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솔직하게 말씀드리지 못했습니다. 대표님께서 임원진 회의 때문에 휴대폰을 곁에 두지 못해 답장을 못 하신 거라고 둘러댔는데 얼마나 믿었을지는 모르겠습니다.”심성빈은 미간을 찌푸리며 낮고 진중한 목소리로 당부했다.“나 없는 동안 하나 잘 돌봐줘. 부상 소식은 절대 누설하지 말고. 해외 계열사 업무는 전적으로 공 비서한테 맡길게.”“네, 대표님.”비서실장 공수현은 진심으로 걱정스러웠다. 당장이라도 국내로 돌아가 대표님을 뵙고 싶었지만 맡겨진 중요한 업무들이 산적해 있었다.지금은 우선 심성빈의 부탁을 충실히 이행하며 그가 안심하고 요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해야 했다.그 시각, 음대 연습실.송하나가 피아노 연습을 막 끝냈다.조금 전, 그녀는 잠시 넋을 놓는 바람에 건반을 여러 번 잘못 눌렀다.연습을 마치고 나오자 허지안이 다가와 물 한 병을 건넸다.“하나야, 무슨 일 있어? 오늘따라 표정이 영 안 좋아 보여. 넋이 나간 것 같은데 혹시 어디 아픈 거야?”송하나의 눈가에 근심이 드리워졌다.“성빈 씨가 귀국하고 나서 아무 소식이 없으니 내내 마음이 불안하네.”허지안이 그녀를 다독였다.“많이 바쁜가 보지. 너무 걱정하지 마. 정 불안하다면 다시 한번 전화해 보는 건 어때?”송하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연습실을 나와 심성빈에게 전화를 걸었다.병실.심성빈은 몸을 겨우 일으켜 송하나에게 보낼 메시지를 작성하고 있었다.[보내기] 버튼을 누르는 순간, 휴대폰이 울렸다.바로 그녀한테서 걸려온 전화였다.화면 위에서 반짝이는 발신자 정보를 보며 심성빈은 잠시 망설였다.자신이 다쳤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지만, 만약 받지 않는다면 방금 답장을 보내고 연락이 끊긴 셈이 된다.그때 가서 송하나가 더 심하게 흔들리고 불안해할 게 뻔했다.심성빈은 몸을 살짝 옆으로 기울이며 등 뒤의 상처를 최대한 피하고 호흡을 조절한 뒤, 전화를 받았다.그는 일부러 목소리에 힘을 빼고 최대한 평소와 같은 톤을 유지하려 애썼다.“미안해, 하나야. 며칠 동안 회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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