.이담이 하빈의 곁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