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놓자, 비로소 내가 사랑을 알았다: บทที่ 411 - บทที่ 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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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1화

초연의 눈빛에 짜증이 스쳤다.“왜 자꾸 말 걸어요? 저 아세요?”단발머리 여자가 그 말을 듣자 웃음기를 거두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초연에게 다가가더니, 말없이 손을 들고 뺨을 후려쳤다.초연은 그대로 바닥에 나뒹굴었다.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세 여자에게 둘러싸인 뒤였다.단발머리 여자가 초연의 머리채를 거칠게 잡아당겨서 억지로 고개를 들게 했다.“여기가 어딘지 좀 봐. 여기까지 들어왔으면서 아직도 잘난 척이야?”“당, 당신들 사람 잘못 본 거 아니에요?”세 사람에게서 적의를 느낀 초연은 순간 태도를 낮췄다.단발머리 여자가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우리가 사람을 잘못 봤을 리가 있겠어? 이름이 뭐였더라? 아, 맞다. 문초연.”그녀는 손바닥으로 초연의 턱을 움켜쥐었다.“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정말 모르는 척하는 거야?”어깨가 움찔하면서 두려움에 떨던 초연이 갑자기 상대를 밀쳐냈다.“무슨 소리 하는지 모르겠는데요!”“여긴 경찰서잖아요. 나한테 함부로 손을 댔다가는 당신들도 무사하지 못할 거예요!”체격이 조금 있는 여자가 팔짱을 끼며 비웃었다.“너도 여기가 경찰서인 건 아네? 그런데 예전에는 너도 똑같은 짓을 했잖아.”“무슨 뜻이에요?”초연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지만, 단발머리 여자는 초연에게 생각할 틈조차 주지 않았다.단발머리 여자가 곧바로 초연의 배를 걷어찼다.“악!”초연은 비명을 지르며 살려 달라고 애원했지만, 세 사람은 아랑곳하지 않고 주먹과 발길질을 마구 퍼부었다.유치장 구석에 달려 있던 CCTV는 어느 순간부터 이미 꺼져 있었다.초연이 거의 정신을 잃을 정도가 되어서야 당직 경찰이 달려왔다.“지금 뭐 하는 겁니까!”바닥에 쓰러진 초연은 온몸이 쑤시면서 뼈마디가 끊어질 듯 아팠다.귀에서는 심한 이명이 울려서 주변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도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머릿속에는 그저 아프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관자놀이에서 흘러내린 뜨거운 피가 뺨을 타고 흘렀다.그 순간 초연의 머릿속에 한 사람이 떠올랐다.심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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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2화

이담은 핸드폰을 들고 베란다로 나갔다.“무슨 말이에요?”[문초연이 경찰서에서 병원으로 실려 와서 응급수술을 받았어요.] [알아봤는데 비장이 파열돼서 출혈이 심했고, 뇌진탕까지 있다고 해요. 방금 수술을 마치고 중환자실로 옮겨졌대요.]소연은 구석에 몸을 숨긴 채 최대한 목소리를 낮추면서 말했다.[지금 경찰들이 병실을 지키고 있어요. 제가 방금 들어가서 직접 봤는데, 정말 대소변도 제대로 가리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어요.][그런데 이상해요. 분명 유치장에 있었잖아요? 어떻게 갑자기...]이담의 눈꺼풀이 미세하게 떨렸다.이런 상황은 이담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한편으로는 문초연이 일부러 다친 척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보석으로 풀려나기 위한 자작극일 수도 있었지만, 누가 일부러 응급실에 실려 갈 정도로 자신을 다치게 하겠는가?[이거 벌받은 거 아닐까요?]소연이 무언가 떠올린 듯 코웃음을 쳤다.[예전에 심하빈 씨한테도 똑같은 짓을 했잖아요. 이번에는 자기가 당했으니 자업자득이죠.]이담은 순간 멈칫했다.‘자업자득이라고?’하지만 이담은 이번 일이 단순한 사고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게다가 너무 공교롭기도 했다.[심 선생님?]이담이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소연이 조심스럽게 불렀다.이담은 곧바로 정신을 차렸다.“알겠어요. 알려줘서 고마워요.”[별것도 아닌데요. 저한테 고맙다는 말은 안 하셔도 돼요.]소연이 웃으며 대답했다.전화를 끊고 돌아서자, 유하연이 어깨에 숄을 두른 채 다가왔다.“이제 돌아가려고요?”이담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오늘 잘 대접해 주셔서 감사해요.”유하연은 이담의 손을 잡으며 웃었다.“별말씀을요. 심 선생님만 괜찮다면 매일 와도 환영이에요.”...초연은 정신을 차렸지만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왼쪽 귀는 뭔가로 꽉 막아놓은 것처럼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제 귀가 왜 이러죠?”초연은 온몸의 통증도 잊은 채 몸을 일으키려고 발버둥을 쳤다.그때 간호사가 다가와 그녀를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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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3화

초연은 침대에 멍하니 누워 있었다.정신은 흐릿했고, 머릿속은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을 만큼 혼란스러웠다.자신이 결국 남에게 버림받는 신세가 될 줄은 몰랐다.잘나갈 때는 모두가 자신의 편이었지만,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지자 그 많던 사람들은 모두 하나둘 등을 돌렸다.초연은 문득 예전이 그리워졌다.진혁이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처럼 여기던 그때가.그때의 자신은 이미 모든 걸 가지고 있었는데도 만족하지 못했다.결국 준영과 맺어서는 안 될 관계까지 맺고 말았다.한편으로는 준영이 가져다주는 물질적인 풍요와 허영을 누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진혁이 자신에게 보여주던 사랑과 신뢰까지 놓고 싶지 않았다.그때도 망설인 적은 있었다.후회한 적도 있었지만 끝내 욕심을 이기지 못했다.‘만약 그때 준영과 만나지 않았다면?’‘아이를 갖지도 않았고, 40억을 받자마자 해외로 떠나지도 않았다면?’‘그랬다면 결과가 달라졌을까?’그런 생각이 들자 초연의 눈시울이 붉어졌다.마음속에 남은 건 억울함보다 후회가 더 컸다.잘못된 사람을 선택한 자신이 원망스러웠다.그때 경찰이 한 사람을 데리고 병실 안으로 들어왔다.초연은 곧 생각에서 빠져나왔다.본능적으로 송지현이 자신을 찾아온 줄 알고 고개를 들었다.하지만 눈앞에 선 사람을 확인한 순간, 초연의 표정이 그대로 굳어졌다.이담이었다.이담은 미소를 지으며 경찰에게 말했다.“형사님, 잠깐만 둘이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경찰은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이고 병실 밖으로 물러났다.경찰이 나가자마자, 초연은 이담의 손목을 거칠게 움켜쥐며 으르렁거렸다.“네가 한 거지?”왼쪽 귀가 들리지 않게 된 뒤로 초연에게 세상은 반쪽이나 다름없었다.사람들의 말소리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할 때가 많았고, 잠에서 깨어났을 때 주변이 지나치게 조용하면 이유도 모른 채 공포가 밀려오곤 했다.지금의 자신을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이담 앞에서 그런 모습을 드러낼 수도 없었다.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일이 이담과 관련이 있다고 확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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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4화

초연은 순간 멍해졌다.바닥에 떨어진 사진을 바라보는 순간, 서류에 적힌 ‘친자 확인 검사’라는 문구가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옆에 있던 간병인이 상황을 보고 다가와 바닥에 떨어진 서류를 주워들었다.서류의 내용을 확인한 간병인은 잠시 멈칫하다가 초연에게 건넸다.하지만 초연은 서류에 손도 대지 않은 채 고개를 돌렸다.“안 봐!”“가짜야. 전부 가짜라고!”“버려!”간병인이 당황한 듯 가만히 있자, 초연은 갑자기 머리를 감싸 쥐면서 비명을 질렀다.“전부 나를 속이는 거야!”“분명 날 속이려고 그러는 거라고!”“치워! 당장 치우라고!”초연의 비명소리가 중환자실 전체를 뒤흔들었다.간호사와 의사들이 다급하게 달려와 상황을 확인했고, 병실 밖에 있던 경찰까지 안으로 들어왔다.초연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로 과호흡을 일으켰고, 결국 호흡성 알칼리증 증세까지 나타났다.간호사가 곧바로 산소를 공급했다.경찰이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었지만, 의사와 간호사도 정확한 상황을 알지 못했다.그때 간병인이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경찰에게 내밀었다.“아마 이것 때문인 것 같아요.”경찰은 서류를 받아 들었다.그리고 초연을 바라보는 순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이담이 병원 건물에 도착했을 때였다.사람들이 오가는 복도에서 누군가 이담의 앞을 가로막았다.이담은 잠시 멈칫하며 고개를 들었다.눈앞에는 하얀 가운을 입은 지훈이 서 있었다.잘생긴 외모에 온화한 분위기까지 갖춘 사람이었다.이담이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고 선생님.”“네.”지훈이 짧게 대답했다.“며칠이나 지났는데, 생각해 보라고 한 건 기억하죠?”이담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게... 아직 생각이 안 나는데요.”지훈의 얼굴에 아주 잠깐 씁쓸한 기색이 스쳤지만 그 표정은 금세 사라졌다.“심 선생님 눈에는 하진혁밖에 안 보이나 보네요.”“정말 생각이 안 나는데...”이담은 작게 중얼거리다가 다시 물었다.“힌트라도 하나 주시면 안 돼요?”지훈이 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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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5화

이담의 표정이 굳어졌다.고씨 집안이 손꼽히는 명문가인 만큼, 지훈의 결혼 상대 역시 집안에 걸맞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건 이담도 알고 있었다.하지만 여자의 태도와 말투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이담이 막 반박하려던 순간, 문밖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조희 언니, 언니가 우리 오빠 대신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으면서 조희가 옆으로 물러났다.“아가씨...”이담은 천천히 방 안으로 들어오는 여자를 바라봤다.스무 살을 조금 넘긴 듯한 나이였다.여자는 인형처럼 긴 생머리에 앞머리를 일자로 자른 독특한 스타일이었다. 새하얀 피부에 따뜻한 색감의 잠옷을 입고 있었고, 그 위에는 니트 가디건을 걸치고 있었다. 눈매는 지훈과 제법 닮아 있었다. 두 사람 모두 눈이 시원하게 트인 편이었다.이담은 지훈에게 여동생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유미는 이담과 눈이 마주치자 살짝 미소를 지었다.그러고는 조희를 바라봤다.“오빠 손님이잖아요. 이런 말씀을 오빠가 들으면 언니도 곤란할 텐데요.”조희가 서둘러 변명했다.“사모님께서 하신 말씀이에요...”“엄마 뜻이라고 해도 언니가 전달한 말이 정말 엄마가 하신 그대로인 건 아니잖아요?”조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엄마께서 정말 반대하셨다고 해도 손님 앞에서 이런 말씀을 하라고 하셨을까요?”“언니가 엄마 덕분에 이 집에서 일하게 된 건 맞지만, 맡은 일만 맡은 대로 하면 되는 거잖아요.”“고씨 집안의 일을 집사인 언니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유미는 처음부터 끝까지 부드러운 말투를 유지했지만, 그 말 속에는 분명한 경고가 담겨 있었다.조희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자리를 뜨려고 하자 유미가 다시 불렀다.“잠깐만요.”조희가 걸음을 멈췄다.“아직 사과 안 했잖아요.”조희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내키지 않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결국 이담에게 고개를 숙였다.“죄송합니다.”조희가 나가자 이담은 유미를 바라봤다.“도와주셔서 감사해요.”유미가 웃으며 손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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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6화

고승범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이담이가 모처럼 왔으니까 밥 먹고 가거라.”이담은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점심시간이 되자 여정아가 회사에서 돌아왔다. 그녀의 뒤에는 조희도 함께였다.이담을 힐끗 바라보던 여정아는 곧 시선을 거두고 의자를 빼서 자리에 앉았다.“정민이는 아직 회사에 있니?”고승범이 묻자 여정아는 나이프와 포크를 들며 대답했다.“처리할 일이 조금 남아서 늦게 들어온대요.”그러고는 이담을 바라보며 정중하게 물었다.“음식은 입에 맞아요?”이담은 미소를 지었다.“저는 가리는 음식이 없어요.”“몇 년 동안 이만옥 사모님을 못 뵀는데, 잘 지내시죠?”여정아는 아무렇지 않은 듯 물었지만, 그 말에는 이담에게 아직 하씨 집안 며느리라는 사실을 은근히 일깨우려는 뜻이 담겨 있었다.한두 사람도 아니고, 모두 이담이 진혁과 헤어지기만 하면 당연히 고씨 집안으로 들어올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이담은 굳이 상대의 체면을 깎아내리지 않고 미소를 유지했다.“그래도 내일 시아버님께 말씀드릴게요. 사모님께서 시어머님을 많이 걱정하고 계신다고요.”지훈은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웃었다.이 정도면 굳이 자신이 나서서 이담을 두둔할 필요도 없었다.말문이 막힌 듯 얼굴이 굳어진 여정아가 무심코 고승범을 바라보았다.자신과 하동규 사이에 있었던 과거를 고씨 집안에서 얼마나 꺼리는지는 누구보다 그녀가 잘 알고 있었다.고승범은 아무것도 듣지 못한 사람처럼 태연하게 식사를 이어갔다.그때 뒤에 서 있던 조희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심이담 씨, 말과 행동을 조금 조심하시는 게 좋겠습니다.”이담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지훈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당신이 뭔데 대화에 끼어들어요?”조희는 순간 움찔하며 입을 다물었고, 고개를 숙인 채 입술만 깨물었다.고승범 역시 여정아가 일부러 이담을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그렇지 않고서야 조희가 감히 저런 말을 할 리 없었다.“손님을 모셨으면 손님을 대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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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7화

“우리 오빠가...”유미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지훈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전화를 받은 유미가 말했다.“오빠, 걱정하지 마. 내가 이담 씨 안전하게 데려다줄게.”지훈이 무슨 말을 했는지 유미의 얼굴에 아쉬운 기색이 스쳤다.잠시 대답을 주고받은 뒤 전화를 끊었다.이담은 아까 하려던 말을 다시 꺼냈다.“아까 하던 말은...”유미가 빙긋 웃었다.“그건 이담 씨가 직접 오빠한테 물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이담은 더는 묻지 않았다....이담이 호텔로 돌아왔을 때였다.복도에서 마주 오는 두 남자와 스쳐 지나갔다.처음 봤을 때는 어딘가 낯이 익었다.다시 돌아봤을 때야 누군지 떠올랐다.초연을 감시하던 경찰들이었다.이담은 두 사람을 지나쳐서 그대로 걸어갔다.그러다 문득 뒤를 돌아보니 두 경찰이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표정이었다.이담은 객실 안으로 들어갔다.거실의 통유리창 앞에는 진혁이 서 있었다. 안나가 그의 곁에서 조심스럽게 물었다.“문초연 씨를 만나러 가시려고요?”진혁은 이담이 들어온 것도 모르는 듯했다.“이제는 한번 만나봐야겠지.”이담은 두 사람의 뒤를 말없이 지나쳤다.발소리를 들은 안나가 뒤를 돌아봤다.“사모님...”하지만 이담은 대답하지 않고 침실로 들어갔다.진혁의 시선이 굳게 닫힌 침실 문으로 향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다음 날.이담과 진혁은 평소처럼 마주 앉아 아침을 먹었다.진혁은 어제 있었던 일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평소처럼 해명하려는 기색도 없었다.하지만 이제는 그가 무슨 말을 하든 이담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이담은 천천히 죽을 한 숟갈 떠먹다가 문득 멈칫했다.오늘따라 죽이 유난히 담백했다.오히려 자신의 입맛에 잘 맞았다.그때 늦잠을 잔 하동규가 뒤늦게 식탁으로 들어왔다. 그는 식탁 위에 차려진 아침을 한번 훑어보더니 준우에게 물었다.“오늘 아침은 왜 이렇게 담백해?”준우가 대답하기도 전에 진혁이 무심하게 말했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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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8화

지훈은 그 말에 대꾸도 하지 않았다.“방 대표님, 귀국하신 지 얼마 안 되셨죠?”“그렇죠. 돌아온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많은 게 달라졌더군요.”준영이 웃으며 이담을 힐끗 바라봤다.“이렇게 예쁜 의사 선생님까지 병원에 계신 줄은 몰랐습니다.”이담은 애써 마음을 진정시켰다.방준영이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상대가 누구인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그가 방민호와 관련이 있다고 해도, 그때의 일을 겪었을 당시 준영 역시 지훈과 비슷한 나이였을 것이다.결국 같은 사람은 아니었다.이담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대답했다.“과찬이세요.”“심 선생님은 정말 겸손하시네요. 어쩐지...”준영은 의미심장하게 말을 흐렸다.지훈의 눈썹이 살짝 찌푸려졌다.그는 여전히 이담의 앞을 가로막은 채 입을 열었다.“방 대표님이 소씨 집안의 따님과 결혼하신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제가 축하를 드려야 하는 거 아닙니까?”준영이 지훈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정말 결혼식을 올리게 되면 고 선생님도 꼭 초대하겠습니다.”지훈은 어깨에 올린 손을 힐끗 바라본 뒤 아무렇지도 않게 시선을 거뒀다.“그럼 좋은 소식 기다리고 있겠습니다.”준영은 피식 웃더니 몸을 돌려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그가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던 이담은 그제야 조금 긴장을 풀었다.하지만 얼굴에는 여전히 어두운 기색이 남아 있었다.‘저 사람이 방준영이었구나.’지훈이 이담을 돌아봤다.“놀랐어요?”이담은 순간 멈칫했다.‘알아차린 건가?’“괜찮아요.”이담은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이었다.“그래도 지금은 괜찮아요. 고 선생님이 도와주셔서 다행이었어요.” “그리고 어제 일은 내가 사과할게요.”이담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뭘 사과하세요?”“내가 이담 씨를 집으로 불러서 괜히 곤란한 일을 겪게 만들었잖아요. 내가 생각이 짧았어요.”지훈의 사과에는 평소와 다른 진지함이 묻어 있었다.단순히 미안하다는 말만 건네는 게 아니었다.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이담은 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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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화

초연은 거울을 들여다보며 입술에 립스틱을 발랐다.예전처럼 완벽하게 꾸민 모습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진혁을 만나는 순간만큼은 초라하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간호사가 침대 옆으로 다가와 커튼을 열었다.그 순간, 눈앞에 익숙한 남자의 모습이 들어왔다.훤칠하게 뻗은 체격에 예전보다 더욱 날카롭고 남성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얼굴.초연은 자신도 모르게 웃었지만 그 미소 안에는 서운함이 섞여 있었다.“올 줄 몰랐어. 사람들이 진혁 씨가 암에 걸렸다고 말하더라고.”“계속 생각했어. 이게 진혁 씨에게 내려진 벌일지도 모른다고.”진혁은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그녀를 바라봤다.“많이 힘들었나 보네.”잠시 멈칫하던 초연은 곧 그의 손을 붙잡았다.“아직도 나 신경 쓰고 있잖아.”“우리가 얼마나 오래 알고 지냈는데. 예전에 서로 사랑했던 사이잖아.”“만약 심이담만 아니었다면 변하지 않았을 거라고 믿어.”“인정할게. 후회하고 있어.”“그때 진혁 씨와 헤어진 걸 정말 후회해. 하지만 나도 어쩔 수 없었어. 한국에 돌아온 뒤에는 진실을 말하려고 했어.”“그런데 당신 곁에 심이담이 있는 걸 봤어.”“그래서 질투가 났어. 그 여자한테 밀리는 게 싫었을 뿐이야.”하지만 진혁의 눈빛은 여전히 차가웠고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다.그제서야 초연의 눈에 남아 있던 기대도 조금씩 사라졌다.그녀는 천천히 남자의 손을 놓았다.진혁은 소매를 가볍게 털어내며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네 유일한 선택지는 아니었잖아.”“변했다는 말이 무슨 의미가 있어? 내가 없어도 방준영이 있었잖아.”초연의 얼굴이 순간 굳어지더니 하얗게 질렸다.“알고 있었어?”“알아내기 위해 꽤 오래 조사했으니까.”초연은 멍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언제부터 알았어?”“진경훈과 있었던 일들을 알게 된 뒤부터.”“난 그 사람한테 말한 적 없어.”진혁이 짧게 웃었다.“내가 진경훈이 알려줬다고 했나?”초연은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진경훈이 널 도운 건 하씨 집안에 대한 원한 때문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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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화

초연은 외부 충격으로 한쪽 고막이 심하게 손상돼 괴사까지 진행된 상태였다.그녀가 계속 수술을 거부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도망칠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초연은 줄곧 자신을 이렇게 만든 사람이 그 몇 명의 여자들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진실은 달랐다.한때 누구보다 자신을 아껴줬던 바로 그 사람이었다.진혁이 자신을 미워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끝까지 믿고 싶지 않았다.정말 진혁이 이렇게까지 잔인해질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분명히 그때 자신을 놓아줬으니까.그래서 아직 자신에게 조금의 연민이라도 남아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그저 웃음만 나왔다.사람의 마음이란 정말 잔인했다.사랑하지 않기로 마음먹는 순간,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은 사람처럼 변해버렸다.초연의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그 순간, 초연의 눈빛에는 짙은 증오가 떠올랐다.결국 그 증오가 초연을 움직이게 했다.초연은 테이블 위에 놓인 물건을 집어 들고 진혁에게 던졌다.진혁은 곧바로 손을 들어 막았지만, 둔탁한 소리와 함께 그의 팔에 물건이 부딪혔다.“하진혁!”이담이 다가가려고 했지만 간호사와 의사가 먼저 초연을 제지했다.초연은 침대 위에 눌린 채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웃었다.“하진혁, 내가 널 사랑했다고 생각해?”“난 처음부터 널 사랑한 적 없어!”“네가 하씨 집안 사람이 아니었다면 내가 너를 선택했을 것 같아?”“하하하!”“심이담은 너를 의심하게 됐고, 너는 암까지 걸렸잖아.”“벌이야! 이게 하늘이 너한테 내린 벌이라고!”초연은 완전히 이성을 잃은 듯했다.감정이 점점 격해졌고, 중환자실 안은 그녀의 처절한 울부짖음으로 가득 찼다.의사가 초연의 몸에 진정제를 투여하고 나서야 조금씩 진정되기 시작했다.하지만 귓가에는 여전히 그녀의 절규가 남아 있었다.의료진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이담의 시야를 가렸다.이담은 그 자리에 서서 가만히 진혁의 뒷모습을 바라봤다.커다란 체구가 이상할 정도로 눈에 들어왔다.마치 이 공간과 어울리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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