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동.초인종 소리가 들리자 진도훈은 황급히 앞치마에 손을 닦으며 빠르게 주방에서 나와 문을 활짝 열면서 웃으며 말했다.“해온아, 오늘은 웬일로 일찍 돌아왔...”진도훈은 말을 끝맺지 못했다.문밖에 서 있는 사람이 그의 아름다운 아내 여해온이 아니라 여해온의 비서 방혜나였기 때문이다.“방 비서님, 여긴 어쩐 일이세요?”진도훈이 안으로 들어오라는 의미로 손을 뻗었다.“진도훈 씨, 저는 오늘 여 대표님을 대신하여 진도훈 씨와 상의하러 온 겁니다.”방혜나는 진도훈을 힐끗 보더니 차가운 표정을 유지하며 곧장 소파로 직진한 뒤 가방 안에서 서류들을 꺼냈다.고개를 숙여 서류를 본 진도훈은 순간 안색이 파리해졌다.그것은 이혼합의서였고 갑과 을은 진도훈과 여해온이었다.“방 비서님, 이건 무슨 의미죠?”진도훈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진도훈 씨, 진도훈 씨도 성인이니 이게 무엇인지 당연히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표님께서는 서류에 사인하신 뒤 제게 진도훈 씨를 찾아가 의논하라고 하셨습니다. 합의서 내의 위자료 조항은 비워둔 상태이니 진도훈 씨께서는 원하시는 액수를 직접 적어 넣으시면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사인하여 이혼에 동의하시면 됩니다.”방혜나는 덤덤하게 말하면서 펜 하나를 꺼내 진도훈의 앞에 놓았다.진도훈은 합의서를 확인했다. 여해온의 글씨체인 것도 맞았고 위자료 조항이 비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진도훈은 씁쓸한 기분이 들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제가 여기에 2조 원이라고 적는다면 해온이가 동의할까요?”“진도훈 씨, 이성적으로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자신의 처지를 아셔야죠.”방혜나는 진도훈을 싸늘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가차 없이 말했다.“대표님은 진도훈 씨와 3년 동안 결혼 생활을 한 정을 생각해서 이렇게 챙겨주시는 거예요. 그러니까 부디 현실적인 숫자를 적어넣으셨으면 좋겠네요.”진도훈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해온이에게 전해주세요. 전 위자료 필요 없다고요. 전 이혼하지 않을 거예요.”결혼한 지 3년, 진도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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