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테 안경 너머로 차설아를 훑어보는 이 남자,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이지만 찰나의 궁금증은 차설아의 눈을 피하지 못했다.“저기 앉아.”차정원은 짧고 간결하게 명령했다.“말해봐, 뭔데?”마냥 시크하기만 한 이 남자는 송하나 이름 석 자만 꺼내면 꼭 저렇게 푼수 같은 모습을 보인다.차설아는 은근슬쩍 두 눈을 희번덕거렸다.그녀는 천천히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오늘 쇼핑할 때 나눴던 대화, 특히 차정원을 향한 송하나의 평가를 빠짐없이 전달했다.펜을 쥐고 있던 남자의 손이 살짝 멈칫거렸다.덤덤한 말투지만 은근히 신경을 쓰고 있었다.“하나가 정말 그렇게 말했어?”“그렇다니까요. 장담컨대 한 글자도 보탠 거 없어요 나!”차설아는 힘주어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그러고는 더없이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오빠, 나 이거 느낌 좋아요. 하나가 오빠한테 인상이 꽤 괜찮은 것 같아요. 내가 볼 때 하나 걔 이강우랑 깔끔하게 끝낸다면 오빠가 바로 자리를 꿰찰 수 있을 것 같아요.”차정원은 그녀의 말을 듣고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그저 입꼬리만 아주 살짝 올렸는데 나름 기분이 좋아 보였다.차설아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능글맞게 손을 뻗었다.“오빠, 내가 이렇게 여러 번이나 도와줬는데 공로가 없어도 고생한 보람은 있어야죠! 실질적인 보상 같은 거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전에 준다던 차는 어떻게 됐어요? 설마 약속 다 잊은 건 아니죠?”차정원은 마침 기분도 좋겠다, 군말 없이 서랍에서 차 키를 꺼내 그녀에게 휙 내던졌다.“차고에 세워 뒀어. 너 가져.”“땡큐, 오빠!”차설아는 키를 받아 들고 입이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자꾸 고장만 나던 그녀의 낡은 차는 이제 드디어 은퇴할 수 있게 됐다.차정원의 차고에 있던 스포츠카를 줄곧 눈독 들이고 있다가 마침내 겟한 이 기분, 어차피 차정원은 타지도 않으니 그녀가 마음껏 몰고 다니면 된다.“오빠, 걱정 말아요. 나라는 최강 조력자가 있으니 오빠는 무조건 하나 마음을 차지할 수 있어요. 하나가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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