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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별이 되어 빛나리: Chapter 261 - Chapter 270

642 Chapters

제261화

“넘겨짚지 마!”“난 지금 우리 와이프한테 묻는 건데? 아직 이혼 안 한 내 와이프!”이강우는 심성빈을 뚫어지게 노려보았다. 그의 눈에는 분노와 질투가 활활 타올랐다.“너랑 뭔 상관이지? 대놓고 내 여자를 낚아채겠다는 건가?”한편 작은 접촉 사고 때문에 뒤쪽의 차량 정체가 시작되었고 경적까지 울려댔다.심성빈은 더 이상 송하나가 이런 난처한 상황에 놓이는 것을 원치 않았다.그는 재빨리 지나가던 택시 한 대를 잡아 문을 열어주고 그녀를 향해 다정하게 말했다.“하나 넌 먼저 회사로 가 있어. 여긴 내가 처리할게. 이따 현진에서 만나.”송하나도 더 이상 이강우와 엮이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이강우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재빨리 택시를 타고 떠났다.처음부터 끝까지 이 여자에게 공기 취급을 당한 이강우는 질투와 분노의 게이지가 미친 듯이 상승했다.기사는 겁에 질려 보험사와 견인차에 연락하느라 바빴고 이강우와 심성빈은 인도로 나왔다.두 사람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흘러넘쳤다.당장이라도 폭발할 것만 같은 두 남자를 쳐다보다가 기사는 몰래 옆으로 비켜서서 최로운에게 급히 전화를 걸었다.“방금 그 상황, 어떻게 된 건지 똑바로 설명해봐.”이강우는 심성빈을 죽일 듯이 쏘아보았다.“왜 네 차에 송하나가 타고 있었던 거지?”“뭘 설명해!”심성빈의 어조는 차분하면서도 단호했다.“보다시피 나 송하나한테 대시하는 중이야.”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끔찍한 주먹 한 대가 심성빈의 뺨에 세게 내리꽂혔다!“X발! 분명 나랑 약속했잖아. 두 달 동안 접근하지 않겠다며? 대체 언제부터 시작한 거야?”이강우가 으르렁거렸다.심성빈은 터져버린 입술을 핥으며 비린내 나는 피 맛을 느꼈다.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맹렬하게 주먹을 휘둘러 되갚아주었다.“조금 더 일찍 다가서지 못한 걸 후회할 뿐이야! 진작 네 옆에서 뺏어왔어야 했어.”심성빈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갑고 결연했다.“강우 너는 송하나를 차지할 자격 없어.”순간 이강우가 발끈하며 심성빈의 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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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화

최로운은 목소리를 낮추고 초조하면서도 화난 얼굴로 주변을 가리켰다.“여기 어딘지 봐봐! 오지랖 넓은 사람들이 동영상 찍어서 SNS에라도 올리면 너희 둘 실검 오르는 건 시간 문제라고! 타이틀도 내가 다 뽑아놨어. 이원 그룹 대표와 심하 그룹 대표, 한 여자를 두고 길거리에서 질투의 주먹다짐! X발, 생각만 해도 짜릿하지 않냐? 두 사람 체면이고 뭐고 다 내려놓은 거야? 회사 주가는 다 내려놓은 거냐고?”이강우는 그 말을 듣고 낮게 으르렁거렸다.“X발, 누가 질투했다고 그래?”심성빈 역시 비웃듯이 구겨진 셔츠 깃을 정리하며 비꼬는 투로 말했다.“로운이 네가 잘못 짚었어. 우리 이 대표님은 마음에 둔 사람이 따로 계시잖아. 하찮은 와이프 때문에 질투할 리 있겠어?”이 말은 결국 불 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 되었다.이강우가 머리를 홱 돌리더니 눈가에 더 큰 불씨가 이글거렸다.그는 당장이라도 심성빈에게 달려들 기세였다.이에 최로운은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그만해. 둘 다 입 닥치라고!”그는 젖 먹던 힘까지 다해 두 남자를 겨우 떼어놓고 각각 조수석과 뒷좌석에 처넣었다.“님들아, 제발 좀! 한마디만 덜 하면 뭐가 덧나?”최로운은 숨을 헐떡이면서 차 문을 붙잡고 서 있었다. 싸늘하게 굳어버린 차 안의 두 남자를 쳐다보고 있자니 관자놀이가 다 욱신거렸다.결국, 그가 운전대를 잡고 저기압인 두 남자를 끌고서 자신이 자주 가던 단골 클럽으로 향했다.그는 익숙하게 조용한 방을 잡고서 아이스팩을 두 봉 가져오라고 부탁했다.“얼음찜질하고 있어들! 잘났어, 정말.”최로운은 시큰둥하게 쏘아붙이며 아이스팩을 둘의 손에 쥐여 주었다.이강우는 입가에 멍이 들었고 심성빈은 광대뼈가 붉게 부어올랐다. 두 남자의 이런 몰골을 보고 있자니 최로운은 마음이 다 지쳐갔다.방안에 냉랭한 분위기가 감돌았고 싸늘한 정적 속에 아이스팩이 얼굴을 스치는 소리만 선명하게 들렸다.어릴 때부터 줄곧 함께 자란 두 친구 녀석이 어쩌다가 사생결단한 원수처럼 한 치의 양보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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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그 말이 튀어나오자마자 최로운은 뼈저리게 후회했다.예상대로 이강우는 고개를 휙 돌리고 그를 죽일 듯이 노려보며 소름 끼치도록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최로운은 그의 시선에 머리털이 쭈뼛 서고 가슴 찔린 듯 코를 매만지며 나직이 대답했다.“그게... 저번에 실수로... 우연히 건강검진표를 하나 주웠는데... 다 내 탓이야. 하여튼 이 입이 방정이라니까.”그는 당장이라도 혀를 깨물어버리고 싶었다.이강우는 그제야 생각났다. 그날 이후로 이유 없이 사라진 건강검진서가 잃어버린 게 아니라 최로운이 주웠던 것이다.어디 그뿐일까? 입이 가벼운 이 자식이 그 사실을 만천하에 떠벌렸다!이강우가 막 폭발하려는 찰나...다급한 휴대폰 벨 소리가 갑자기 울려 퍼지며 숨 막히는 침묵을 갈랐다.그는 귀찮다는 듯 전화를 받았다.전화 너머에서는 간호사의 다급하고 혼란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이 대표님, 큰일 났어요! 송 선생님이... 병원에서 그만 발을 헛디뎌 넘어지셨는데 아래쪽에... 하혈하고 있어요. 얼른 이리로 와주셔야겠어요!”이강우의 얼굴색이 순식간에 변했다.그는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최로운에게 따질 겨를도 없이 성큼성큼 자리를 떠났다.최로운은 문 쪽을 바라보며 얼굴에 의문이 가득했다.“아니... 재 지금 송태리랑 배 속의 아이를 엄청 신경 쓰잖아? 그런데 대체 왜 송하나는 죽어도 놓아주질 못하는 건데?”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심성빈도 자리에서 일어났다.“난 볼일 있어서 이만.”최로운이 미처 반응할 새도 없이 심성빈마저 자리를 떠났다.눈 깜짝할 사이에 북적대던 룸 안에는 최로운만 덩그러니 남았다.그는 초조하게 머리를 쥐어뜯으며 털썩 소파에 주저앉았다.“하... 두 사람 대체 뭐냐?”송하나가 무슨 마법을 걸었기에 최고 엘리트의 두 남자가 이토록 앞다투어 경쟁하고 심지어 20년 넘은 우정까지 망치고 있는 건지...20분 후, 병원.이강우는 초조하게 걸음을 재촉하여 병실로 달려 들어왔다.병상에 누운 송태리는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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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이강우는 안쓰러운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더니 끝내 마음이 약간 누그러졌다.김지영이 사적으로 임신 소식을 언론에 흘린 것에 대해 확실히 화가 나 있었다.그래서 며칠 동안 전담 차량과 가정부를 붙여 송태리의 일상을 돌보게 할 뿐 자신은 한 번도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하지만 그녀의 뱃속에는 어쨌거나 자신의 피붙이가 자라고 있지 않은가.이강우는 잠시 침묵하다가 한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요 며칠 일 때문에 바빴어. 괜히 헛된 생각 하지 마.”송태리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그의 손을 꼭 잡으며 더욱 간드러진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애원하듯 말했다.“강우 씨... 나 그냥 강우 씨네 집으로 가서 같이 살면 안 될까요? 혼자 있기 싫어요. 매일 강우 씨를 보고 싶단 말이에요. 아기도... 아기도 매일 아빠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할 거예요...”다만 이강우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거절했다.“나는 이제 한적한 게 습관이 됐어. 집에 가정부도 많지 않아서 너를 제대로 돌보지 못할 거야. 넌 전문적인 간호가 필요하니 지금 살고 있는 곳이 더 적절해.”그는 더 이상 논의할 여지가 없이 차갑게 말했다.송태리는 단호한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입가에 맴돌던 말을 꾹 집어삼키고 두 눈에 실망과 미련이 스쳐 지나갔다.문득 그녀는 이강우의 입가에 난 상처를 발견했다.살짝 찢긴 피부와 어렴풋한 멍 자국에 그녀는 마음이 움찔거렸다.“강우 씨 얼굴이... 어쩌다가 다쳤어요?”이강우는 무심코 고개를 돌리고 그녀의 시선을 피하며 건성으로 대답했다.“별거 아니야. 실수로 부딪혔어.”그 시각, 심성빈은 차 안에서 룸미러로 비치는 자신의 광대뼈 위의 뚜렷한 멍 자국을 보며 인상을 확 구겼다.도저히 이 꼴을 송하나에게 보여주고 싶지가 않아 휴대폰을 꺼내서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미안, 회사에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업무 이야기는 다음에 해야겠어.]사무실.송하나는 화면에 뜬 메시지를 보더니 이강우가 심성빈을 바라볼 때 적의에 찼던 싸늘한 눈빛이 떠올랐다.마음을 가라앉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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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화

구경하다가 지친 두 사람은 분위기 좋은 우아한 레스토랑에 들어가 밥을 먹기로 했다.자리에 앉자마자 차설아가 참지 못하고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나직이 캐물었다.“하나야, 아까 그 팔찌 서 대표님이 줬어? 그분 혹시... 너한테 호감 있는 거 아니야? 고백은 했어? 넌 받아들였고?”“푸흡...”이에 송하나는 막 머금었던 레몬 워터가 그대로 뿜어져 나올 뻔했다.“야, 차설아, 제발 좀 넘겨짚지 마라. 실은 선배네 외할아버지가 종일 여자친구 만나라고 재촉하는 바람에 선배도 시달리다 못해 나더러 잠깐 여자친구 역할을 대신해달라고 부탁한 것뿐이야. 어르신 기분 맞춰드리려고 그런 거지 절대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다.”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유준 선배처럼 자상하고 완벽한 남자는 회사만 해도 분명 선배를 짝사랑하는 여직원들이 차고 넘칠 거야. 물론 선배도 마땅히 더 완벽하고 예쁜 사랑을 만나야지. 나한테 잘해주는 건 단지 교수님에 대한 의리 때문이야.’하여 송하나도 그에게 단 한 번도 비현실적인 기대를 품어본 적이 없었다.차설아는 그 말을 듣고 속으로 안도했다.그녀는 작은 소리로 웅얼거렸다.“다행이다, 아니라서...”“뭐라고? 설아야?”송하나가 제대로 듣지 못해서 그녀에게 되물었다.“아, 아무것도 아니야!”이에 차설아는 재빨리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그녀는 자연스럽게 휴대폰을 집어 들고 빠르게 메시지 하나를 보냈다.잠시 후, 고개를 번쩍 들고 두 눈을 반짝이며 송하나를 바라보았다.“하나야, 우리 오빠가 이 근처에 있대. 소개팅에서 또 여자한테 바람맞고 혼자 우울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리로 와서 합석해도 괜찮겠지?”송하나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차 변호사님 같은 분도... 소개팅에서 바람을 맞아?”그녀의 기억 속 차정원은 한때 캠퍼스의 레전드 인물이었다.아이돌급 외모에 학교를 주름잡는 존재라 이 두 가지 타이틀만으로도 수많은 여학생들을 울렸었는데...그를 짝사랑하고 연애편지를 건네는 여자애들이 줄을 서면 운동장을 한 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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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차정원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의미심장하게 차설아를 쳐다봤지만, 딱히 반박하지 않았다.그는 정말로 일회용 장갑을 끼고서 느긋한 손놀림으로 새우 껍질을 까기 시작했다.소송 서류만 넘겨보던 손으로, 법정에서 권위를 행사하던 바로 그 손으로 지금 레스토랑에 앉아 제법 민첩하고 능숙한 솜씨로 새우 껍질을 까고 있었다.손가락이 빠르게 움직이는 사이 금세 통통하고 먹음직스러운 새우 살 몇 점이 까져 나왔다.곧이어 그는 아주 자연스럽게 송하나의 앞 접시에 내려놓았다.“고마워요, 변호사님. 제가 하면 되는데 괜히 번거롭게 해드렸네요.”송하나는 퍽이나 미안해서 얼굴이 살짝 달아올랐다.차정원이 전화를 받느라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녀는 즉시 목소리를 낮춰 차설아에게 물었다.“설아 너 오늘 대체 왜 이래?”차설아는 그녀에게 바짝 다가서며 낄낄거리더니 나직이 속삭였다.“부담 갖지 마, 하나야! 우리 오빠는 일 중독이라 일상에 취미가 없어. 주변에 이성의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이야. 나 지금 오빠한테 여자들 챙기는 방법 좀 가르쳐주고 기회를 만들어주려고 그래. 이렇게라도 경험을 쌓아야 나중에 진짜 좋아하는 사람 만났을 때 여유 있게 대처하지. 안 그러면 어떤 여자든 기겁해서 도망칠걸.”차정원이 통화를 마치고 돌아와 자리에 앉자마자 차설아는 또다시 쇼를 이어갔다.오빠더러 송하나에게 물을 따라주라고 시키는가 하면 곧장 휴지를 건네주라고 시켜댔다.한편 차정원은 그녀의 말에 순응하며 이 모든 게 당연한 일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따랐다.오히려 송하나는 이토록 과분한 배려에 어쩔 줄을 몰랐다.연신 낮은 목소리로 고맙다고 말하며 새하얀 귓불이 희미하게 붉어졌다.식사를 마친 후, 차설아는 재빨리 가방을 챙기고 발연기의 정석을 보여줬다. 텅 빈 손목을 쳐다보면서 마치 시계라도 본 것처럼 초조하게 입을 열었다.“큰일 났다! 회사에 급하게 처리해야 할 업무가 있는데 깜빡했네. 난 지금 바로 회사 돌아가야겠어.”그녀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속사포 랩을 하며 아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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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송하나는 그의 시선에 불편함을 느끼고 무심코 눈길을 피하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변호사님은 참 농담도 잘하시네요.”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차정원 정도의 조건이라면 제자리에 서 있기만 해도 수많은 여자들이 넋을 잃고 달려들 텐데, 뭘 굳이 다가가는 비법을 배울 필요가 있을까?게다가 송하나는 지금 엉망진창인 감정을 겪고 있는데 대체 무슨 자격으로 그에게 조언을 해준단 말인가?“시간이 늦었으니 저는 이만 들어가 볼게요. 안녕히 가세요, 차 변호사님.”송하나는 서둘러 인사를 건네고 돌아서서 단지 안으로 들어갔다.다만 차정원은 바로 떠나지 않았다.지그시 차 옆에 기대서 가녀린 그녀의 뒷모습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묵묵히 쳐다봤다.좀 전에 송하나는 진심을 담아 그를 위로했고 또 마지막엔 살짝 당황한 표정까지 지어 보였다. 그 모습을 되새기자 차정원의 입가에 저도 몰래 은은한 미소가 번졌다.집에 도착한 송하나가 현관문을 열자 거실에 짙은 정적이 감돌았다.그녀는 늘 그렇듯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뭉치를 찾는 일이었다.하지만 다음 순간, 송하나는 호흡이 멎었다.평소처럼 깡충깡충 달려와야 할 뭉치가 카펫 위에 몸이 뻣뻣하게 굳은 채 옆으로 드러누워서 미동도 없었다.이 광경을 본 송하나는 온몸의 피가 얼어붙을 것만 같았다.“뭉치야!”그녀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황급히 달려가 떨리는 손으로 뭉치를 부드럽게 어루만졌는데 손끝에 한없이 차가운 감촉이 닿았다.송하나는 순식간에 공황 상태에 빠졌다.이 토끼는 그녀에게 단순한 반려동물이 아니다. 이건 무려 돌아가신 부모님을 향한 마지막 추억이었다.그녀는 이 작은 생명에게 모든 정성과 보살핌을 쏟아부었고 마치 그렇게 해야 어린 시절의 가장 따뜻했던 기억을 지켜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그런데 지금...아무런 생기도 느낄 수 없는 뭉치를 손바닥에 안고 있자니 송하나는 속수무책해지고 말았다.대체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극도의 공포와 무력감이 휘몰아치자 그녀는 머리가 백지장이 되어버렸고 눈물이 예고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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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화

그는 본능적으로 송하나를 품에 와락 껴안고 위로하고 싶었지만 팔을 한 뼘 들어 올렸다가 이내 스스로 제지하며 거두었다.아직은 때가 아니다.차정원은 재빨리 몸을 돌려 집 안으로 들어서며 그녀 품속의 토끼에게 시선을 고정했다.“뭉치 한번 봐봐.”떨리는 그녀의 손에서 조심스럽게 뭉치를 건네받고 전문적인 손길로 목을 만져본 후 호흡을 살폈다.“아직 숨은 붙어 있어, 아주 약하지만! 가자, 지금 당장 병원에 가야 해!”이 한마디가 송하나에겐 마치 구명줄을 잡은 기분이었다.그녀는 허둥지둥 주변에 있던 작은 담요로 뭉치를 소중하게 감쌌다.당황해서 팔다리에 힘이 풀린 그녀를 보자 차정원은 냉큼 손을 뻗어 그녀의 팔을 안정적으로 붙잡아주었다.손바닥의 온기가 옷감을 타고 전해지며 송하나에게 알 수 없는 안도감을 주었다.두 사람은 황급히 계단을 내려와 차에 탔다.차정원은 시동을 걸면서 고개를 돌리고 그녀를 안심시키려 했다.“걱정 마. 내가 아주 믿을 만한 동물병원을 아는데 의사 선생님이 경험이 많으셔. 뭉치는 분명 괜찮을 거야.”그는 의도적으로 말의 속도를 늦추고 목소리를 최대한 평온하게 유지하여 송하나를 진정시키려 했다.가는 길 내내 차정원은 차를 빠르면서도 안정적으로 몰았다.곧 그들은 아주 전문적이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동물병원 앞에 멈춰 섰다.차정원이 가는 길에 미리 연락해둔 모양인지 입구에 이미 의사와 간호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그들은 신속하고 전문적으로 뭉치를 건네받고 응급실로 향했다.이어진 몇 시간은 길고 지루한 기다림과 고통의 연속이었다.차정원은 줄곧 송하나의 옆을 지키며 넋을 잃고 사색이 된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잠시 망설이더니 끝내 손을 뻗었다.떨리는 그녀의 어깨에 가볍게 손을 얹고 거부하기 힘든 부드러움으로 자신의 품에 살짝 끌어당겼다.“내게 기대서 잠깐이라도 눈 좀 붙여. 걱정 마. 내가 있잖아.”차정원의 중저음의 목소리에 힘이 실려 있었다.온몸에 기운이 쫙 빠진 송하나는 더 이상 거부하지 않고 그의 힘에 이끌려 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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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그는 차를 천천히 길가에 세웠다.“잠깐만 기다려.”송하나가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남자는 차에서 내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포장마차로 향했다.잠시 후, 따뜻한 김이 나는 어묵 2인분을 포장해와서 그중 하나를 송하나에게 건넸다.“따뜻할 때 먹고 몸 좀 녹여. 밤새 고생하고 또 엄청 놀랐을 텐데 속 비워두면 큰일 나.”송하나는 따뜻한 종이컵을 건네받았다.손끝에서 전해지는 온기가 마치 혈관을 타고 온몸으로 퍼지며 약간의 한기와 피로를 씻어내는 것만 같았다.그녀는 국물을 조금씩 마셨다.맛있는 국물이 속을 따뜻하게 해주니 긴장했던 마음도 조금이나마 홀가분해졌다.야식을 다 먹고 차정원은 그녀를 집 앞에 내려 주었다.문이 열리자 집 안에는 아까의 혼란스러움이 남긴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차정원은 문밖에 서서 혈색 없는 그녀의 얼굴을 훑어보았다.“밤새 고생했으니 다른 생각은 말고 푹 쉬어.”송하나가 고개를 끄덕이며 이제 막 입을 열려고 하는데 차정원이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뭐 물론 아직도 무섭거나 누군가 곁에 있어 주길 바란다면... 내가 억지로라도 남아 있어 줄 순 있어.”송하나는 그의 뜬금없는 농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곧이어 그녀는 뺨이 화끈 달아올라서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아니요, 그럴 필요까진 없어요. 변호사님도 얼른 돌아가서 쉬세요. 운전 조심하고요.”그녀의 말투에는 숨길 수 없는 곤혹스러움이 섞여 있었다.차정원은 그런 그녀의 반응에 웃음기가 더욱 짙어졌다.고개를 끄덕이던 남자는 다시 진지한 말투로 돌아왔다.“알았어. 문단속 잘하고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전화해!”차정원을 배웅한 뒤, 그녀는 현관문을 닫고 어수선한 거실을 정리하려던 참이었다.그때 문득 카펫 구석에 떨어진 흰색 알약에 시선이 꽂혔다.송하나는 그제야 생각났다.며칠 전 감기 기운이 있어 캡슐 하나를 먹고는 그걸 그냥 테이블 위에 두고 치우는 걸 깜빡했다.뭉치는 바로 그녀의 감기약을 잘못 먹어서 중독된 것이다.걷잡을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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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다만 송하나는 끝내 팔찌를 거둬들이지 않았다.그녀는 손목을 들어 올리며 정교하게 만든 모조품 팔찌를 보여주었다.“그래서 내가 아주 비슷한 거로 따로 샀지요. 할아버지는 연세가 많아서 눈이 침침하니 분명 모르실 거예요. 이건 선배가 가져가요.”그녀의 말은 진심이 담겨 있었고 동시에 서유준을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졌다.“이렇게 귀하고 의미 있는 물건은... 앞으로 선배가 진정 좋아하게 될 분을 위해 남겨두셔야죠.”서유준은 그 말을 듣자마자 목구멍에 갑자기 무언가 꽉 막힌 것처럼 할 말을 잃었다.‘하나야, 내가 좋아하는 여자는 바로 눈앞에 있는 너야. 대체 왜 이 생각은 못 한 건데?’서유준은 속으로 되뇌다가 마침내 입밖에 내뱉었다.“하나야, 사실 내가 좋아하는 여자는...”이제 막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던 찰나, 비서의 목소리가 문 앞에서 또렷하게 들려오며 한창 이어가려던 그의 고백을 와장창 무너뜨렸다.“심하 그룹 심 대표님이 오셨습니다!”서유준은 입가에 다다른 말을 억지로 삼키고 가슴속에서 소리 없는 한숨으로 변했다.“회의실에서 잠깐 기다리시라고 전해. 금방 갈게!”“네.”서유준이 회의실로 들어설 때, 심성빈은 통유리창 앞에 꼿꼿하게 서 있었다.발소리를 듣고 그가 몸을 돌렸다.그의 시선은 서유준을 지나쳐 뒤에 함께 들어선 송하나에게 머물렀는데 그녀의 눈가에 드리운 피로와 옅은 다크서클을 단번에 포착했다.“하나 언니!”송하나가 막 자리에 앉으려고 할 때, 임효민이 불현듯 회의실 문 앞에 나타나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실험실 데이터에 이상이 생겼어요! 빨리 가서 확인해보셔야 해요!”송하나는 그 말을 듣자 표정이 확 심각해졌다.“서 대표님, 심 대표님, 정말 죄송해요. 실험실에 긴급 상황이 생겨서 저는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아요. 그럼 두 분 편하게 이야기 나누세요.”말을 마친 그녀는 임효민을 따라 급히 자리를 떠났다.심성빈은 그녀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그제야 천천히 시선을 거두어들였다.회의실 안.서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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