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 죄송해요 아가씨. 차가 갑자기 말썽을 부리네요. 금방은 안 될 것 같은데, 다른 차로 갈아타는 게 어때요?”송하나는 어쩔 수 없이 차에서 내렸다.눈앞에 쉴 새 없이 오가는 차들을 바라보며 그녀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지금은 한창 붐비는 퇴근 시간대라 고가도로에서 빈 택시는 물론, 콜을 불러도 잡기 힘든 상황이었다.그녀가 착잡해서 발을 동동 구를 때, 매끈한 검은색 세단 한 대가 바로 도로변에 천천히 멈춰 섰다.창문이 부드럽게 내려가자 심성빈의 뚜렷한 이목구비가 드러나고 더불어 고귀한 분위기까지 자아냈다.그는 옆에 서 있는 택시를 훑어보았다.“차 고장 났어?”송하나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멈춰 버렸어요.”“이런 데서는 택시 잡기 어려울 텐데...”심성빈은 자연스럽게 조수석을 가리켰다.“내 차 탈래?”눈앞의 꽉 막힌 도로 상황을 보며 송하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럼 신세 좀 져야겠네요, 대표님.”그녀는 문을 열고 조수석에 앉았다.차 안에서는 은은한 가죽 냄새와 함께 희미한 삼나무 향이 감돌았다.차가 서서히 고가도로를 내려와 번화한 상업지대로 들어섰다.별안간 심성빈이 배를 어루만지며 태연하게 말을 꺼냈다.“오늘은 하도 바삐 보내서 점심을 못 챙겨 먹었더니 속 쓰리던 고질병이 또 도졌나 봐.”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송하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하나야, 집에 바로 안 가도 된다면 나랑 함께 밥 먹고 갈까? 다 먹고 내가 데려다줄게.”지금은 무엇보다 몸이 우선이니 송하나는 깊이 생각할 것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대표님 뭐 드시고 싶으세요? 이번엔 제가 살게요.”심성빈은 빙그레 웃었다.“그럼 내가 면목이 없지.”곧이어 근처의 분위기 좋은 중국 식당 앞에 차를 세웠다.시동을 끈 후, 송하나는 무심코 창밖을 보았는데 바로 맞은편 길가에서 방금 고장 났다고 했던 택시가 새로운 손님을 태우고 빠르게 출발하는 모습이 보였다.송하나는 순간 멍해졌다.‘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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