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은 진혁을 증오했다.자신을 냉정하게 내친 그를 원망했고, 무엇보다 이담을 더 미워했다.이담만 없었다면 진작 진혁의 아내가 됐을 테고, 지금 눈앞의 이 악마 같은 남자한테서도 벗어날 수 있었을 테니까.준영은 잔 속의 술을 천천히 흔들며 초연의 눈에 서린 짙은 증오를 가만히 바라봤다.그러다 조용히 웃음을 흘렸다.“그럼 어디, 네 진심부터 한번 보여줘.”초연은 순간 굳어졌다.곧 그의 눈빛에 담긴 뜻을 읽어낸 순간, 얼굴에서 핏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오후, 이담은 서둘러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섰다가 안에 서 있는 지훈을 보고 걸음을 멈췄다.눈이 마주치자 이담은 얼른 시선을 피하며 가볍게 웃었다.“우연이네요.”그렇게 인사를 건넨 뒤 한쪽으로 비켜섰다.지훈은 이담의 뒷모습을 한참 바라보다 눈을 가늘게 떴다.“오늘 좀 이상한데요?”이담이 억지로 입꼬리를 올렸다.“뭐가요?”“오늘은 저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으시네요.”이담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잠시 후 천천히 고개를 돌리면서 지훈을 바라봤다.“고 선생님, 그게 그렇게 이상한 일인가요?”‘설마...’‘사무실 앞에서 내가 대화를 엿들은 걸 알고 있는 건 아니겠지?’괜히 긴장감이 밀려왔고, 어색함까지 더해졌다.지훈은 자신의 뺨을 한 번 만져 보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제 얼굴에 이상한 거라도 묻었나요?”“아뇨.”“그럼 그냥 제가 보기 싫어진 건가요?”이담은 할 말을 잃었다.정말 한마디 한마디가 사람을 당황하게 만드는 사람이었다.이담이 어색하게 웃었다.“상상력이 꽤 좋으시네요.”마침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했다.지훈이 먼저 내렸고 이담도 뒤따라 걸음을 옮겼다.괜히 자신이 너무 티를 냈나 싶어져서, 이담은 급히 그 뒤를 따라갔다.“고 선생님!”사실 지훈을 피하려던 건 아니었다.단지 아까 들었던 이야기를 아직 받아들이지 못해서, 어떻게 지훈을 대해야 할지 몰랐을 뿐이었다.그 순간 지훈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면서 돌아섰다.미처 멈추지 못한 이담이 그대로 그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