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무대 뒤편에서 지도 교수님이 출연자들에게 공연 의상으로 갈아입으라고 재촉하는 소리가 들려왔다.허지안은 곧장 정신을 가다듬고 나섰다.“하나야, 넌 먼저 탈의실로 가 있어. 내가 분장실에서 드레스 챙겨올게.”“고마워, 지안아.”허지안이 분장실로 간 지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짧은 비명이 들려왔다.“앗!”송하나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녀는 황급히 소리가 난 곳으로 달려갔다.“왜 그래, 지안아?”허지안은 파랗게 질린 얼굴로 손을 떨며 공연용 드레스를 받쳐 들었다.“하나야, 이 드레스 좀 봐...”송하나가 시선을 내리자 공들여 맞춘 드레스의 허리 옆 라인이 누군가 고의로 찢어놓은 듯 길게 벌어져 있었다. 올이 풀리고 원단이 해진 모습이 너무나 선명했다.이 드레스는 송하나가 이번 무대를 위해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옷이었다.공연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20분, 지금 와서 다른 드레스를 대여하거나 수선하는 건 불가능했다.그러나 망가진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서는 것은 공연에 대한 예의가 아닐뿐더러 자칫하면 송하나 본인도 망신을 당하고 더 나아가 학교의 위신까지 떨어트리게 된다.허지안이 분을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내가 직접 여기 걸어둘 때만 해도 멀쩡했어! 갑자기 이렇게 될 리가 없잖아. 누군가 악의를 품고 망쳐놓은 게 틀림없어. 도대체 어떤 인간이 이런 비열한 짓을 하는 거야? 정말 질 나쁜 인간들이네!”소란스러운 기운에 지도 교수님이 다가왔다.“무슨 일이야? 왜 이렇게 소란스러워?”“교수님! 하나 드레스가... 누군가 고의로 찢어놨어요!”사태를 확인한 교수님이 난감한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렸다.“이걸 어쩌지? 곧 무대에 올라가야 하는데.”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공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바로 그때, 등 뒤에서 시아의 나긋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실은 제가 공연용 드레스를 두 벌 준비했어요. 다른 한 벌은 완전히 새 건데 하나 너랑 사이즈가 비슷할 것 같아. 너만 괜찮다면 일단 급한 대로 내 거 입어.”허지안은 순간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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