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머리를 숙이고 송하나의 가느다란 손목을 감싼 하얀 거즈에 시선이 닿았다.그 순간, 눈빛이 짙어지고 복잡한 감정들이 눈가에 응어리가 맺혔다.결혼 생활 4년 동안, 이강우는 그녀를 제대로 자세히 들여다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았다.그는 이 여자의 모든 것을 간과했다.그녀의 강인함, 그녀의 고통, 그리고... 아름다움까지.이강우가 멍하니 허공을 바라볼 때, 침대에 누운 송하나가 악몽에 시달리는 듯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그녀가 깨어날 기미를 보이자 이강우는 가슴이 움찔거렸다.그는 무의식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 없이 병실 밖으로 물러났다.문을 닫고 몸을 돌리자마자 마주 오던 사람과 그대로 부딪치고 말았다.심성빈이 성큼성큼 병실로 걸어왔다. 이제 막 비행기에서 내려서 달려온 듯 눈썹 사이에 확연한 여독과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이강우는 눈동자가 확 짙어졌다.그는 심성빈이 요즘 해외에서 얼마나 중요한 프로젝트에 매진하고 있는지, 어느 정도의 심혈을 기울였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 이 남자는 지금 이 타이밍에 절대 여기에 나타나선 안 된다.“네가 왜 여기 있어?”이강우가 차갑게 물었다.한편 심성빈은 그의 앞에서 걸음을 멈추더니 기본적인 인사치레조차 생략했다.그는 더 이상 기분을 맞춰 줄 생각도 없는 듯 단호하게 쏘아붙였다.“왜긴? 하나한테 무슨 일 생겼다는 소릴 들었으니 걱정돼서 왔지.”심성빈은 말하면서 병실 문을 열려고 했다.자신의 아내가 이토록 노골적으로 누군가의 관심을 받고 있다니, 게다가 그 누군가는 하필이면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온 절친이었다.이강우의 표정이 좋을 리가 없었다.그는 손을 들어 심성빈의 행동을 막으며 야유를 날렸다.“친구 아내를 걱정하느라 수천억짜리 프로젝트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왔다고? 성빈이 너 의리가 굉장한데?”심성빈은 문 유리창 너머로 병실 안을 들여다봤다. 송하나는 창백하고 연약한 얼굴로 곤히 잠들어 있었다.그는 곧장 이강우를 쳐다보면서 입꼬리를 씩 올렸다.“결혼 생활 4년 동안 눈길
Read more