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준은 목울대를 꿈틀거리다가 오랫동안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말이 하마터면 튀어나올 뻔했다.“하나야, 사실 나...”바로 그때, 연구실 문이 열리고 임효민이 서류철을 들고 들어왔다.“대표님, 하나 언니, 이거 방금 3조에서 나온 실험 데이터인데 두 분께 확인 부탁드릴게요.”서유준은 입가에 다다른 말을 억지로 삼켜야만 했다. 대신 그윽한 눈길로 송하나를 쳐다볼 뿐이었다.한편 송하나는 이미 데이터에 집중하느라 방금 그의 이상한 낌새를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그녀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임효민에게서 서류를 건네받아 진지하게 검토를 시작했다.이원 그룹 대표이사실.비서실장이 책상 앞에 서서 낮은 목소리로 보고했다.“대표님, 송태리 씨 임신 소식을 최초에 퍼뜨린 온라인 플랫폼들은 전부 차단했습니다.”그는 잠시 뜸을 들이며 더욱 조심스러운 어조로 말을 이었다.“단서를 따라 추적해 보니... 최초 유포자는 송태리 씨 어머니 김지영 여사였어요. 그분이 직접 언론에 정보를 흘린 것으로 보입니다.”이강우의 눈빛이 순식간에 싸늘하게 가라앉았다.날카로운 시선은 마치 보고서를 꿰뚫어 볼 기세였다.역시 송씨 가문 사람이었다.이강우는 마디가 선명한 손가락을 꽉 움켜쥐어졌다.송씨 가문에 엄청난 자원을 대주었고, 수많은 사업도 지원하며 평생 누리고도 남을 부를 쌓게 해줬는데 대체 왜?지금은 한 달 수입이 지난 1년의 수입을 훌쩍 넘어설 지경이면서도 대체 뭐가 불만인 걸까?왜 이렇게까지 결혼을 다그치는 거지?비겁한 수단까지 동원하면서 이강우를 굴복시키려는 의도가 뭘까?음흉한 계략과 노골적인 조작은 그에게 생리적인 혐오감마저 불러일으켰다.별안간 사무실 문이 조용히 열리고 송태리가 정교한 도시락통을 들고서 환하게 웃으며 들어왔다.“강우 씨, 이건 내가 직접 끓인 배숙이에요. 아, 그리고 이건 귤이한테 주는 새로 산 장난감과 캔 사료에요.”옆에 있던 비서실장은 눈치껏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자리를 떠났다.송태리는 도시락통을 내려놓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고양이를 다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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